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7월 산업생산·소매판매 증가율, 예상 하회하며 경기부양 과제 부각

베이징발 경제 뉴스 — 중국의 7월 산업생산소매판매 증가율이 시장 기대를 밑돌아 정책당국이 직면한 경기 부양 과제를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2025년 8월 1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국가통계국(NBS)은 이날 7월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하며 성장세 둔화가 뚜렷해졌음을 확인했다.

주요 지표 부진

7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7% 증가해 2024년 11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6월의 6.8%에서 크게 둔화된 수치이며, 로이터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5.9%)도 하회했다. 소매판매는 같은 기간 3.7% 성장에 머무르며 2024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월 4.8%와 시장 예상치 4.6% 모두를 밑돈 결과다.

또한 1~7월 누적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1.6%로 집계돼 전문가 전망치(2.7%)와 상반기(2.8%) 실적 모두에 못 미쳤다. 기업 설비투자와 인프라 지출이 모두 둔화되며 자본형성 측면에서도 활력이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지표와 수익성 압박

생산단계 물가를 보여주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7월 -3.6%를 기록해 6월과 동일한 낙폭을 유지했다. 이는 2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공장 출하가격 디플레이션(factory-gate deflation)이 장기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제조업체들은 비용전가가 어려워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무역 휴전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한 기업들의 마진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는 현지 이코노미스트들의 진단이 이어졌다.

정책·무역 환경

중국과 미국은 2025년 5월 중순 체결한 일시적 무역 휴전을 이번 주 추가로 90일 연장했다. 덕분에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이 세 자릿수로 치솟는 상황은 피했으나, 교역 불확실성 자체는 여전히 기업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베이징 당국은 올해 “약 5%“로 제시한 2025년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소비 진작과 과도한 가격 경쟁 억제에 나섰다.

기상이변이 추가 부담

한편 기록적인 폭염·폭우·태풍 등 극단적 기상 현상이 공장 가동과 물류망을 번갈아 마비시키며 실물 활동을 제한한 점도 생산 감소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중서부 지역 일부 산업단지에서는 전력 수급 차질로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

성장률 전망

로이터가 실시한 최신 설문에 따르면,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3분기 4.5%, 4분기 4.0%로 둔화된 뒤 2025년 연간 4.6%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정부 목표치와의 괴리를 시사하며, 2026년에는 4.2%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제기됐다.

용어 해설

factory-gate deflation은 기업이 출하 단계에서 책정하는 가격이 전년 대비 하락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원자재 가격 약세나 수요 위축, 가격 경쟁 심화로 발생하며, 향후 소비자물가에도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front-load shipments는 관세 인상 전에 미리 수출 물량을 당겨 보내는 전략을 가리키며, 단기적으로는 수출 증가 효과가 있지만 이후 기저효과로 급감할 위험이 있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가자들은 인민은행이 하반기 중 추가 금리 인하와 지급준비율 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시에 지방정부 특수채를 통한 인프라 투자 확대, 중소기업 세제 지원 등 재정·통화 정책의 투트랙 완화책이 거론된다. 다만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가계 소득과 고용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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