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경계 속 유럽 증시 보합…방산주 상승·개별 기업 혼조

유럽 주요 주가지수가 21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최하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통화정책의 향후 방향성이 제시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2025년 8월 2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은 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07시 04분에 전일 대비 변동이 없는 0.00%를 기록했다. 지역별 대형 증시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으며, 독일 DAX·프랑스 CAC40·영국 FTSE100 등 주요 지수 또한 박스권에 머물렀다.

European market chart

잭슨홀 심포지엄이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매년 8월 열리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의 국제 경제회의다. 각국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부 관료, 학계·시장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거시경제와 통화정책을 논의한다.

1982년 첫 개최 이후 주요국 통화정책의 분수령이 되는 발언이 다수 나오며 ‘중앙은행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올해 회의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의장직을 수행하며 마지막으로 연설한다. 시장은 그의 발언에서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혹은 고금리 유지 기간에 대한 힌트를 찾으려 한다.

경제 지표 일정도 눈길을 끈다. 이날 유로존·프랑스·독일·영국 등 4개 지역의 8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발표될 예정이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수축을 판단하는 선행지표다.


지정학 리스크도 장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이 물밑에서 거론되는 가운데, 독일 정부는 평화협정 체결 시 우크라이나 주둔 평화유지군 파견 여부를 두고 내부적으로 이견을 노출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는

“모스크바를 배제한 채 우크라이나 안보를 논의하는 시도는 ‘결코 결실을 맺을 수 없는 길’

이라고 반발했다.

방산주(디펜스 섹터)는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1% 상승하며 최근 약세를 만회했다. 이번 주 초 평화 기대감으로 낙폭이 컸던 종목들이 방어력을 회복한 모습이다.


개별 종목 동향

노르웨이의 Aker BP는 영국·노르웨이 국경 인근 북해 Yggdrasil(이그드라실) 유전 지대에서 대규모 원유를 발견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3.1% 뛰었다. 회사 측은 “상업적 생산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반면 덴마크 바이오기업 Novonesis는 2분기 실적을 공개한 직후 7.1% 급락했다. 시장 예상치를 밑돈 매출과 수익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Oil rig in North Sea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잭슨홀 연설이 유럽뿐 아니라 글로벌 자산 가격의 중·단기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미 연준이 조기 완화로 방향을 튼다면, 상대적 달러 약세유로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 부근으로 충분히 하락하지 않은 만큼, 파월 의장이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경우 “긴축 장기화-주가 부담” 시나리오가 부각될 수 있다는 경계도 존재한다.

증권가에서는 STOXX 600이 중요한 기술적 지지선인 450선을 재차 시험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실적 모멘텀이 견조한 방산·에너지·필수소비재 업종에 대한 ‘디펜시브(방어적) 비중 확대’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PMI 발표 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서비스업 둔화가 심화될 경우, ECB가 12월 이전에 ‘동결→인하’ 모드로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PMI chart


용어 설명
STOXX 600은 유럽 17개국 600개 대형·중형·소형주로 구성된 광범위 지수로, ‘유럽판 S&P 500’으로 불린다. PMI(Purchasing Managers’ Index)는 제조·서비스 기업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지수로,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이를 종합하면, 잭슨홀 심포지엄 결과와 PMI 지표가 조만간 유럽 증시의 다음 행보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