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스, ‘니베아 성장 둔화·라프레리 부진’ 이유로 베이어스도르프 투자의견 하향…목표주가 19% 낮춰

독일 생활용품 기업 베이어스도르프(Beiersdorf)가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Jefferies)로부터 투자의견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강등됐다. 제프리스는 목표주가를 125유로에서 101유로로 19% 하향 조정하며, 핵심 브랜드 니베아(Nivea)의 성장 정체와 럭셔리 스킨케어 부문 라프레리(La Prairie)의 회복 지연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2025년 9월 16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이 확보한 제프리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새 목표주가 101유로는 전 거래일 종가(94.40유로) 대비 상승 여력이 7%에 그쳐 이전 예상치 대비 크게 위축됐다. 제프리스는 “니베아의 유기적 성장률이 4%를 밑도는 한 주가 재평가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니베아는 베이어스도르프 소비재 부문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지만, 2025년 상반기 유기적 성장률은 고작 1%에 머물렀다. 회사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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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에서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선케어 시장에서 ‘니베아 SPF 50’이 자사 상품 대비 세 배 가격인 이유를 소비자에게 설명하기가 갈수록 어렵다

”고 토로했다.

베이어스도르프는 8월 출시한 ‘니베아 에피셀라인(Epicelline) 세럼’을 성장 회복 카드로 내세웠다. 경영진은 올 하반기에 30개 시장으로 확대 출시해 약 8,000만 유로 매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프리스는 제품 간 ‘카니벌라이제이션’(자사 기존 제품 판매 잠식) 가능성을 들어 순매출 기여도를 4,500만 유로로 낮춰 잡았다.


라프레리, 여행 소매 채널 재고조정·중국 수요 약화로 ‘휘청’

코로나19 이전 소비재 매출의 10% 이상을 책임졌던 라프레리의 비중은 2024년 기준 5% 아래로 떨어졌다. 2025년 상반기 매출은 10.8% 감소했으며, 제프리스는 여행 소매(travel retail) 부문의 지속적 재고조정(destocking)과 중국 내 수요 약화를 주된 배경으로 지목했다.

제프리스는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더마 브랜드미용 시술로 대체하고 있어 라프레리의 중장기 성장률은 한 자릿수 초반에 머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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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퍼지는 ‘디스-인플루언싱(dis-influencing)’ 트렌드도 브랜드 정체성 약화의 징표”

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수익성 전망도 압박…‘순현금 45억 유로 활용 미흡’ 지적

제프리스는 2026년 그룹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14.2%에서 14.1%로 10bp(1bp=0.01%p) 하향해 컨센서스(14.3%)를 소폭 밑돌도록 조정했다. 2025·2026 회계연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각각 4%, 2%씩 하향됐고, 주주 입장에서 중요 지표인 ‘자기자본 프리 캐시플로 수익률(FCFE Yield)’은 5.2%로 상향됐지만 여전히 네슬레·유니레버 수준에 머무른다.

특히 순현금 45억 유로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해 기업가치에 10%의 할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프리스는 “니베아의 재도약과 라프레리의 불확실한 턴어라운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2011~2017년 전략 사이클처럼 일시적 판촉으로 매출을 끌어올리지만 모멘텀 유지에 실패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용어 설명 및 시장 영향 분석

Destocking(재고조정)은 유통업체나 리테일러가 기존 재고를 소진하며 신규 주문을 줄이는 현상을 뜻한다. 이는 제조사 매출 감소로 직결된다. Dis-influencing은 SNS 인플루언서가 특정 제품 구매를 ‘말리는’ 콘텐츠를 만드는 트렌드로, 고가 화장품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또, FCFE Yield(자기자본 프리 캐시플로 수익률)은 기업이 주주에게 잠재적으로 돌려줄 수 있는 현금흐름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투자 매력도를 가늠하는 지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베이어스도르프 주가 방향은 니베아의 신제품 판매 속도와 라프레리의 재고 정상화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진단한다. 동시에 현금 자원을 활용한 인수·합병(M&A)이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가시화될 경우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이 완화될 수 있다는 견해도 제시된다.

투자자 유의 베이어스도르프는 DAX 지수 편입 종목은 아니지만, 유럽 소비재 업종 내 대표적인 중형주로 간주된다. 유사 사업 구조를 가진 로레알(L’Oréal)·슈바르츠코프(Schwarzkopf) 등과 비교해 영업이익률이 낮고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관건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