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랜드로버(Jaguar Land Rover)가 미국에서 12만1,500대가 넘는 레인지로버 및 레인지로버 스포츠 차량을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8월 13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리콜은 앞 서스펜션 너클(전륜 휠 허브를 지지·고정하는 부품)에서 균열이 발견된 데 따른 조치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공식 성명을 통해 “JLR이 보고한 결함이 주행 안정성과 조향 성능에 잠재적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며 즉각적인 시정조치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서스펜션 너클’이란?
서스펜션 너클은 스티어링 암과 휠 베어링을 연결해 차량 하중을 지탱하면서도 조향 각도를 형성하는 핵심 부품이다. 해당 부품에 균열이 발생하면 휠이 정상 위치를 유지하지 못해 조향 불능·타이어 이탈까지 이어질 위험이 존재한다.
특히 SUV 차종은 차체 무게가 무거워 충격 하중이 크기 때문에, 유사 결함이 발견될 경우 사고 규모가 대형화될 가능성이 높다.
리콜 대상·절차
NHTSA 리콜 문건에 따르면, 이번 조치에는 2022~2023년식 레인지로버·레인지로버 스포츠가 포함된다※1. 정확한 모델·제조 기간 및 VIN(차대 번호) 범위는 추후 개별 통지서를 통해 소유주에게 안내될 예정이다.
차량 보유자는 인근 재규어 랜드로버 공식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무상으로 신형 서스펜션 너클 교체를 받을 수 있다. 이미 동일 부품을 자비로 교체한 경우, 영수증 제출 시 환급이 가능하다.
Tata Motors 산하 JLR, 잦은 리콜에 ‘브랜드 신뢰’ 시험대
재규어 랜드로버는 2008년 인도 자동차 기업 Tata Motors에 인수된 이후 프리미엄 SUV 시장 확대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품질 관련 리콜이 반복되면서 브랜드 이미지와 비용 부담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JLR이 첨단 알루미늄 플랫폼과 복합 소재를 확대 적용하는 과정에서 생산 공정·내구성 검증에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리콜로 인한 직접 수리비·딜러 보상뿐 아니라, 향후 잠재적 집단소송 리스크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소비자 안전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다.” — NHTSA 안전 감독 부서 관계자※2
NHTSA는 리콜 결정 배경을 설명하며 “균열로 인한 파손이 주행 중 일어날 경우 충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까지 해당 결함으로 인한 사망 사고 보고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리콜 제도 간략 해설
미국 연방 도로교통안전법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사는 안전 관련 결함을 인지한 후 5일 이내 NHTSA에 보고해야 한다. 이후 NHTSA는 증빙 자료 검토 후 리콜 번호를 부여하고 관련 정보를 웹사이트( recalls.nhtsa.gov )에 공개한다.
소유주는 해당 사이트에서 VIN 조회를 통해 리콜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제조사는 우편 및 이메일로도 공식 안내를 해야 한다. 리콜 비용은 전액 제조사 부담이 원칙이다.
앞으로의 전망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단기적 재무 충격보다 장기적 브랜드 신뢰도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EV·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앞둔 JLR이 품질 관리 체계를 강화하지 못할 경우, 프리미엄 시장 내 점유율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반면, 신속한 리콜·무상 수리와 투명한 정보 공개는 고객 만족을 높여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JLR 관계자는 “세이프티 이슈를 최우선으로 두고 모든 고객에게 신속히 조치하겠다”고 전했다.
※NHTSA(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1 제조연월 등이 추가로 확인될 예정.
※2 로이터 인터뷰 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