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개막 앞두고 보합권에 머문 유럽 증시

유럽 주요 증시는 21일(현지시간) 잭슨홀 심포지엄 개막을 앞두고 방향성을 탐색하며 전반적으로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DAX 지수는 0.1% 상승했고, 영국 FTSE 100 지수 역시 0.1% 올랐다. 반면 프랑스 CAC 40 지수는 0.2% 하락했다.

유럽 증시

2025년 8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이날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과 곧 발표될 유로존 8월 제조·서비스업 PMI(예비치) 결과를 예의주시하며 관망세를 유지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이 22일(현지시간) 예정된 연설에서 9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단서를 제시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 배경 설명
잭슨홀 심포지엄은 매년 8월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국제 중앙은행 회의다. 1982년부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해 왔으며,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 총재·경제학자·정책 입안자들이 모여 글로벌 통화·경제 현안을 논의한다. 시장에서는 이 자리에서 제시되는 발언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곤 한다.


■ 잭슨홀 관전 포인트

파월 의장은 올해 회의에서 사실상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르게 된다.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는 이달 초 발표된 비농업부문 신규고용(Non-Farm Payrolls)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여파로 9월 0.25%p 금리 인하 기대가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미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이 암시하는 9월 인하 확률은 하루 전 84%에서 80%로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우세한 상황이다.

이번 행사에는 파월 의장 외에도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 등이 패널로 참석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유럽과 영국 역시 물가 안정과 경기 둔화 사이에서 통화정책 미세조정이 불가피해진 만큼, 세 인물의 발언이 글로벌 채권·외환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 유럽 PMI 예비치, 프랑스가 첫 스타트

이날 오전 먼저 공개된 프랑스 8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49.7로 전월(48.5) 대비 크게 개선됐다. 제조업 PMI 역시 49.9로 31개월 만의 고점을 찍었고, 서비스·제조 합산 지표인 컴포지트 PMI49.8로 상승했다. 50선에 근접했다는 것은 침체 국면에서 탈피해 ‘성장과 수축의 경계선’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다만 50을 넘지 못해 확장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단언하긴 이르다.

유로존 전체, 독일, 영국의 PMI 역시 곧 발표될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유럽중앙은행의 정책 스탠스와 유럽 증시 흐름이 추가로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


■ 기업 실적 소식

실적시즌 막바지에도 일부 종목이 주목을 받았다.

영국 소매업체 WH 스미스(WH Smith)는 북미 부문에서의 공급업체 인센티브 수익을 과도하게 조기 인식했던 사실이 내부 감사 과정에서 드러나며, 연간 순이익 전망을 약 3,000만 파운드 하향 조정했다.

네덜란드 보험사 에이곤(Aegon)은 올 상반기 미국 사업 호조에 힘입어 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회사는 자사주 매입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고, 중간 배당을 19%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핀란드 부동산업체 코야모(Kojamo)는 2분기 매출이 소폭 늘었으나, 보유 부동산 평가손실 탓에 수익성은 악화됐다.

영국 공학기업 레니쇼(Renishaw)는 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보다 빨리 나타나면서 2025회계연도 순이익이 가이던스 상단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 갈등 심화에 따른 관세 부담 우려를 어느 정도 덜어냈다는 평가다.


■ 국제유가, 수요 회복에 3거래일째 상승

유가도 강세를 이어갔다. 21일 03:40(미 동부시간) 기준 브렌트유 10월물은 배럴당 67.37달러(+0.8%)로, WTI 10월물은 63.33달러(+1.0%)로 거래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직전 주 미국 원유 재고는 600만 배럴 감소했고, 휘발유 재고 역시 270만 배럴 줄어 예상치를 웃돌았다. 피크 시즌인 여름 휴가철에도 미 소비가 견조하다는 근거로 해석되며, 경기 둔화 우려를 일정 부분 상쇄했다.


■ 종합 전망 및 시사점

현재 미국·유럽 모두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과 경기 둔화 사이에서 통화정책 ‘연착륙’ 여부를 가늠하고 있다. 잭슨홀 연설에서 파월 의장이 ‘데이터 의존적 접근’을 재확인할 경우 9월 인하 기대는 유지되겠지만, 물가 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표할 경우 인하 확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1) 잭슨홀 발언, 2) 유럽·영국 PMI 발표, 3) 주요 기업의 하반기 실적 가이던스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 특히 단기 금리·채권 변동성 확대에 유의하면서, 원자재·통화·주식 간 상관관계 변화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