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브로드컴,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 등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을 이끄는 주요 기업들이 지난 1년 사이 주식분할을 단행하거나 계획을 발표했 다. 이러한 분할은 기업의 본질가치를 낮추지 않으며, 기존 주식을 더 작은 단위로 나누는 기술적 행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소수 주식이 아닌 한 로트(lot) 단위(100주) 전체를 매수하려는 수요를 자극하며 관심을 끌었 다. 또한 옵션 거래의 편의성도 높인다. 미국 시장에서 옵션 1계약은 통상 주식 100주(한 로트)에 연동되기 때문에, 분할을 통해 기초자산 가격 문턱이 낮아지면 옵션 시장 참여가 쉬워진다. 아울러 기업 입장에서는 주식 기반 보상을 보다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장기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주식분할 자체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밸류에이션을 바꾸지 않기 때문에 결정적 변수는 아니다. 그럼에도 주가가 충분히 상승해 ‘가지치기’가 필요할 정도가 됐다는 신호이기에, 일반적으로 정방향 주식분할은 건전한 운영의 방증으로 받아들여진다. 2025년 11월 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맥락에서 ASML(나스닥: ASML)과 메타 플랫폼스(나스닥: META)는 AI 모멘텀을 바탕으로 분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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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ASML은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광학적으로 새겨 넣는 리소그래피(노광) 시스템의 세계 최대 제조사이자,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초고가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이 다. 대만 TSMC, 삼성전자, 인텔 등 글로벌 선두 파운드리들이 더 미세하고 고집적 칩을 양산하기 위한 이른바 ‘프로세스 레이스’에서 앞서기 위해 설비 투자를 확대하면서, 이 네덜란드 기업의 주가는 지난 5년간 거의 4배 상승했 다.
현재 ASML의 주가는 약 $840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나, 마지막 주식분할 이후로는 상당한 시간이 흘렀 다. 닷컴 버블 시기에는 세 차례의 정방향 주식분할을 실시했고, 2007년에는 역분할(reverse stock split)도 단행했 다. 다시 한 번 정방향 분할을 실시할 경우, 엔비디아 등 더 알려진 반도체 대장주에 가려졌던 ASML에 대한 투자자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적 측면에서, ASML의 매출은 2020~2023년 동안 CAGR 기준 연평균 25% 성장했다. 중국 수출 규제 강화라는 역풍을 감안하더라도, 2023~2026년에는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이 각각 연평균 13%, 21% 성장할 것이라는 애널리스트 전망이 제시돼 있 다. AI 시장의 확장이 이러한 압력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밸류에이션을 보면, ASML은 내년 예상 이익 기준 25배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EUV라는 핵심 반도체 제조기술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보유한 만큼, 반도체·AI 구조적 성장에 기민하게 노출된 비교적 직관적인 투자 수단으로 평가된다.
META PLATFORMS
메타 플랫폼스(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메신저, 왓츠앱의 모회사)는 AI를 활용해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맞춤형 광고를 정교하게 설계한다. 동시에 자체 AI 가속기 칩을 개발해 중장기적으로 엔비디아 칩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도 병행 중이 다. 메타는 최근 분기 기준, 네 개 핵심 앱에서 일일 활성 사용자 수(DAU) 32억7,000만 명을 기록했다.
메타는 거시 환경, 경쟁, 그리고 특히 애플의 2021년 iOS 개인정보 보호 업데이트에 따른 플랫폼 이슈 등 난관을 겪었으나, 2020~2023년 동안 매출을 CAGR 기준 연평균 16%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 다. 회복의 동력으로는 중국 광고주 유치, 틱톡을 겨냥한 ‘릴스(Reels)’ 확장, 그리고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강화해 애플의 프라이버시 변화에 대응한 점 등이 꼽힌다.
전망 측면에서, 2023~2026년 동안 매출과 EPS는 각각 연평균 15%, 23% 성장이 예상된다. 이는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제품을 생산하는 리얼리티 랩스 부문이 아직 적자를 지속하는 가운데서도 달성 가능한 수치로 제시된다. 현재 메타의 주가는 올해 예상 이익 기준 22배 수준이다.
주가 레벨 측면에서 메타는 $480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흥미롭게도, 메타는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가운데 주식분할을 단행하지 않은 유일한 종목이 다. 분할 시행 시, 여전히 성장 대비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돼 보인다는 시각 속에서 신규 투자자 관심을 재점화할 수 있다.
투자 판단 관련 유의 문구(원문 안내 포함)
지금 당장 ASML에 1,000달러를 투자해야 할까? 매수 전에 다음 사항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The Motley Fool Stock Advisor 애널리스트 팀은 현재 가장 유망하다고 판단하는 10개 종목을 선정했으며, 그 목록에 ASML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10개 종목은 향후 수년 동안 큰 수익을 낼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예컨대 엔비디아가 Stock Advisor 추천 리스트에 오른 날은 2005년 4월 15일이었고, 해당 시점에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수익은 $641,864에 달했을 것이라는 계산이 제시되어 있 다(표시된 수익률은 2024년 8월 6일 기준).
Stock Advisor 서비스는 포트폴리오 구축 가이드, 애널리스트의 정기 업데이트, 매월 2개 신규 종목 추천 등을 제공하며, 2002년 이후 S&P 500의 수익률을 4배 이상 상회한 것으로 공시돼 있 다.
Randi Zuckerberg는 페이스북의 전 시장 개발 책임자이자 대변인이며, 메타 플랫폼스 CEO 마크 저커버그의 자매로서 The Motley Fool 이사회 구성원이다. Leo Sun은 ASML, 애플, 메타 플랫폼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The Motley Fool은 ASML, 애플, 메타 플랫폼스, 엔비디아, TSMC에 투자 포지션을 보유·권고하고 있으며, 브로드컴과 인텔을 권고한다. 또한 옵션 포지션으로 인텔 2025년 1월 만기 $45 콜(Long)과 인텔 2024년 8월 만기 $35 콜(Short)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The Motley Fool은 자사 공시 정책을 운영한다.
본 기사에 담긴 견해와 의견은 작성자의 것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공식 입장을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
용어·맥락 설명
주식분할(정방향): 발행주식을 일정 비율로 쪼개 유통 단가를 낮추는 조치다. 기업가치(시가총액)에는 변화가 없다. 예: 4대1 분할 시 주가가 1/4이 되고, 주식 수는 4배가 된다.
역분할: 반대로 주식 수를 합쳐 단가를 높이는 조치다. 유동성·상장유지 목적 등으로 이뤄진다. ASML은 2007년 역분할을 실시했다.
로트(lot)·옵션 연계: 미국 주식시장에서 옵션 1계약은 통상 기초자산 100주(1로트)에 연동된다. 주가가 높은 종목은 옵션 프리미엄이 커질 수 있어, 분할 후 개인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진다.
EUV 노광: 오늘날 가장 미세한 선폭의 회로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핵심 공정 장비다. 공급자가 사실상 ASML로 한정돼 ‘대체 불가’로 평가된다.
CAGR(연평균성장률): 여러 해에 걸친 성장률을 복리 개념으로 평균화한 지표다. ASML(매출 25%·2020~2023년), 메타(매출 16%·2020~2023년) 등의 수치가 본문에 인용되었다.
핵심 포인트 정리
주식분할은 본질가치를 바꾸지 않지만, 높은 주가로 인한 개인투자자 접근성과 옵션 거래 편의, 주식보상 유연성을 개선하며, 일반적으로는 견조한 주가 흐름의 결과로 해석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ASML은 EUV 장비 독점적 지위와 25배의 내년 PER, 2023~2026년 EPS 연 21% 성장 기대를, 메타는 DAU 32억7,000만 명, 올해 PER 22배, 2023~2026년 EPS 연 23% 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분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AI 인프라 사이클은 반도체·플랫폼 공룡 모두의 투자 지형을 바꾸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