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수력발전소, 티베트 고원에서 첫 삽
중국 국무원 리창(李强) 총리는 티베트 고원 동단(東端)에 건설될 예정인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 댐 공사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고 발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 프로젝트의 총 사업비가 약 1,700억 달러(약 22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21일 보도했다.
2025년 7월 2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사는 한꺼번에 다섯 개의 계단식(캐스케이드) 발전소를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2030년대 중반 상업운전에 돌입할 전망이다.
야룽짱포(Yarlung Zangbo) 강 하류 구간에는 불과 50km 구간에서 2,000m에 이르는 낙차가 존재한다. 이는 발전 설비를 통해 연간 3,000억kWh를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제공한다. 야룽짱포는 인도에서 브라마푸트라(Brahmaputra) 강으로 이름이 바뀌어 아루나찰프라데시·아삼 주, 그리고 방글라데시까지 흐르며 수천만 명의 생활용수를 책임진다.
주식시장 반응과 투자 시사점
댐 착공 소식이 전해지자 CSI 건설·엔지니어링 지수는 장중 4% 급등하며 7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파워컨스트럭션(中國電建)과 아크플러스(Arcplus Group PLC) 주가는 상한가(10%)를 기록했다.
“성숙한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채권에 버금가는 배당을 제공한다”
고 상하이 Zhuozhu Investment의 왕줘(王卓) 파트너는 말했다. 그는 동시에 단기적 투기 과열 가능성도 경고했다.
후타이(華泰)증권은 보고서에서 “시멘트·화약·터널 굴착 장비 등 건설 소재·장비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후난우신터널과 지오캉 테크놀로지는 30% 폭등했고, 시멘트 생산업체 시짱톈루와 민수용 폭약을 제조하는 티베트가오정 역시 상한가를 기록했다.
환경·지정학적 논란
리창 총리는 이번 사업을 “세기의 프로젝트”로 칭하며 “생태 보존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환경 훼손을 방지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제캠페인 포 티베트 등 NGO 단체들은 티베트 고원의 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우려하며, 하류 지역의 수천만 주민이 생계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이미 중국 정부에 공식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인도 외교 당국은 “댐 운영이 브라마푸트라 유량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잦은 가뭄·홍수 패턴 변화 가능성을 지적한다.
세부 사업 규모 및 인력·사회적 영향
중국 정부는 고용 창출 규모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참고로, 약 20년에 걸쳐 건설된 삼협댐(Three Gorges Dam)은 최대 100만 개 일자리를 창출했지만, 비슷한 규모의 인구가 이주를 강요당했다. 이번 야룽짱포 댐에서도 이주 대책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댐이 티베트 자치구와 중국 전역의 전력 수요를 친환경적으로 충당할 것”이라며, “다운스트림 수자원이나 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그러나 과거 대형 수력 개발에서 나타난 퇴적 토사, 댐 내부 메탄가스 발생, 생태 단절 문제를 고려할 때, 실제 영향 평가와 투명한 데이터 공개가 필수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용어 및 배경 설명*
*캐스케이드 발전소란 한 강(江)의 낙차를 연속적으로 활용해 상류에서 하류 방향으로 여러 개의 댐을 계단식으로 건설,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말한다. CSI 건설·엔지니어링 지수는 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된 건설, 인프라 기업 주가 흐름을 추적하는 대표적 섹터 지수다.
전문기자 시각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전략과 맞물려 있다. 그러나 수력 발전이 ‘완전한 친환경 해법’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 댐 건설 및 부수 시설이 일으키는 환경 훼손, 문화유산 침수,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상생형 거버넌스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반발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지정학적 리스크다. 브라마푸트라 유역은 이미 국경 분쟁의 긴장이 상존하는 지역이며, 물과 에너지를 둘러싼 전략 경쟁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면 중국·인도·방글라데시 간 외교·안보 구도가 훨씬 복잡해질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기 테마 장세보다 실제 공사 진척도, 환경·외교 변수, 전력 판매 가격 등 펀더멘털을 냉정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