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금시장 동향] 미국 T-노트(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면서 달러지수(DXY)가 1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밀려났다.
2025년 7월 2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전일(2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지수는 -0.65% 떨어져 103선 중반으로 후퇴했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안전통화 수요가 줄어든 데다, 미 국채 금리가 동반 하락해 달러 매력이 약화된 것이 주된 배경이다.
1. 달러 약세 배경
S&P 500 지수는 0.9%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 대비 7bp(0.07%p) 급락한 4.05%에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자 주식으로 자금을 이동했고, 그 결과 달러 유동성 수요가 감소했다. 6월 미국 선행지수(Conference Board LEI)도 전월 대비 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됐다.
“연방기금선물(Federal Funds Futures) 시장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0.25%p) 인하 가능성을 3%, 9월 16~17일 회의에서는 58% 반영하고 있다.”
이는 미 연준이 올해 한 차례도 금리를 내리지 않은 가운데, 시장은 이미 가을 전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 유로화·엔화 동향
유로/달러(EUR/USD) 환율은 0.58% 상승(유로 강세)해 1.10달러 선을 회복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들어 네 차례나 금리를 내린 뒤 추가 완화 여지가 제한된 반면, 미 연준은 인하를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이 상대적인 금리 매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미국 통상정책 불확실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에서 유로 표시 자산으로 일부 자금을 이전하는 움직임도 확인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에서 15~20%의 최저 관세를 요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관세 갈등이 유로존 경기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유로 상승 폭을 제한했다.
엔/달러(USD/JPY) 환율은 0.99% 하락(엔 강세)해 152엔 선 초반까지 내려갔다. 일본은 ‘해양의 날’ 휴일로 거래량이 많지 않았지만,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참의원 선거 패배에도 자민당(LDP) 총재직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한 뒤 정치적 불확실성이 축소됐다. 그러나 자민당이 참의원 과반을 잃으면서 향후 재정 확장·감세 압력이 커져 일본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제기돼, 엔 강세가 장기적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 귀금속 시장
8월물 금 선물(GCQ2)은 +48.10달러(+1.43%) 급등해 온스당 2,406달러로 4주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물 은 선물(SIU2)도 +0.87달러(+2.26%) 오른 39.40달러에 마감했다. 달러 약세와 글로벌 국채수익률 하락이 매수세를 이끌었고,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귀금속의 기회비용을 낮춘 점이 상승을 거들었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이사) 크리스토퍼 월러가 지난 18일 “7월 회의에서 금리인하에 힘을 실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발언이 아직도 시장에 낙수 효과를 주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0여 개국에 10~15%의 관세를 예고한 지난주 발표 이후, 무역 긴장 고조가 안전자산 선호를 추가 자극했다.
4. 용어·배경 설명
• 연방기금선물은 미 연준이 지정하는 연방기금금리의 향후 움직임에 베팅하는 파생상품이다. 이를 통해 시장은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확률로 가격에 반영한다.
• DXY(달러지수)는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 선행지수(LEI)는 향후 6개월 경기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10개 지표를 가중합한 지수로, 마이너스는 경기 둔화를 시사한다.
5. 기자 해설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가장 큰 동인은 상대적 통화정책 기대차다. 유럽은 이미 네 차례 금리를 내려 ‘유동성 과잉’ 국면 진입을 조심스레 경계하고 있으나, 미국은 아직 첫 단추도 끼우지 않았다. 시장은 “미국이 늦게 출발하지만 더 빠르게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점치며, 연준의 발걸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귀금속시장에서도 일정 부분 ‘달러 대체 자산’ 논리가 작동한다. 달러가 흔들리면 대안적 안전자산으로 금·은의 전략적 비중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승한 관세 레토릭이 실현될 경우 교역량 감소→성장 둔화→통화 완화 수순이 재차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금·은의 장기적 우상향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7월 FOMC와 9월 FOMC 사이의 일시적 변동성 확대 구간을 포트폴리오 방어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환헤지 비용은 떨어지고, 채권·귀금속 가격은 상대적 매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10년물 국채수익률 4%선 안착 여부와 달러지수 103선 방어 여부가 핵심 확인 포인트다. 두 지표가 동반 하락세를 유지할 경우, 유로·엔·귀금속 강세 모멘텀은 지속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