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소매업체 실적 주간… 월마트·타깃·홈디포가 소비 심리 가늠자

미국 증시 2분기 어닝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월가의 시선을 끄는 대형 리테일러들의 실적 발표가 남아 있다. 이번 주에는 월마트(Walmart), 홈디포(Home Depot), 타깃(Target) 등 굵직한 업체들이 잇달아 실적을 공개하며,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미국 소비자 체감 경기를 가늠하려 한다.

2025년 8월 17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기업들의 실적은 하반기 소매 경기 방향성과 더불어 Fed(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에 따른 소비자 지출 탄력성을 점검할 기회로 꼽힌다. 특히 식료품·생활필수품을 취급하는 월마트와 주택 개·보수 수요를 반영하는 홈디포·로우스(Lowe’s)의 지표는 중산층 실질 소득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창구로 해석된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FactSet) 자료에 따르면 460개 이상의 S&P 500 편입 기업이 이미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82%가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이는 10년 평균치(73%)보다 높은 수치다. 소매주들이 이 긍정적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화요일 — 홈디포(Home Depot)

홈디포는 개장 전 실적을 발표하고 오전 9시(동부시간)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직전 분기에는 예상치를 하회했으며, CFO는 관세 부담에도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LSEG1 집계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분기 한 자릿수대의 매출·순이익 증가를 전망한다. UBS의 마이클 래서 애널리스트는 “프로 고객(전문 시공업자) 부문이 꾸준히 매출을 떠받쳤을 것”이라며, 관련 생태계 확대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홈디포는 프로 고객 전용 서비스·재고·물류 시스템을 강화해 왔으며, 이는 동사 톱라인(총매출)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 마이클 래서, UBS

역사적 패턴을 보면 홈디포는 86%의 확률로 실적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어닝데이 주가 상승폭은 평균 0.3%에 그쳤다(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


수요일 — 타깃(Target)·에스티 로더(Estée Lauder)·로우스(Lowe’s)

타깃은 장 시작 전에 숫자를 내놓고 오전 8시에 콜을 연다. 직전 분기 동사는 관세 불확실성과 DEI2 정책 롤백 후폭풍을 이유로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했다. LSEG 자료에 따르면 이번 분기 EPS는 전년 대비 약 2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타깃 주식을 하향 조정했으며, 올해 들어 주가는 20% 넘게 떨어졌다. 시장은 타깃이 BoA의 부정적 시각을 반박할 ‘깜짝 실적’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화장품 대기업 에스티 로더(EL)는 오전 8시 30분 실적 콜을 연다. 직전 분기 EPS·매출이 예상을 웃돌았음에도, 매출 가이던스가 약해 주가가 1% 넘게 하락한 전례가 있다. LSEG 전망치는 매출·이익 모두 큰 폭의 역성장을 가리킨다.

그러나 JP모건의 안드레아 테이세이라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하며 “재고 조정(디스토킹)이 마무리되고 PRGP 프로그램 절감 효과를 마케팅·혁신 투자에 재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우스 역시 장 전 실적을 공개한다. 직전 분기 홈디포와 마찬가지로 전문 시공업자 수요가 실적을 견인해 연간 전망을 유지했으나, 이번 분기 EPS 성장률은 5% 미만으로 예상된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자코니 애널리스트는 두 가지 변수—①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효과가 FIFO3 회계 처리 지연으로 마진에 반영될 가능성, ② ADG4 기여분—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최근 3개 분기 연속으로 발표일 주가가 하락한 점도 부담 요인이다.


목요일 — 월마트(Walmart)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는 개장 전 실적을 내놓고 오전 8시에 컨퍼런스콜을 개최한다. 지난 분기 동사는 관세 부담으로 소비자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EPS는 예상치를 웃돌았다.

LSEG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분기 월마트 EPS가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할 것으로 본다. 오펜하이머의 루페시 파리크 애널리스트는 “건강·웰빙식료품 부문 모멘텀이 이어지고, 일반 상품(General Merchandise) 성장세도 개선될 것”이라며 동일점포 매출(컴프) 추정을 기존 3%에서 4%로 상향했다.

비스포크 자료에 따르면 월마트는 73% 확률로 실적을 상회해 왔다. 가이던스 수위와 소비자 물가(CPI) 반영 여부가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관건으로 꼽힌다.


용어 정리

1 LSEG: 런던증권거래소그룹(London Stock Exchange Group) 산하 데이터·리포팅 서비스. 톰슨로이터 금융·리스크 사업부를 인수해 리피니티브(Refinitiv) 브랜드로도 알려져 있다.

2 DEI: Diversity(다양성)·Equity(형평성)·Inclusion(포용성)의 약어. 기업의 조직 문화 및 인력 구성 목표를 뜻한다.

3 FIFO 회계: 선입선출법(First-In, First-Out). 먼저 매입한 재고의 원가를 먼저 인식하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관세 환경에서 이익 변동 폭을 키울 수 있다.

4 ADG: ‘아처 다니엘스 그룹’이 아닌, 로우스 내부에서 아웃도어·디지털·가정(Outdoor, Digital, Garden) 영역 성장 프로젝트를 지칭하는 약칭으로 쓰인다.


이번 주 소매 4대 기업의 실적은 미국 소비 경기기업 마진 구조를 입체적으로 드러낼 전망이다. 어닝시즌 막판에 추가 변동성을 경계하는 투자자라면, 전문 시공업자 수요·관세 전가율·재고조정 상황 등 핵심 지표를 면밀히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