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둔화 조짐이 8월 들어 더 뚜렷해졌다. 전년 동기 대비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나란히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내수 회복 지연과 공급 과잉(Overcapacity) 해소 정책의 여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9월 1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National Bureau of Statistics·NBS)은 같은 날 발표한 8월 주요 경제지표에서 소매판매 3.4% 증가와 산업생산 5.2% 증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소매 3.9%, 산업 5.7%)를 하회한 수준이다.
소매판매는 7월(3.7%)보다 0.3%포인트 둔화됐다. 전문가들은 “주거와 내구재 관련 소비가 여전히 위축돼 있고, 청년층 실업률 상승 등 고용 불안이 가계의 지출 심리를 눌렀다”고 진단한다.
산업생산 증가율 역시 7월 5.7%에서 5.2%로 낮아지며 2024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가통계국은 “일부 중후장대형(重厚長大型) 산업에서 생산능력 조정 작업이 본격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고정자산투자(FAI)는 1~8월 누계 기준 0.5% 늘어, 1~7월 누계(+1.6%) 대비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됐다. 컨센서스(1.4%)도 하회했다. 세부적으로 부동산 투자가 같은 기간 12.9% 급감하며 전반적인 설비·건설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같은 기간 도시 실업률(조사기준)은 5.3%를 기록해 전월(5.2%)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통계국은 “
졸업 시즌으로 노동시장에 신규 인력이 대거 유입된 영향
”이라고 설명했다.
NBS 영문 발표문에서 통계국은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고, 국내 경제도 다중(多重) 위험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거시정책의 전면적 이행, 고용·기업·시장 기대 안정, 개혁·개방·혁신 심화를 통해 ‘안정적이고 건전한 경제발전’을 도모하겠다”고 천명했다.
▪ 용어·배경 설명
1) 고정자산투자(FAI)
공장·설비·인프라 등 물리적 자산에 대한 신규 투자 규모를 집계한 지표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가장 자주 활용하는 정책 수단 중 하나로 여겨진다.
2) 조사기준 도시 실업률
중국은 장기적으로 농촌 이동 인구까지 포함하는 ‘등록 실업률’과, 도시 지역을 표본 조사해 산출하는 ‘조사기준 실업률’을 병행 발표한다. 후자는 현실 고용 상황을 보다 민감하게 반영해 정책 결정의 참고 지표로 활용된다.
3) 산업생산
광공업·제조업·전력·가스·수도 등 2차 산업 분야의 실제 생산량 변화를 측정한다. 한국의 ‘광공업생산지수’와 유사한 개념이다.
▪ 기자 시각
이번 수치는 중국 정부가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고민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부동산 침체가 고정투자와 소비심리를 동반 압박하고 있어, 내수 회복의 관건은 주택 시장 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생산 조절은 장기적으로 공급과잉 해소라는 긍정적 효과를 노리지만, 단기적 성장률 변동성은 불가피하다. 향후 부양책의 강도·속도와 글로벌 수요 회복이 중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