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변동성 확대… 테슬라·나이키 상승, 안호이저-부시·레비티 급락

뉴욕 증시가 28일(현지시간) 장중에 큰 폭의 종목별 변동성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미국-유럽연합(EU) 무역 협정이 각 산업에 미칠 파장을 가늠하며 매매에 나섰다.

2025년 7월 28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EU와 미국이 체결한 새 무역 합의에는 총 7,5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구매와 EU산 제품에 대한 15%의 포괄적 관세가 포함됐다. 이로 인해 맥주, 자동차, 반도체, 에너지 등 여러 업종 주가가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였다.

맥주주(Beer stocks)는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네덜란드 양조업체 하이네켄(Heineken)이 올해 판매량이 ‘정체(Flat)’될 것이라고 밝힌 데다, 새 관세가 소비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겹쳤다.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 주가는 5% 떨어졌고, 몰슨 쿠어스(Molson Coors)는 2% 이상 하락했다. 하이네켄 자체도 7% 급락했다.

나이키(Nike)는 4% 상승했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운동화 및 의류 수요 회복과 중국 시장 정상화”를 근거로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에서 ‘비중 확대(Overweight)’로 상향했다. 증권가에서 회복 가능성을 언급하자 개인과 기관 매수세가 유입됐다.

레비티(Revvity)는 실적 전망 조정 여파로 10% 넘게 급락했다. 회사는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연간 희석주당순이익(EPS) 전망을 주당 4.85~4.95달러로 하향 조정했는데, 이는 종전 4.90~5.00달러에서 낮춘 수치다. 중간값(4.90달러)은 월가 컨센서스(4.93달러)를 하회했다.

테슬라(Tesla)는 4% 가까이 올랐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SNS를 통해 “삼성전자와 165억 달러(약 16.5억 달러가 아님) 규모의 차세대 차량용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테슬라가 차세대 완전자율주행(FSD) 컴퓨터에 적용할 4나노미터(㎚) 칩을 제작할 예정이다.

에너지주(Energy stocks)는 EU가 미국산 에너지를 7,500억 달러어치 장기 구매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으로 동반 상승했다. 벤처 글로벌(Venture Global)이 4% 이상, 뉴 포트리스 에너지(New Fortress Energy)가 5% 뛰었고, 셰니어 에너지(Cheniere Energy)·넥스트디케이드(NextDecade)가 약 2% 올랐다. 데번 에너지(Devon Energy) 역시 3% 넘게 상승했다.

반도체 장비·제조사도 강세였다. 미국 예탁증서(ADR) 형태로 거래되는 ASMLSTMicroelectronics는 각각 3% 상승했다. 삼성-테슬라 계약으로 고급 노광장비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기대와, 양측 무역협정으로 관세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영향이 겹쳤다. ASML은 삼성전자의 극자외선(EUV) 장비 최대 공급업체다.

반면 스텔란티스(Stellantis)는 5% 가까이 하락했다. 이번 합의로 적용되는 15% 관세가 크라이슬러·지프·피아트 등 유럽산 자동차 브랜드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는 “장기적으로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이저듀티(PagerDuty)는 매각 가능성 보도 이후 8% 급등했다. 로이터는 “복수의 원매자가 관심을 표명해 회사가 전략적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 시스템즈(Cisco Systems)는 에버코어(Evercore ISI)가 투자의견을 ‘아웃퍼폼(Outperform)’에서 ‘인라인(In Line)’으로 강등하며 2% 가까이 밀렸다. 반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는 울프리서치(Wolfe Research)가 ‘동종(Peer) 대비 수익률’에서 ‘아웃퍼폼’으로 상향하면서 2% 상승했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에너지·반도체·자동차 등 주요 산업이 동시에 관세 체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이 커지지만, 1장기적 실적 흐름수출·원가 구조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 뉴욕의 한 펀드매니저

아직 합의 세부 문구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시장은 “최악은 피했다”는 인식과 “소비 둔화와 관세 비용 증가가 겹칠 것”이라는 우려 사이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맥주·자동차 업종은 관세 전가가 쉽지 않은 ‘가격탄력적 소비재’이기에 추가 하락 리스크가 크다.

Overweight·Neutral·Consensus 등 애널리스트 용어가 생소할 수 있다. ‘Overweight’는 해당 종목 비중을 벤치마크 지수 대비 높이라는 권고, ‘Neutral’은 시장 평균 수준을 의미한다. ‘Consensus(컨센서스)’는 금융정보 제공업체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추정치 평균을 뜻한다.

결국 이번 장중 흐름은 무역 정책→산업별 실적 전망→투자의견 변경이라는 연쇄 반응이 주가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생생히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연준 금리, 글로벌 성장률이 결합될 경우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투자자들은 개별 기업 이슈(테슬라-삼성 계약, 레비티 가이던스 하향)와 거시 변수(관세·에너지 수급)를 구분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나설 필요가 있다. 특히 반도체 장비(ASML), 에너지 인프라(Venture Global)처럼 구조적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