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정부(財政部)가 공개한 2025년 1~8월 누적 재정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재정지출은 3.1% 늘어나면서, 수입보다 지출 증가 폭이 더 컸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수치는 1~7월 재정수입 증가율 0.1%에서 소폭 확대된 결과다. 반면 재정지출 증가율은 1~7월의 3.4%에서 다소 둔화됐다.
재정수입(fiscal revenue)은 중앙·지방정부가 세금 및 각종 수수료, 국유자산 운영수익 등으로 거둬들이는 모든 현금 흐름을 의미한다. 재정지출(fiscal expenditure)은 사회복지·인프라·국방·교육·과학기술 등 국가 운영과 발전에 필요한 비용을 통칭한다. 이 두 지표는 중국 정부의 거시경제 운용 여력을 보여주는 핵심 바로미터다.
“중국의 재정정책 운용에는 아직 상당한 여력이 있으며, 경기 부양을 위해 보다 유연(flexible)한 재정 확대 기조를 이어가겠다.”
지난주 란포안(藍佛安) 중국 재정부장은 공개 석상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란 부장은 ‘1)적극적 재정정책(Active Fiscal Policy)’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지방정부 특수채 발행을 통한 인프라 투자 지원 △세제혜택 및 환급 확대를 통한 기업 유동성 확보 △중점 산업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 방안을 시사했다. 이는 수출 둔화·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압박받는 경제에 재정 버팀목을 제공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재정 흑자·적자 구조의 의미
통상 재정수입이 지출보다 빠르게 늘면 흑자, 반대면 적자가 발생한다. 이번 데이터는 지출 증가율(3.1%)이 수입 증가율(0.3%)을 큰 폭으로 상회해 적자 확대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중국 정부가 적극적 재정정책을 표방해온 만큼, 의도적인 지출 확대가 경제 전반의 완충 장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세수 구조와 경기 민감도
중국의 세수는 부가가치세(VAT), 법인세, 소비세, 관세 등으로 구성된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는 기업 매출과 소비 위축으로 VAT와 소비세가 감소해 재정수입이 정체될 수 있다. 실제 2023~2024년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 수출 감소 등의 여파로 핵심 세수가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재정지출의 방향성
재정부는 에너지 전환·디지털 경제·농촌 진흥·사회보장 강화 분야에 배정된 지출을 ‘전략적 투자’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효율적 지출’ 여부, 지방정부 부채 부담 확대 등 구조적 리스크는 향후 정책 수립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해외 투자자 시각
재정 확대가 단기 경기 부양에는 긍정적이지만, 지방정부 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 부채와 같은 잠재적 위험 노출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경계론이 존재한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중국 정부가 향후에도 재정정책·통화정책을 병행해 성장과 부채 관리의 균형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문가 진단
상하이 소재 민간 싱크탱크 관계자는 “재정수입 증가율이 0%대에 머물면 지방정부 재정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중앙정부가 보조금·국채 발행 등을 통해 부족분을 메우는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에는 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재정지출 속도 조절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어 해설2)
- 적극적 재정정책: 세수 감면과 국채 발행 확대 등으로 재정 버퍼를 확장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고 내수를 진작하는 정책.
- 유연한(flexible) 재정정책: 경기 상황에 따라 세입·세출 계획을 선제적으로 조정해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식.
※ 주석
1) 적극적 재정정책은 중국 국무원이 2018년부터 공식 표방해 온 재정 운용 기조다.
2) 용어 해설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 설명으로, 구체적 수치는 기사 본문에 제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