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과 워싱턴이 90일 간의 관세 유예를 추가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5년 7월 27일, 로이터 통신은 해당 보도를 전하며 “스톡홀름에서 28일 개막하는 3차 미·중 무역협상에서 양국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거나 갈등을 고조시킬 만한 조치를 90일 동안 자제하기로 합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90일 연장안은 그동안 제네바와 런던에서 진행된 ‘갈등 완화(de-escalation)’ 논의를 토대로 한다. SCMP는 “스웨덴 회동에서 중국 대표단은 기존 의제 외에도 펜타닐(fentanyl) 관련 관세 문제를 집중 제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측은 추가 관세 부과와 보복 조치를 피하고, 협상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단 시간을 벌기로 했다.” — SCMP 인용 발언
펜타닐은 마약성 진통제로, 2020년대 들어 미국 내 남용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중국산 원료에 높은 관세가 매겨졌다. 중국 정부는 해당 조치가 과도하다며 완화 또는 철폐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로이터는 “해당 보도는 독자적으로 즉시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관세 갈등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본격화돼 글로벌 공급망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양국은 여러 차례 임시 휴전과 부분적 합의를 반복해 왔으나, 핵심 기술·안보 쟁점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하다.
스톡홀름 3차 회담은 두 국가의 오랜 통상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추가 협상의 장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 회담 일정과 참석자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대통령 직속 무역대표부(USTR)와 중국 상무부 고위 인사가 마주 앉을 것으로 관측된다.
무역 전문가들은 “이번 연장 조치가 시장 불확실성을 다소 완화하겠지만, 구조적 갈등을 해소하기엔 충분치 않다”고 평가한다. 동시에, 협상이 장기화될수록 글로벌 투자·교역 의사결정이 보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펜타닐이란? 펜타닐은 모르핀보다 50~100배 강력한 합성 아편유사제(opioid)다. 의료 현장에서 극심한 통증을 완화하는 데 쓰이지만, 불법 유통 시 극소량으로도 치명적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 내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의 66% 이상이 펜타닐과 연관돼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펜타닐 관련 관세가 철폐되면, 중국 내 화학·제약 기업의 대미(對美) 수출 비용이 즉시 감소할 것”이라며 “다만 규제 완화가 곧바로 불법 유통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양국 사법·보건 당국 간 공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번 회담 결과를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 언론에 구체적 논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유예 기간이 90일 더 늘어나면, 연장 시한은 2025년 10월 말까지다.
시장 참가자들은 “휴전 연장이 확정될 경우, 글로벌 무역과 투자 심리가 단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면서도 “주요 IT·반도체 수출 규제 등 근본적 장벽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장기적 낙관은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