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현지시간 18일(월) 저녁, 미국 주가지수 선물가격이 소폭 등락에 그치며 사이드라인에 머무르는 모습이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과 대형 소매업체들의 2분기 실적 공개를 앞두고 결정적인 매수·매도 단서를 찾기 어렵다며 관망세를 유지했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월가의 관심은 주요 경제 이벤트가 몰려 있는 주간(週刊)의 첫 거래일 밤에도 잭슨홀 연준 심포지엄(Jackson Hole Symposium)으로 쏠렸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주도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휴전 중재 시도가 시장 변수로 부상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자극했다.
이날 20시 27분(미 동부시간) 기준, S&P 500 선물은 6,467.50포인트에서 보합권을 유지했고, 나스닥 100 선물은 23,786.25포인트로 0.1%가 채 안 되는 하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30 선물 역시 44,975.0포인트에 머물러 방향성을 찾지 못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인텔(NASDAQ: INTC)이 시간 외 거래에서 5.4% 급등하며 눈에 띄었다. 일본 소프트뱅크(도쿄증권거래소: 9984)가 20억 달러(약 2조7,0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발표한 덕분이다. 메모리·파운드리 경쟁 심화로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인텔에게는 가뭄 속 단비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잭슨홀 앞두고 좁은 박스권…연준의 금리 힌트 주목
월가 3대 지수는 잭슨홀 심포지엄을 앞두고 하루 종일 좁은 변동폭을 오갔다. 이번 심포지엄은 연방준비제도(Fed)가 매년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학술회의로, 세계 중앙은행 총재와 학계·시장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통화정책의 향배를 논의한다. 특히 제롬 파월 의장이 23일(금) 예정된 기조연설에서 내놓을 메시지는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공포를 동시에 자극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 노동시장의 일부 냉각 징후와 소비자물가(CPI) 둔화 조짐이 포착되자, 시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p(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60% 이상으로 반영해 왔다. 그러나 7월 생산자물가(PPI)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인하 지렛대’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대중(對中)·대EU 관세의 인플레이션 파급 효과도 변수로 거론된다.
파월 의장은 올해 들어 “정책 경로에 대해 데이터 기반(데이터 디펜던트) 접근을 유지하겠다”는 원칙론만을 고수하며, 물가와 고용 흐름이 명확해질 때까지 사실상 ‘인하 여부 유보’ 입장을 유지해 왔다.
월요일 정규장에서 S&P 500 지수는 6,449.16포인트로 보합 마감했고, 나스닥 종합은 21,629.77포인트에서 소폭 상승 마감했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4,912.19포인트로 소수점 두 자리 하락했다.
소매업체 실적·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논의 동시 주목
이번 주에는 월마트(NYSE: WMT), 타깃(NYSE: TGT), 홈디포(NYSE: HD), TJX(NYSE: TJX) 등 미국 대표 소매업체들이 6월 분기(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특히 시장 점유율 1위인 월마트의 실적과 가이던스는 미국 소비자의 체력을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로 평가된다. 관세로 인한 가격 전가 여부와 재고 회전율이 핵심 포인트다.
테크·중국 ADR(미국예탁증서) 종목으로는 알리바바(NYSE: BABA), 바이두(NASDAQ: BIDU), 워크데이(NASDAQ: WDAY), 아날로그디바이스(NASDAQ: ADI)가 순차적으로 실적을 발표한다. 실리콘밸리와 중국 플랫폼 기업들의 클라우드 성장률과 비용 절감 성과가 주목된다.
지정학적 측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EU 정상들과 회동한 사실이 이슈로 떠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건설적 회담을 가졌다“며, 조만간 젤렌스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한자리에 모아 3자(三者) 평화 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은 포괄적 평화협정으로 가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용어 중간 점검: 잭슨홀 심포지엄이란?
잭슨홀 심포지엄은 1978년 이래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관해 온 연례 학술회의다.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학자, 투자업계 리더들이 모여 각국 통화정책과 거시경제 이슈를 토론한다. 주요 연설이 실시간 중계되며, 시장은 이를 통해 금리·유동성·자산가격 전망을 신속히 반영한다. 예컨대 2010년 잭슨홀에서 벤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QE2)를 시사하자 글로벌 자산 시장이 강세로 전환된 사례가 유명하다.
기자 관전 포인트 및 전망
1) 파월 의장의 ‘톤’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인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인지에 따라 9월 FOMC 예상이 급변할 가능성이 크다.1
2) 소매업체 실적은 관세 충격을 1차적으로 흡수하는 소비재 섹터가 어닝 리세션을 돌파할지 확인할 기회다. 월마트 실적이 견조하다면, 미 소비경기 연착륙 시나리오가 힘을 얻을 수 있다.
3)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이 현실화될 경우, 에너지·곡물 가격 변동성이 완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층 누그러질 가능성이 있다.
종합하면, 이번 주 미국 증시는 ‘거시(연준)–미시(기업실적)–지정학’ 세 갈래 뉴스가 교차하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입과 월마트의 재무제표,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 행보까지 삼중(三重) 이벤트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