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데이비드 제르보스가 연준이 이미 시기를 놓친 만큼 과감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5년 8월 14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제프리스(Jefferies)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제르보스는 ‘더 익스체인지(The Exchange)’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최근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깜짝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금이야말로 단행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세 차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미 0.5%p(50bp) 인하가 이뤄졌어야 한다’며 ‘노동시장 둔화를 미연에 방지하고, 오히려 100만 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르보스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동일한 인하 폭을 재차 요구하며 ‘통화정책이 명백히 제약적’이라는 점을 논거로 들었다.
1. 연준 의장 후보군 확대와 ‘시장 출신’의 강점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가 내년 만료되는 가운데, 교체 후보는 당초 3~4명에서 최근 10여 명으로 늘어났다. 제르보스와 블랙록(BlackRock)의 채권 전략가 릭 리더(Rick Rieder)는 후보군 가운데 시장 경험이 더 두드러진 인물로 꼽힌다. 그는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 보다 시장 친화적·시장 유능한 인력이 투입되는 것은 대단한 이점’이라고 말했다.
2. PPI·노동시장·AI 효과에 대한 시각
7월 PPI는 예상치를 웃돌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아직 남아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제르보스는 ‘이번 숫자가 내 시각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AI와 첨단 기술이 공급 측면의 디스인플레이션(물가 하방 압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며, 이를 전제할 경우 최대 2%p(200bp) 인하까지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을 향해 ‘최대 3%p(300bp) 인하’까지 요구하며 거센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르보스는 ‘300bp 전부엔 동의하기 어렵지만 200bp까지는 수긍할 여지, 그 이하도 기술·AI 논리가 충분히 뒷받침된다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3. 다른 후보들의 동조와 정치적 부담
같은 날 미 경제학자 마크 서머린(Marc Sumerlin)도 ‘연준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며 50bp 인하를 지지했다.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에 대해 제르보스는 ‘그 직위에 오르는 순간 정치적 과정에 휘말린다는 점은 자명하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사실에 근거해 의회의 고유한 이중 책무(물가 안정·완전고용)를 성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4. 용어·배경 해설*
•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 미국 상업은행들이 하루 동안 초과지준을 서로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로, 연준이 직접 목표 구간을 설정해 시중 금리 전반을 조정한다.
• 베이시스포인트(bp): 1bp는 0.01%p를 의미한다. 50bp 인하는 0.50%p, 200bp 인하는 2.00%p에 해당한다.
또한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생산 단계에서 측정된 물가로 ‘파이프라인(공급망) 인플레이션’의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AI·클라우드·로봇공학 등 공급 혁신은 생산단가를 낮추어 구조적 물가 하락 요인이 된다는 것이 제르보스의 주장이다.
5. 기자의 관전 포인트
연준이 향후 12개월 내 실질 금리 경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미·글로벌 증시 변동성과 직결될 전망이다. 시장 출신 인사가 의장에 오를 경우, 금융시장과 정책 커뮤니케이션 간 속도·정확성이 단기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50~200bp 수준의 대폭 인하는 달러 약세·신흥국 자본 흐름, 그리고 장기 국채수익률(Yield) 변동성 확대를 동반할 수 있어 투자자들은 대응 전략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