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인사이트] 미국 내 개인재정 전문가이자 변호사인 재스프리트 싱(Jaspreet Singh) 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5가지 ‘돈 관리 실수’를 짚어냈다. 그는 각 단계별 재무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잘못된 소비 관성을 끊어야만 ‘진짜 부(富)’를 축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5년 8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싱은 자신의 최신 영상에서 “단순히 월급이 적거나 충동구매가 많아서가 아니라, 우선순위 설정 자체가 잘못되어 있기 때문에 상당수가 재무적으로 여유를 갖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동일 날짜에 발표된 찰스슈왑 2025 모던 웰스 설문조사 결과와도 맞물린다. 해당 조사에서는 미국인 27%가 ‘평생 재정적 안정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고 답했고, 25%는 ‘크게 바꿔야만 가능하다’고 답했다.
1. 목돈 운용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우선순위’ 부재
싱은 인간의 발달 과정을 ‘기기(Crawl)–걷기(Walk)–달리기(Run)’로 비유해 재정 단계도 구분했다.
“고금리 부채를 지고 있다면, 당신은 아직 기다. 주식 10% 수익률을 노리기 전에 15~28%까지 치솟은 신용카드 이자부터 없애라.”
그에 따르면 한 달 2,000달러의 긴급자금을 확보하면 ‘걷기’ 단계에 들어서며, 이후 배당주·부동산·ETF 등 장기 자산에 투자해 ‘달리기’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2. ‘800점’ 신용점수 맹신의 함정
신용평가사 엑스페리언(Experian)은 2025년 3월 기준 미국인 23%가 FICO 800점 이상 ‘최우수’ 등급이라고 발표했다. FICOⓇ 점수란 대출 상환 이력과 부채 수준에 따라 300~850점으로 산정되는 신용지표다. 그러나 싱은 “신용점수는 단지 ‘어떻게 빚을 잘 갚았느냐’를 보여줄 뿐, 자산·학력·직업 성공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점수가 높아 대출이 쉬워지더라도, 감가상각이 큰 자동차처럼 가치가 떨어지는 품목을 할부로 사면 부를 모으기 더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3. ‘가짜 부자’ 라이프스타일 경계
높은 연봉을 근거로 과시적 소비를 이어가는 행태를 그는 ‘리빙 페이크 리치(Living Fake Rich)’라 표현했다. 고가 주택을 마련한 뒤 모기지를 갚아도 재산세·보험·유지보수·공과금이 평생 따라붙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싱은 소득 활용 비율을 75-15-10 규칙으로 제시했다. 즉 전체 소득의 최대 75%만 지출하고, 15%는 투자, 10%는 저축으로 배분하라는 의미다.
특히 ‘집은 투자’라는 통념에 대해 그는 “대출 초기에는 상환금의 대부분이 원금이 아닌 이자로 빠져나간다”며, 추가 자산군으로 사업체나 임대용 부동산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4.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 부족
싱은 “시간이 곧 돈”이라며, 세차·잔디깎기·가사노동 등 반복적 업무를 아웃소싱해 확보한 시간을 부업 창업 또는 가족과의 여유에 쓰라고 제안했다. 또한 도서·온라인 강좌·전문 자격 등에 돈을 쓰는 것은 ‘성장 마인드셋’을 키우는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 예금만 고집하는 사람들에게도 경고했다. “낮은 이자, 소득세,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실질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수 있다”며, 인덱스펀드처럼 저비용·분산 투자 상품을 장기 보유하라고 조언했다. 이는 ‘S&P 500 인덱스펀드’를 최고 투자법으로 꼽아온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의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5. ‘라스베이거스식 투자’의 유혹
단기간 높은 수익을 쫓아 암호화폐·옵션 등 고위험 상품에 몰두하는 초보 투자자들을 두고 싱은 “흥분만 있고 부는 쌓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그는 ‘꾸준함’과 ‘인내심’이 장기 부의 핵심이라며, 소액이라도 규칙적인 투자가 모든 변동성의 해독제라고 설명했다.
전문용어 한눈에 보기
• FICO 점수: 미국 페어아이작(Fair Isaac Corporation)이 개발한 신용평가 모델로, 대출 상환 이력·신용 한도 대비 사용률 등을 반영해 300~850점 사이로 산정한다.
• 인덱스펀드: 특정 주가지수(S&P 500 등)를 기계적으로 추종해 ‘시장 평균’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패시브 펀드. 운용보수가 낮아 장기투자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옵션: 미래의 일정 시점에 미리 정해둔 가격으로 특정 자산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파생상품. 잠재수익이 큰 대신 손실 위험도 높다.
시사점 및 기자 코멘트
싱의 조언은 ‘고수익·저위험’ 같은 마법은 없다는 점을 재차 확인시킨다. 특히 한국에서도 마이데이터·빅테크 대출 확산으로 신용점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점수 관리와 부의 축적은 별개라는 메시지는 시의적절하다. 또한 주택을 ‘반드시 오르는 자산’으로 여겨 과도한 대출을 떠안는 국내 소비자에게도 75-15-10 규칙은 유용한 참고 지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