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clay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로보택시(완전 자율주행 택시) 운행 대수가 현재 약 2,000대 수준에서 2030년까지 최대 50만 대로 급증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8월 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증가는 중국 내 5억 명에 달하는 모빌리티 호출(라이드헤일링) 이용자를 겨냥한 대규모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Barclays는 중국 고소득 도시권(하이티어 시티)의 전체 라이드헤일링 차량 450만~500만 대 중 5~10%를 로보택시가 대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로보택시 단위 경제성(unit economics)이 이미 손익분기점에 근접했거나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다만 중국의 낮은 인건비와 충분한 운전기사 공급은 미국과 달리 로보택시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에서는 평균 20달러에 달하는 택시 요금이 로보택시 도입의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지만, 중국의 평균 라이드헤일링 요금은 마일당 0.30달러로 ‘가격 인하’ 여지가 제한적이다.
주요 비용 구조와 기술 혁신
Barclays는 현재 중국에서 로보택시 1대를 구축하는 데 약 3만5,000~4만 달러가 소요된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2030년까지 30% 이상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엘론 머스크가 예고한 테슬라(NASDAQ:TSLA)의 ‘사이버캡(Cybercab)’ 예상 비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
이다.
특히 라이다(LiDAR) 센서 가격 하락이 눈에 띈다. 라이다는 차량 주위를 고해상도로 스캔해 3차원 이미지를 생성하는 핵심 부품으로, 5년 전만 해도 개당 10만 달러에 달했으나 현재는 약 300~500달러로 99% 이상 급락했다. 이런 가격 혁신은 라이다를 사용하지 않고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는 테슬라·샤오펑(小鹏)의 ‘비전 온리(vision-only)’ 접근 방식에도 기술적 도전을 제기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국 로보택시 업체는 완성차를 직접 생산하지 못해 소량 수주·고비용 구조에 머물러 있다. 예컨대 Pony.ai는 올해 400대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며, 디디(DiDi)는 광저우자동차(GAC)와 손잡고 2026년까지 최대 2,000대를 목표로 한다.
자동차 업계의 공급 초과와 새로운 기회
Barclays는 2026년 이후 중국 전기차(EV) 생산 능력이 내수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로 인해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 기술에 투자해 남는 생산 라인을 로보택시 용도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로보택시 시장이 전기차 업계의 ‘탈출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경제성이 확보된다 해도 사회·정책적 저항이 남아 있다. 이미 일부 도시에서는 택시 기사들의 시위가 발생했으며, 지방 정부도 고용 안정과 산업 발전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정책적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용어 설명*
*라이드헤일링(Ride-Hailing): 모바일 앱을 통해 일반 차량 또는 택시를 호출해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서비스. 대표적으로 디디추싱, 우버 등이 있다.
*로보택시(Robotaxi): 운전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 기반의 호출형 차량. 인건비 절감과 24시간 운행이 장점으로 꼽힌다.
*유닛 이코노믹스(Unit Economics): 제품 또는 서비스 1단위를 생산·판매할 때 발생하는 매출과 비용 구조를 분석해 수익성을 평가하는 지표.
전문가 시각 및 전망
필자는 중국 로보택시 시장이 ‘규모의 경제’ 성취 여부에 따라 두 갈래 길로 갈릴 것으로 본다. 라이다 가격 하락, 대규모 차량 플랫폼 확보, 인공지능 알고리즘 고도화가 맞물릴 경우, 2030년 현실화된 50만 대 목표는 충분히 도달 가능하다. 그러나 낮은 운임 구조, 노동시장 압력, 지방 정부 규제가 결합될 경우 수익성은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 수 있다.
결국 정책 유연성과 도시별 맞춤형 요금·운행 규제가 생태계 확대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기술적인 준비는 점차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만큼, 향후 5년간은 사회적 합의 형성이 시장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