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2025년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4% 축소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가 발표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프리미엄 브랜드 애플의 판매가 주춤한 반면 화웨이는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NASDAQ:AAPL)의 중국 내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반면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는 17.6%의 출하량 증가세를 기록하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의 2분기 출하량 점유율은 18.1%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비보(Vivo), 오포(Oppo), 그리고 샤오미가 순위권에 올랐다. 이들 3사는 중저가 라인업을 기반으로 지역 유통 채널을 촘촘히 구축하며 전통적으로 강한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1분기에 5% 늘어났으나, 2분기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는 올해 초 지방정부가 시행한 소비 쿠폰 및 스마트폰 교체 보조금 프로그램으로 촉발된 수요가 한풀 꺾였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공되던 할인 혜택이 축소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의지가 눈에 띄게 약해진 것이다.
향후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분기 소매판매 증가율이 예상치를 하회하자,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재정 지원이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는 대표적인 경기 민감 품목인 만큼, 정책 방향이 판매 추세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중국 내 프리미엄 브랜드 선호도에서는 여전히 독보적이지만, 현지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과 빠른 기술 도입 속도에 직면해 있다.”
—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보고서 중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애플이 인공지능(AI) 기능을 아이폰에 적극 통합하는 시점이 늦어지면서 경쟁사 대비 상대적인 약세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와 비보 등은 기기 내 AI 비서, 실시간 번역, 초고속 이미지 보정 기능을 차세대 모델에 탑재해 소비자 경험을 차별화하고 있다.
용어 설명
y-o-y(year-on-year)는 전년 동기 대비 변화를 의미하는 경제·통계 용어다. 예컨대 1.6% y-o-y 감소는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1.6% 줄었다는 뜻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는 홍콩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업체로, 스마트폰·반도체·통신장비 분야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발간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동사의 분기별 출하량 집계를 글로벌 표준 가운데 하나로 평가한다.
인공지능(AI) 도입 지연이 애플에 미친 영향
애플은 개인 정보 보호와 생태계 통합 완성도를 최우선으로 두는 대신, 기기 내 대규모 언어 모델(LLM) 탑재 시기를 장기간 검토해 왔다. 그러나 화웨이·오포·샤오미가 자체 NPU(신경망 프로세서) 기반 AI 기능을 적극 선보이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애플이 혁신 속도에서 뒤처진다”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아이폰 17(가칭) 시리즈가 공개될 때까지 애플의 중국 내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본다. 다만 프리미엄 시장의 높은 고객 충성도와 iOS 생태계 잠금 효과가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향후 전망
시장 참여자들은 3분기부터 스마트폰 부품 조달 가격이 안정되면서, 중국 브랜드들의 마진 개선 여지가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동시에 중앙정부가 추가적인 내수 진작 책정을 단행할 경우, 2025년 하반기 출하량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결국 최종 승부처는 제품 차별화와 가격 전략이 될 전망이다. 화웨이가 하이엔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자체 운영체제 하모니OS를 앞세워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애플은 고급 카메라·보안 기능을 강화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스마트폰 산업은 5G 보급률 80% 돌파라는 전환점을 맞고 있다. 5G 기반 클라우드 게이밍·증강현실(AR)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고성능 단말기의 수요가 다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다만 반도체 공급망 불확실성과 미·중 기술 갈등은 변수로 작용한다. 미국의 수출 규제가 확대될 경우, 첨단 칩 수급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장기적으로 중국 내 반도체 자립도가 스마트폰 성장 지속 여부를 가를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