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위브(CoreWeave, 나스닥: CRWV) 주가가 21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진행된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3%까지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유동성 공급사 제인 스트리트 그룹(Jane Street Group)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Schedule 13G 서류를 제출해 5.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한 데 따른 즉각적인 반응으로 풀이된다.
2025년 8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제인 스트리트는 해당 서류에서 19,994,532주의 코어위브 클래스 A 보통주를 ‘실질적 보유’(beneficial ownership)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시는 제인 스트리트가 코어위브의 네 번째로 큰 주주가 됐음을 의미한다.
Schedule 13G vs. 13D – 무엇이 다른가
“Schedule 13G는 투자자가 발행주식의 5% 이상을 취득했을 때,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의사가 없을 경우 제출하는 짧은 형식의 공시 문서다.”
반면, 경영 참여나 이사 선임 등 ‘행동주의’(activist) 목적을 갖고 지분을 취득할 때는 보다 상세하고 엄격한 Schedule 13D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제인 스트리트의 13G 제출은 코어위브에 대해 ‘순수 투자’ 목적임을 암시한다.
제인 스트리트 그룹은 글로벌 ETF·옵션·주식·채권 등 다양한 자산군에서 시장조성(market making)과 트레이딩을 수행하는 퀀트(quantitative) 기반의 대형 투자사다. 통상 고빈도매매(HFT) 전략과 복잡한 파생상품 구조를 통해 낮은 변동성 내에서 일관된 수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어위브는 최근 AI·클라우드 GPU 인프라 수요 확대로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2024년 하반기 나스닥에 직상장(Direct Listing)한 뒤 기관투자가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NVIDIA, AMD의 고성능 GPU 리소스를 전문적으로 임대해 생성형 AI 학습용 클러스터를 제공한다는 사업 모델이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시간외 거래란?
미국 증시는 정규장(동부시간 09:30~16:00) 이후에도 ‘애프터마켓(After-hours)’ 거래가 가능하다. 이 시간대에는 유동성이 낮아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특성이 있지만, 주요 공시·실적 발표 직후 투자자들이 즉각적으로 포지션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코어위브의 사례처럼, 대형 지분 공시가 발표될 경우 시간외에서 급격한 가격 변동이 일어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향후 관전 포인트
제인 스트리트는 ‘수동적 투자자’임을 명시했지만, 이들이 대규모 유동성 공급자로서 시장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2025년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기관투자가의 수급 동향이 코어위브 주가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향후 13F 보고서(미국 대형 기관의 분기별 보유 종목 보고) 등을 통해 제인 스트리트의 정확한 포지션 변화가 공개될 경우, 다른 헤지펀드·패시브 펀드가 이에 ‘미러링’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알아두면 좋을 용어 설명
① Schedule 13G: 미국 증권법(Section 13(d))에 따라, 특정 종목 지분율이 5%를 초과한 투자자가 경영권 영향 의도 없이 보유 사실만 보고할 때 사용하는 양식.
② Schedule 13D: 동일 기준 5% 초과 지분 보유 시 경영 참여 목적이 있으면 작성해야 하는 장문의 보고서. 주주 행동주의 펀드가 주로 제출.
③ Beneficial Ownership: 주식의 법적 소유주가 아니더라도 의결권·배당 등 경제적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경우를 의미.
전문가 한마디
뉴욕 소재 대형 프라임 브로커 관계자는 “제인 스트리트의 13G 제출은 시장에 ‘안도 신호’를 줄 수 있다”면서 “행동주의 리스크가 없다는 점에서 코어위브 경영진 입장에서도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고성능 GPU 수급 이슈와 AI 인프라 단가 하락 등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여전히 변동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코어위브와 제인 스트리트는 이번 지분 공개에 대해 추가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