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화장품 대장주 로레알(EPA: OREP)이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로부터 투자의견 강등이라는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목표주가는 340유로로 종전 371유로에서 31유로(약 8.4%) 낮아졌다.
2025년 9월 16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제프리는 로레알 주가에 대해 ‘보유(hold)’에서 ‘언더퍼폼(underperform)’으로 한 단계 내렸다. 이는 같은 날 종가 381.05유로 대비 약 11%의 하락 여지를 시사한다.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밸류에이션(다음 12개월 예상 PER 29배, FCFE1 수익률 3.4%)을 정당화하려면 유기적 매출 성장률 5% 이상과 지속적인 마진 확대가 필수적이지만, 그런 전제가 이제는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뷰티 업황이 중국 주도 초호황기 이후 역사적 평균 4% 성장률로 회귀하고 있다는 점이 근거다.
1. ‘가격 지렛대’ 약화
제프리스가 꼽은 첫 번째 압력 요인은 가격(Price) 파워 약화다. 로레알은 2025년 상반기부터 순수 가격 기여도를 더 이상 분리 공시하지 않고 믹스(Mix) 효과와 합산해 발표했다. 브로커리지 계산 결과, 선진국 시장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제자리였고 총마진은 10bp 하락했다.
“시장 점유율 경쟁이 더 치열해졌음을 시사한다.” – 제프리스 보고서
특히 고성장 동력으로 여겨졌던 프레스티지 스킨케어·더마(derma) 부문이 최근 판매 정체를 보이며 오히려 부담으로 돌아섰다.
2. 마진의 ‘질’ 저하
로레알은 오랫동안 ‘선순환(virtuous cycle)’이라 불리는 전략을 구가해 왔다.
① 원가율 개선 → ② 광고·판촉비 증액 → ③ SG&A 레버리지 확보 → ④ 추가 마진 확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그러나 제프리스는 “총마진 추가 개선폭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재투자 속도 역시 둔화할 것”이라 진단했다.
이에 따라 2027년 영업이익률(OPM) 전망치는 20.4%로 컨센서스(20.7%)보다 낮아졌다. 제프리스는 “마진이 여전히 상승할 수는 있으나 그 ‘품질’이 예전만 못해 밸류에이션 지지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3. 재무 여력의 단기 한계
로레알은 스위스 피부과 전문기업 갈더마(Galderma)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 20%를 여전히 쥔 네슬레(Nestlé)로부터 자사주를 추가 매입할 ‘옵션’도 있다. 그러나 제프리스는 “이 같은 M&A·자사주 소각 카드가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FCFE(Free Cash Flow to Equity)란
영업활동 등으로부터 발생한 현금 중 채무·투자 지출을 제외하고 실제로 주주에게 귀속될 수 있는 ‘자유 현금 흐름’을 의미한다.
세부 추정치 조정
제프리스는 2027년 EPS 전망치를 3% 하향 조정해 시장 컨센서스 대비 5% 낮은 수준으로 제시했다. 매출 성장률은 2024년 5.1% → 2027년 4.4%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매출액: 2024년 435억 유로 → 2027년 481억 유로
2027년 DPS: 8.40유로(기존 8.64유로에서 하향)
동시에 12개월 선행 PER 멀티플은 약 24배까지 축소되고, FCFE 수익률은 3.9%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동일 업종 네슬레·유니레버(4.5%대)에 비해 여전히 할증 프리미엄을 의미한다.
전문가 해설 및 전망
① 밸류에이션 부담
PER 29배는 글로벌 소비재 평균(20배 안팎)을 크게 상회한다. 마진 ‘질’이 약화하는 가운데 ‘고밸류+저성장’ 시나리오는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② 업황 변수
중국 및 신흥국 소비 회복 속도가 관건이다. 전통적 스킨케어 성장이 정체될 경우 메이크업·헤어 부문 다각화가 리레이팅 열쇠가 될 수 있다.
③ 자사주 매입 카드
네슬레 보유 지분 인수는 주당가치에 긍정적이지만, 대규모 현금 소요로 순차입 부담이 늘 수 있다. 단기간 ‘저점 방어’용이지만 근본적 성장 촉매는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기억해야 할 용어·개념
• 언더퍼폼(Underperform) – 동일 섹터 평균 대비 수익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다.
• 믹스 효과(Mix) – 제품 구성을 더 고가·고마진 상품으로 전환해 매출·마진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 베이시스 포인트(bp) – 1bp는 0.01%p(퍼센트포인트)다. 마진 변화 폭을 세밀히 표현할 때 사용된다.
종합하면, 로레알은 여전히 세계 최대 뷰티 기업이지만 안정적 성장 구조가 위협받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제프리스의 목표주가 340유로는 시가총액 약 1,810억 유로 수준을 암시한다. 향후 실적 추이와 중국 소비 회복 여부가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