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월 서비스업 활동이 확장 국면을 이어갔으나, 해외 주문 감소가 국내 수요 개선 효과를 상쇄하며 3개월 만에 가장 느린 속도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민간 조사 결과로, 서비스업의 확장세가 유지되고 있음에도 외부 수요 약세가 회복 탄력에 제약을 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11월 5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S&P 글로벌이 집계한 레이팅독(RatingDog) 중국 종합 서비스 PMI는 9월 52.9에서 10월 52.6으로 하락했다. 다만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인 50을 상회해 서비스업이 여전히 확장 국면에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11월 초 공개된 정부 공식 서비스업 PMI가 9월 50.1에서 10월 50.2로 소폭 상승한 것과 다소 대비된다. 양 지표의 괴리는 표본 구성과 커버리지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레이팅독 지표는 주로 중국 동부 연해 지역의 중소·수출지향 서비스업체를 더 잘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반면, 공식 PMI는 국유기업을 포함한 대·중형 기업의 동향을 주로 추적한다.
중국 경제는 올해 약 5% 성장 목표 달성이 가능한 궤도에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지만, 장기화된 부동산 경기 부진과 내수 약세, 무역 불확실성이 정책 당국에 추가 부양책 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하고 있다.
정책당국은 지난달 2026~2030년 경제운영 청사진을 공개하며, 제조업 강화와 기술 자립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동시에 소비 진작을 약속했다. 이는 서비스업 수요 측면의 체력을 보강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려는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10월 서비스업 성장은 신규 주문의 더 빠른 증가가 견인했다. 다만 신규 수출 주문은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로 전환됐다. 응답 기업들은 글로벌 교역의 불확실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미·중 무역 관련 동향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주 미국의 관세 인하와 중국의 희토류·자석 관련 신규 제한 조치 유예를 포함하는 합의에 도달했다. 이는 세계 양대 경제권 간 취약한 휴전이 연장된 것으로 해석된다.
레이팅독 설립자 야오위(Yao Yu)는 “고용의 지속적 축소와 이익률 압박이 이 부문의 주요 제약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고용 측면에서 10월에는 인력 수준이 전월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 생산능력 압박이 완화되면서,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미처리 업무를 3월 이후 처음으로 줄였다.
투입물가는 원자재와 임금 상승의 영향으로 1년래 최고 수준까지 가속화됐다. 그러나 경쟁 심화 속에서 기업들은 판매를 지지하기 위해 판가를 인하하며, 비용 상승분의 일부를 스스로 흡수했다. 이는 마진 압박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향후 1년 전망에 대한 전반적 심리는 긍정적 기조를 유지했으나, 무역 환경과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로 다소 약화했다. 기업들은 불확실성이 향후 수요 및 가격결정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복합산출(Composite Output) 지수는 9월 52.5에서 10월 51.8로 하락했다. 이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의 생산 증가세가 동반 둔화했음을 반영한다.
용어 해설: PMI는 무엇인가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기업의 신규 주문, 생산, 고용, 공급자 배송시간, 재고 등을 기반으로 경기의 확장(50 초과)과 위축(50 미만)을 가늠하는 경기 선행지표다. 민간 PMI(본 보도의 레이팅독 지표)는 중소·수출지향 기업의 움직임을 민감하게 포착하는 반면, 공식 PMI는 국유기업을 포함한 대·중형 기업의 동향을 더 크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두 지표의 차이는 표본의 산업·지역 구성과 응답 기업 규모 차이에서 발생하며, 병행 관찰이 바람직하다.
분석: 시사점과 정책적 함의
52.6이라는 수치는 확장 국면 지속을 의미하지만, 3개월 만의 최저치라는 점에서 회복의 속도가 완만해졌음을 보여준다. 신규 수출 주문의 마이너스 전환은 외부 수요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서비스 부문(물류, 컨설팅, IT 아웃소싱 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면 내수 기반 신규 주문의 확대는 소비 회복과 정책 지원이 서비스 수요를 지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고용 감소와 미처리 업무 축소가 동시에 관찰된 점은, 기업들이 효율성 제고와 비용 통제에 집중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다만 투입비용 급등 속에서 판가 인하가 이어지면 마진 스퀴즈(가격-비용 갭 축소)가 심화될 수 있다. 이는 가격 전가력이 낮은 서비스 기업에게 특히 부담으로 작용하며, 향후 고용 탄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무역 측면에서는
미·중 간 관세 일부 인하와 희토류·자석 규제 유예를 포함한 합의가 불확실성의 일부 완화를 제공하지만, ‘취약한 휴전’이라는 표현이 시사하듯 지속 가능성은 확실치 않다. 기업 심리에 영향을 주는 대외 변수의 변동성이 큰 만큼, 수출지향 서비스의 회복 경로는 여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정책 환경과 관련해, 2026~2030년 제조·기술 자립 기조는 공급망 안정과 서비스 고도화(연구개발, 디지털 전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등)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 소비 진작 공약은 내수 서비스(유통, 여행, 레저, 헬스케어 등)에 긍정적 기반을 제공한다. 다만, 부동산 부문 조정이 장기화될 경우, 가계 심리와 서비스 소비에 미치는 하방 리스크는 상존한다.
마지막으로, 복합산출 지수의 하락(51.8)은 제조·서비스 동반 둔화를 내포한다. 이는 정책 조합(재정의 미세조정, 유동성의 유연한 공급, 서비스산업 생산성 제고책)의 정교한 운용 필요성을 시사한다. 단기적으로는 고용 완충과 중소 서비스 기업의 비용 부담 경감이 경기 모멘텀 방어에 중요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