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주초인 월요일 대체로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중국 제조업 경기지표(PMI)가 예상치를 소폭 밑돌며 모멘텀이 둔화했다는 신호를 보낸 가운데, 한국 코스피는 반도체 대형주 강세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날 늦게부터 시작되는 호주중앙은행(RBA) 통화정책회의에 집중됐다.
2025년 11월 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증시는 지난달을 강세로 마감했고, 이날 그리니치표준시(GMT) 02:58 기준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월말 강세 효과가 일부 아시아 시장 심리에 지지력을 제공했으나, 중국 경기 신호의 약화가 상쇄하며 전반적인 흐름은 제한적이었다.
중국 제조업 PMI, 예상 하회… 제조업 확장세는 완만
중국의 민간 RatingDog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0월 50.6을 기록해 전월 51.2에서 하락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0.7에도 미치지 못한 결과다. PMI가 50을 상회하면 확장을, 하회하면 위축을 뜻하는데, 이번 수치는 확장 국면이지만 속도는 둔화했음을 시사한다.
핵심 포인트: 중국 민간 제조업 PMI 10월 50.6(전월 51.2)로 하락, 시장 예상 50.7 하회
이 데이터는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수요가 완만함을 재확인시키며, 세계 2위 경제가 여전히 압력을 받고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지표 발표 이후 중국 블루칩 CSI 300 지수는 0.4% 하락했고, 상하이 종합지수는 대체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0.5% 상승했다. 일본 증시는 공휴일로 휴장했다.
동남아에서는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 지수가 0.5% 오름세를 보였고, 인도 니프티50 선물도 소폭 상승했다. 이와 같은 혼조 흐름은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월초 포지셔닝이 엇갈린 결과로 해석된다.
용어 설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제조업체의 신규수주, 생산, 고용, 공급자 납기, 재고 등을 설문해 산출하는 선행지표다.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50 초과)과 위축(50 미만)을 가늠하며, 민간기관이 집계한 PMI는 중소·민간기업의 체감 경기를 더 민감하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소폭의 변화라도 제조업 사이클과 위험자산 선호도에 즉각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코스피, 수출 호조·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사상 최고 4,198.97
한국 증시는 지역 내에서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토요일 발표된 정부 통계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6% 증가해 시장의 소폭 감소 예상치를 상회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25.4% 급증하며 글로벌 수요의 견조함을 부각했다.
이에 따라 KOSPI는 2% 넘게 급등, 사상 최고치인 4,198.97포인트까지 치솟았다. 랠리는 대형 반도체주가 주도했다. SK하이닉스(KS:000660)는 7%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대 분기 이익을 발표한 뒤 이어진 전주의 상승 흐름을 연장했다. 삼성전자(KS:005930)도 2% 상승했다.
해석과 시사점: 코스피의 기록 경신은 수출 개선과 테크 업종 모멘텀이 결합할 때 지수 전반의 상방 탄력이 얼마나 커지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반도체와 같이 글로벌 경기 민감 업종에서의 수출 증가는 외국인 수급 개선과 실적 상향 기대로 연결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구조는 다른 업종 대비 주도주 효과를 강화해 지수 괴리를 확대하는 전형적 패턴과 부합한다.
참고: 사상 최고치는 해당 지수가 과거 어느 시점보다도 높은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술적 저항선 부재에 따른 추세 추종 심리가 강화될 수 있지만, 동시에 밸류에이션 부담과 차익 실현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이는 단기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어 리스크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호주 RBA, 금리 동결 예상… 인플레이션 압력 속 정책 경계 유지
호주중앙은행(RBA)은 월요일부터 이틀간의 통화정책회의에 돌입한다. 시장에서는 현금금리 3.6%를 화요일 회의에서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배경에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자리한다.
지난주 발표된 지표에 따르면, 호주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9월 분기에 전기 대비 1.3%, 전년 대비 3.2%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고, RBA의 2–3% 목표 범위를 상단을 넘어 소폭 상회했다. 근원물가도 상승세를 보이며 내년 초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둔화시켰고, 정책 긴축 유지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자극했다.
주식시장에서 S&P/ASX 200 지수는 월요일 대체로 보합을 나타냈다. 한편 웨스트팩뱅킹코프(ASX:WBC)는 2% 넘게 상승했다. 동사는 9월 30일로 끝난 회계연도 실적에서 연간 순이익이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으나, 이는 애널리스트 전망을 웃돈 것으로 평가됐다.
용어 설명: 현금금리(cash rate)는 호주 금융시스템에서 은행 간 초단기 자금 거래에 적용되는 기준금리로, RBA의 정책금리다. 근원물가(core inflation)는 일시적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 등을 제외하거나 통계적으로 잡음을 제거해 추세적인 물가 압력을 측정한다. 전기 대비(q/q)와 전년 대비(y/y)는 각각 직전 분기와 직전 해 같은 분기와 비교한 상승률을 뜻한다.
월초 시장 환경: 외부 훈풍과 내부 변수의 교차
월말 미국 증시의 강한 마감과 아시아 장중 미국 선물 상승은 위험자산에 완만한 지지를 제공했다. 그러나 중국 민간 PMI의 예상 하회가 지역 내 성장 불확실성을 상기시키며 주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도 한국은 수출·테크 결합 모멘텀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종합 평가: 현재 아시아 증시는 거시 변수(중국 경기, 호주 물가·정책)와 마이크로 변수(한국 반도체 업황, 개별 기업 실적)가 혼재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 정책 이벤트(RBA)와 지표 이벤트(중국 PMI) 사이의 상호작용이 단기 변동성을 좌우하고 있으며, 데이터 민감도가 높은 구간에서는 섹터·국가 간 수익률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 투자자들은 지표 발표 일정과 기업 실적 뉴스플로를 병행해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