지미 키멜, ABC 복귀 여부 ‘안갯속’…디즈니와 협상 계속

할리우드 대표 심야 토크쇼 MC 지미 키멜의 거취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ABC와 모회사 월트디즈니가 프로그램 재개 조건을 놓고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합의 가능성은 아직 요원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5년 9월 20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디즈니와 ABC 경영진은 2003년부터 방영돼 온 ‘Jimmy Kimmel Live!’의 재편성·재개 시점 및 편성 권한 등을 두고 키멜 측과 지속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최종 합의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ABC는 프로그램 중단 이후 해당 시간대에 ‘Celebrity Family Feud’ 재방송으로 편성 공백을 메우고 있다. 방송국들은 광고 계약·시청률 하락 등 실질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시 대체 편성을 고수하고 있지만, 심야 토크쇼 고정 시청자들의 불만 역시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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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C Chairman Brendan Carr Interview

프로그램 ‘무기한 중단’ 경위

사태의 발단은 9월 17일 키멜이 방송에서 공화당 보수 운동가인 찰리 커크 피살 사건을 언급하며, 용의자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구호인 “Make America Great Again”(이하 ‘MAGA’) 운동과 연계됐을 가능성을 시사한 데 있다. 그는 “

‘MAGA 갱’은 자신들과 무관한 범행으로 몰아가며 정치적 득점을 노리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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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연방통신위원회(FCC) 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 미국 방송·통신 규제기관 의장 브렌던 카가 발언 내용을 ‘오해의 소지’로 규정하며 ABC의 방송 면허 박탈 가능성을 거론했다. “조치는 끝나지 않았다”는 그의 인터뷰가 보도되면서, ABC는 같은 날 저녁 프로그램을 ‘무기한’ 정지했다.

MAGA와 FCC, 낯선 용어 해설

MAGA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용한 대표적 구호로, 현재는 강경 보수층을 상징한다. FCC는 연방 차원의 방송 주파수·면허 배분권을 쥐고 있어, 방송사가 면허를 유지하려면 FCC 규정 준수를 의무적으로 따라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부터 자신에게 ‘적대적’이라고 보는 언론사 면허 박탈 가능성을 수차례 시사해 왔다. 이번에도 SNS를 통해 “정부는 거짓을 퍼뜨리는 방송 면허를 취소할 권한이 있다”고 재차 주장했다.

보수·진보 진영 동시 압박과 방송사 대응

보수 성향 지역 방송망을 다수 보유한 넥스타 미디어 그룹싱클레어 방송 그룹“향후 예정된 모든 지미 키멜 방송을 선제적으로 대체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FCC, 정치권 압박과 광고주 이탈 우려를 동시에 의식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반면 전·현직 디즈니 경영진과 진보 성향 정치인들은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규탄했다. 마이클 아이즈너 전 디즈니 CEO는 X(옛 트위터)에 “지도력은 어디로 갔나”라며 키멜 지지 글을 올렸다. 뉴욕 14선거구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도 “디즈니/ABC는 부패에 가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Jimmy Kimmel Live Studio

거리 시위와 돌발 사건

9월 18일 캘리포니아 버뱅크 디즈니 본사 앞에서는 WGA(전미 작가 조합)·지역 단체 ‘Burbank Against ICE’가 주도한 수백 명 규모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언론 자유 수호’, ‘ABC는 파시즘에 굴복했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다음 날 새크라멘토 ABC 계열 방송국 건물 로비 창문에 총격이 발생해 용의자가 체포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예상 밖’ 지원 사격

보수 진영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도 키멜 편에 섰다. 그는 카 의장의 발언을 “마피아식 협박”에 빗대며, “정부가 ‘우리가 원하는 말만 하라’고 언론을 위협한다면 결국 보수 진영에도 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법조계 시각과 전망

법조계에서는 헌법 수정 제1조(표현·언론의 자유)FCC의 공익성 심사 권한 간 충돌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만약 FCC가 실제로 ABC 면허 박탈 절차에 착수한다면, 헌법 소송은 물론 대규모 산업적 파장이 불가피하다. 심야 토크쇼는 광고 수익이 높은 황금 시간 후반부를 차지하고 있어, 중단 기간이 길어질수록 월트디즈니는 연간 수천만 달러 규모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언론 경영 전문가들은 “정치·규제 리스크가 심야 토크쇼 제작 환경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면서, 스트리밍 플랫폼 등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가능성을 거론한다. 공영 주파수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OTT 환경에서는 FCC의 직접 규제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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