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칼럼] 트럼프式 ‘30% 일괄 관세’ 재부상 – 인플레이션·연준·글로벌 공급망 균형을 뒤흔들 5년 로드맵

■ 서론 : 2025년 8월 1일, 세계 교역 질서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는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30% 일괄 관세’ 시행 시한이 임박했다. EU·중국에 국한되지 않고 150여 개국 전방위 부과를 시사한다는 점에서, 이는 2018~2019년 무역전쟁과는 차원이 다른 글로벌 디글로벌라이제이션 2.0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본 칼럼에서 향후 최소 1~5년, 길게는 10년에 걸쳐 펼쳐질 구조 변화를 다음 다섯 축—①인플레이션 파동, ②연준·통화정책, ③기업 실적·밸류에이션, ④공급망·지정학, ⑤자산배분 전략—으로 나눠 종합 진단한다.


1. 관세 메가사이클이 촉발할 2차 인플레이션

데이터① 미 상무부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상품수입 총액 3조1,900억 달러 중 대중·대EU·대멕시코·대캐나다가 52%를 차지했다. 이를 단순 30%로 환산하면 5,000억 달러 규모 비용이 경제에 새로 이식된다.

시나리오 비교 표

구분 현재(가중평균 5.7%) 관세 15% 절충안 관세 30% 전면안
연간 수입부담(추산) 1,800억$ 4,300억$ 8,900억$
소비자물가 추가 상승률 +0.5%p +1.4%p +2.7%p
코어 PCE 목표(2%) 복귀 시점 2026년 초 2027년 하반기 2029년 이후

즉, 2% 물가 목표 달성을 최소 2~3년 지연시키는 ‘인플레 2차 충격’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 기업이 당장 관세를 흡수하더라도 마진 압박이 누적되면 2026~2027년 가격 전가가 불가피하다.


2. 연준(Fed)의 반응 함수 : 금리 인하·QT 종료·YCC 가능성까지

칼쉬·CME 페드워치·폴리마켓의 합성 확률은 ‘7월 동결 100%, 9월 -25bp 67%’다. 그러나 관세가 현실화되면 ①9월 인하 철회→12월로 연기, ②2026년까지 실질금리 +1% 유지, ③QT(양적긴축) 조기 종료 시나리오로 바뀔 것이다.

파월 의장은 공개석상에서 “관세·재정정책 등 공급측 요인은 통화정책이 해결하기 어렵다”는 스탠스를 유지한다. 하지만 물가 목표 균형이 흔들릴 경우 최후엔 일본식 수익률곡선관리(YCC) 같은 ‘비전통적 완화의 복귀’가 필요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 섹터・기업 실적 : 누가 웃고, 누가 우나?

(1) 이익 훼손 맵

  • 직격탄 : 자동차(OEM·부품), 의류·완구, 소비전자, 화학, 생활용품(P&G 등)
  • 간접 타격 : 반도체 장비·소재(중국 CAPEX 감소), 해운·물류, 유럽 사치재(LVMH)
  • 수혜 예상 : 미국 내산 인프라(에너지 파이프라인·전력설비), 철강·알루미늄, 리쇼어링 자동화장비(로크웰), 농축산 유통(트랙터서플라이)

FactSet 컨센서스를 관세 30% 가정 하에 다시 시뮬레이션 하면 S&P 500 순이익은 2026년 EPS 기준 -11% 하향 압력이 발생한다. PER 22배가 유지되면 지수는 5,600선까지 10% 조정 가능성이 있다.

(2) 리쇼어링 Capex 붐과 ‘Made in USA 2.0’ ETF

IRA·CHIPS Act·IIJA 인센티브에 관세보호막까지 겹치면, 2026~2028년 미국 내 제조업 설비투자 증가율이 연 12%를 넘길 전망이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도 특정 산업재 ETF(XLI)·국내 제조 리츠는 중장기 초과수익을 노릴 수 있는 구조다.


4. 글로벌 공급망·지정학 재편

중국은 이미 ‘대체 시장’으로 브릭스 확대국(사우디·UAE·이집트 등)과 위안화 결제를 추진 중이다. 유럽은 카본국경조정제도(CBAM)를 무기화해 맞불 관세를 준비한다. 그 결과 ‘무역 블록화 + 통화 블록화’ 가속이 예상된다.

구체적 로드맵

  1. 2025~2026 : 미·EU 보복 관세 상호 부과, 미·중 ‘미니딜’로 부분 완화
  2. 2027~2028 : 미 정부조달에 ‘미국+동맹 공급망 룰’ 확대, 제3국 중간재 우회 급증
  3. 2029 이후 : 달러·위안 이원 결제 체계, 다자간 FTA 대신 ‘안보동맹+무역’ 이중 협약

5. 포트폴리오 전략 : 4단계 체크리스트

① 인플레 헤지 : TIPS·금·농산물 ETF 비중 확대 (예: GLDM, DBA).
② 바벨 전략 : 리쇼어링 수혜 산업재(로크웰, 이머슨) + 고품질 성장주(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유지.
③ 달러 자산 분산 : 멕시코 페소·인도 루피 등 친미 공급망 국가 통화 채권.
④ 옵션 헤지 : VIX 콜·S&P 풋스프레드로 단기 변동성 방어.

과거 2018~2019년 사례를 보더라도 관세발 충격은 발효 6~9개월 후 주가에 본격 반영됐다. 따라서 2026년 상반기까지는 ‘불편한 호황(uneasy boom)’ 구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 : “디글로벌라이제이션 2.0, 투자자는 회피가 아니라 재배치로 대응해야 한다”

30% 관세는 단순한 세율이 아니라 국제무역→물가→통화정책→밸류에이션을 관통하는 메가 트리거다. 인플레이션이 2~3년 재점화되고, 연준은 빠른 인하 대신 ‘긴 고지’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다. 기업은 마진 압박과 공급망 재설계 비용을 동시에 떠안는다. 그러나 투자자에게 이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필자는 리쇼어링 인프라·국내 농업·산업용 소프트웨어·국방 IT가 장기 초과수익을 창출할 4대 테마라고 판단한다. 위험은 피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에 반영해 구조적 변화와 함께 성장할 섹터로 자본을 재배치하는 것이 장기 포트폴리오의 해법이다.

작성자 | 이중석 (경제 칼럼니스트·데이터 분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