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FTSE 100 지수가 16일(현지시간) 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가 짙어지면서 하락 마감했다. 그러나 금속·광산주 상승이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대표지수 FTSE 100은 그리니치표준시(GMT) 09시 49분 기준 0.3% 내렸으며, 내수 비중이 높은 ▲FTSE 250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영국 통계청(ONS)이 같은 날 발표한 고용지표에 따르면 영국 노동시장은 최근 몇 달간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 고용 둔화 조짐은 영란은행(BoE)이 우려해온 고질적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 통화정책 전망
BoE는 8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이번 주 추가 조정을 보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기업 에버리(Ebury)의 매슈 라이언 시장전략 총괄은 “이번 목요일 통화정책회의(MPC)에서 금리를 건드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연말 이전 추가 인하도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회의 이후 발표된 거시 지표가 대체로 중앙은행의 기본 시나리오와 궤를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날부터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시작한다. 시장은 17일(현지시간) 25bp(0.25%p) 추가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1bp는 0.01%p
■ 종목별 등락
“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으로 귀금속 채굴주 급등”
섹터별로 귀금속·광산주가 4% 올라 가장 강세를 보였다. 특히 ▲금·은 광산업체 프레즈닐로(Fresnillo)는 4.1% 급등하며 FTSE 1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반면, ▲헤일리언(Haleon)은 바클레이즈가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에서 ‘시장수익률(Equal Weight)’로 하향 조정하면서 3.3% 밀려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저비용 항공사 이지젯(EasyJet)도 JP모건이 ‘비중확대’에서 ‘중립(Neutral)’으로 내리고 ‘부정적 촉매 감시 리스트(Negative Catalyst Watch)’에 올리자 2% 하락했다.
글로벌 리뷰 플랫폼 트러스트파일럿(Trustpilot Group)은 반기 실적 발표 효과로 8.5% 급등하며 투자 심리를 일부 되살렸다.
■ 정치 이벤트
추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늦은 밤 영국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다. 양국은 이번 두 번째 국빈 방문에서 1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거래를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 용어 설명
FTSE 100·250 지수: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100개, 250개 기업으로 구성된 주가지수다. 한국의 KOSPI·KOSDAQ과 비슷하다.
베이시스포인트(bp): 금리 변동폭을 표시할 때 쓰이는 단위로, 1bp는 0.01%p에 해당한다. 따라서 25bp는 0.25%p를 의미한다.
■ 기자의 시각
영국 증시는 최근 글로벌 금리 인하 사이클 전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BoE가 연내 추가 인하를 단행하지 않는다면, 미국·유로존과의 정책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다만 노동시장 둔화가 확인되는 만큼, 2026년 상반기에는 완화 기조로 선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값 랠리—광산주 수혜”, “소매·항공 등 경기민감 업종—압박 지속”으로 요약되는 종목별 차별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영(訪英)으로 대규모 국방·에너지 계약이 구체화되면, 관련 산업주에 단기 모멘텀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