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홍콩 행정장관, 경제 활성화·민생 개선에 중점 둔 4번째 시정연설 발표

[홍콩/로이터] 홍콩 행정장관 존 리(John Lee)가 4번째 시정연설을 통해 경제 성장시민 생활 질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2025년 9월 1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리 장관은 연설에서 2025년 홍콩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2%~3%로 재확인하며, 금융 허브 위상을 강화하고 중국 본토 기업의 해외 진출 관문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궁극적 목표는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공공주택 확대를 통한 주거 안정, 노동자의 소득 증대, 노인 돌봄 강화, 청년층 기회 확대”를 구체적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주거 정책과 관련해 “양질의 주거 공간 마련이 민생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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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미국 갈등과 경기 둔화 속 ‘개방형 경제’의 도전

홍콩은 중국 본토 경기 둔화미·중 무역 갈등의 파급 효과를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개방형 소규모 경제다. 교역·투자 흐름이 위축되면서 금융·관광·소매 소비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리 장관은 이를 감안해 “대외 리스크를 흡수할 수 있는 경제 체질 개선”을 연설의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금융허브 경쟁력 유지를 위해 국제 자본 유치규제 투명성 제고를 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위안화(RMB) 역외 허브라는 지위를 활용해 대체 결제·거래 플랫폼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2. 노던 메트로폴리스(Northern Metropolis) 프로젝트 가속화

리 장관은 전임 캐리 람(Carrie Lam) 행정장관이 2021년에 발표한 노던 메트로폴리스 개발 계획을 ‘핵심 우선 사업’으로 재지정했다. 이 프로젝트는 중국 선전(深圳)과 홍콩 사이 접경 지역에 약 250만 명이 거주할 주택을 공급하고, 혁신·기술 중심 비즈니스 지구를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리 장관은 “접경 지역에 전략 거점을 조성해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大灣區·Greater Bay Area)와의 물류·인재·데이터 연계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Greater Bay Area란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마카오를 하나의 ‘메가 경제권’으로 통합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8천만 명이 넘는 인구와 광범위한 첨단 제조·서비스업 인프라를 연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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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민생 우선: 주거, 복지, 청년 지원

리 장관은 “주거 안정 없이는 장기 성장도 없다”고 밝히며 공공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고,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한 세제 지원 검토를 주문했다. 구체적 물량·재원 조달 방식은 추가 발표가 예정돼 있으나, 그는 “건설 인허가 간소화와 토지 사용 효율 제고”를 언급했다.

또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현실을 고려해 노인 돌봄 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를 약속했다. 특히 의료·복지 연계를 개선해 고령층 장기 요양 비용 부담을 경감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청년층에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기술 인재 장학금, 본토·해외 인턴십 매칭 확대 등이 예고됐다. 그는 “청년이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창업·취업 플랫폼 생성에 정부가 적극 개입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4. 용어 해설 및 맥락

노던 메트로폴리스(Northern Metropolis): 홍콩 최북단 뉴테리토리(New Territories) 일대 300㎢ 규모에 주거·산업·생태 조화를 목표로 하는 신도시 개발 사업이다.

Greater Bay Area(GBA): 광둥성 9개 도시(광저우·선전·둥관 등)와 홍콩·마카오를 하나의 경제 벨트로 묶어 첨단 제조와 금융·문화 교류를 촉진하려는 중앙정부 정책이다.

개방형 소규모 경제: 내수보다 수출·서비스 교역 비중이 월등히 높아 외부 변수에 민감한 경제 구조를 뜻한다.


5. 종합 평가

이번 시정연설은 ‘경제 회복’‘민생 안정’을 두 축으로, 중국 본토와의 통합 전략을 가속화하겠다는 메시지로 요약된다. 구체적인 재원 확보·실행력은 추후 입법회 논의와 예산안 편성에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