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매도에 안전자산 선호 확대… 엔화·달러 강세, 뉴질랜드달러 급락

도쿄기술주 주도의 월가 급락세가 아시아로 번지면서, 안전자산 성격이 강한 일본 엔화미국 달러에 수요가 몰렸다고 전했다. 위험 선호에 민감한 통화는 약세를 보였고, 특히 뉴질랜드달러(NZD)가 크게 밀렸다.

2025년 11월 5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월가의 공격적인 기술주 중심 매도세가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며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리스크 오프 기조가 확산됐다. 이에 따라 엔화와 달러가 동반 강세를 보이는 반면, 호주달러(AUD)와 뉴질랜드달러 등 성장·리스크 민감 통화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호주달러는 전일 미국 달러 대비 0.8% 하락한 여파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뉴질랜드달러는 상황이 더 나빠져 실업률이 2016년 이후 최고치로 상승한 영향 속에 거의 7개월 내 최저 수준에서 머물렀다. 호주달러 대비 뉴질랜드달러 환율은 12년 만의 최저에 머물러, 뉴질랜드 통화의 상대적 약세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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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운드화(스털링)는 영국 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Rachel Reeves)가 이달 말 예산에서 광범위한 증세 가능성을 시사한 뒤 7개월 내 최저 부근에서 헤맸다.

“지난 24시간 동안 시장 전반에 리스크 오프 심리가 만연했다. 그 결과, 달러는 엔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고, 특히 리스크/성장 민감 통화가 더 부진했다”라고 NAB(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은행)레이 애트릴(Ray Attrill) 외환 리서치 총괄은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은 리브스 재무장관이 예고한 재정 긴축의 메시지를 분명히 들었다”며 파운드화 약세의 배경을 설명했다.

수요일 아시아 증시는 광범위한 매도가 지배했다. 일본 닛케이225-2.4% 급락했고, 한국 코스피-4.8% 폭락하며 위험회피 흐름을 반영했다. 주식시장의 충격이 외환시장으로 전이되며 안전자산 통화의 상대적 강세가 강화됐다.

미국 달러지수(DXY)는 유로, 파운드, 엔화 등 주요 6개 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날 100.18에서 안정적이었다. 장중 한때 100.25까지 치솟아 8월 1일 이후 최고를 경신했다. 달러지수는 유로화와 파운드화, 엔화에 더해 세 개의 추가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측정한다.

달러 강세의 배경으로는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진 내 정책 경로에 대한 큰 의견 차가 꼽힌다. 이는 12월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낮다는 시장의 인식을 강화해, 달러의 금리 메리트를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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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미 연방정부의 기록적 장기 셧다운으로 인해 거시 지표 발표가 사실상 중단된 점도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공식 데이터 공백 속에 시장의 관심은 수요일 늦게 발표될 민간 고용지표 ADP에 집중됐다. ADP는 민간 고용 추세를 가늠하는 선행성 지표로 인식된다.

엔화는 달러 대비 약 0.2% 상승한 달러/엔 153.42를 기록했다. 전일 0.7% 상승을 이어가며 안전자산 선호의 수혜를 받았다. 위험회피 국면에서 엔화의 상대적 강세는 통상적인 패턴으로, 글로벌 변동성 확대 시 재확인되는 특성이다.

같은 시각, 달러는 유로화 대비 1유로=$1.1483 수준에서 보합권을 유지했다. 전 세션에 0.3% 상승해 7개월 최고를 찍은 뒤 흐름을 이어간 모양새다.

스털링은 $1.3016에서 보합이었다. 전일 0.9% 하락 이후 진정세를 보였으나, 증세 시사재정긴축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뉴질랜드달러는 0.1% 하락한 $0.5635를 기록했다. 전일 1.2% 급락하며 7개월 최저를 터치한 뒤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호주달러 대비로는 NZ$1.1512(AUD 1달러당)까지 밀리며 2013년 10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뉴질랜드의 실업률 상승이 통화 약세로 직결됐음을 시사한다.

호주달러는 0.2% 하락한 $0.6476를 나타냈다. 리스크 오프 환경 외에도, 전일 호주중앙은행(RBA)이 금리를 동결하며 장기간 동결 시사로 해석될 만한 신호를 보낸 여파가 지속됐다.

커먼웰스뱅크 오브 오스트레일리아(CBA)의 전략가 조지프 카푸르소(Joseph Capurso)는 “RBA 통화정책 회의 후 성명은 지난주 물가가 상단 서프라이즈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이 기대할 수 있었던 만큼 매파적(hawkish)으로 읽히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호주달러는 추가 약세 위험에 더 기울어져 있으며, $0.6404 부근의 지지선 테스트 가능성

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표적 가상자산인 비트코인도 전일 6.1% 급락해 6월 22일 이후 최저로 떨어진 뒤, 현재는 $100,317 안팎에서 보합을 보이며 낙폭을 가다듬고 있다. 위험자산 전반의 조정 흐름이 크립토까지 확산된 양상이다.


핵심 용어 해설 및 시장 맥락

안전자산 통화(Safe-haven currencies)란, 글로벌 변동성 확대나 위험회피 국면에서 선호되는 통화를 뜻한다. 대표적으로 엔화(JPY)미국 달러(USD)가 꼽히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나 증시 급락 시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리스크 오프(Risk-off)는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주식, 고수익 채권, 원자재, 일부 이머징 통화 등)에서 자금을 빼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시장 심리를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체로 주식 하락–채권 강세(수익률 하락)–엔화·달러 강세의 연결고리가 관찰된다.

미국 달러지수(DXY)는 달러를 유로·파운드·엔화세 가지 추가 통화로 구성된 바스켓 대비로 측정한 지수다. 이번 보도에서 언급된 “유로, 파운드, 엔화 및 세 가지 다른 통화”라는 설명은 달러 강세가 광범위하게 나타났음을 시사한다.

ADP 민간고용은 공식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에 앞서 발표되는 민간 데이터로, 단기적으로 달러와 금리 기대를 좌우할 수 있다. 현재처럼 정부 셧다운으로 공식 통계의 흐름이 막힌 상황에서는 대체 지표로서 신뢰도와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전문적 분석: 외환–주식 간 상호작용과 정책 불확실성

이번 국면의 핵심은 정책 불확실성데이터 공백, 그리고 주식-외환 간 역학이 결합했다는 점이다. 연준 이사진 간의 정책 경로 이견은 시장이 바랐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며 달러 금리 프리미엄을 강화했다. 동시에,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공식 경제지표가 막히자 투자자들은 대체 정보를 찾아 나서게 되고, 이는 개별 이벤트(예: ADP)에 대한 가격 반응의 과대화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아시아 주식시장의 급락은 외환시장에 즉각 반영되어 엔화 강세고위험 통화 약세를 증폭시켰다. 뉴질랜드의 실업률 상승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NZD 약세를 정당화했고, 영국의 재정 긴축 시사는 파운드화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호주에서는 RBA의 매파 기대 미달이 AUD의 추가 하방 위험을 열어두고 있다.

요약하면, 리스크 오프가 외환·주식·가상자산까지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하면서 엔화·달러 강세, NZD·AUD 약세, 파운드 부진, 비트코인 조정이라는 크로스에셋 일관성이 나타났다. 향후 단기 변동성은 ADP 등 대체 지표와 연준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본문에서 제시된 수치와 인용구가 보여주듯, 현재 시장은 정책 불확실성데이터 가뭄이라는 이중의 제약 속에서 안전자산 선호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