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참의원 선거 앞두고 국채·엔화 변동성 확대 가능성, 투자자 긴장

【시장전망】 일본 금융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의 채권 매도세엔화 약세 속에 7월 21일 실시되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30년 만기 일본국채(JGB) 금리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이번 선거 결과가 추가 금리 상승 및 환율 변동을 촉발할지 여부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JGB Yield

이번 주 JGB는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30년물 금리를 35bp 끌어올려 3.20%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엔/달러 환율은 다중 월래 최저치까지 떨어졌고, 엔/유로 역시 약세를 보였다.


① 집권 자민·공명 연립이 과반 유지 시

시장 참가자들이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로 꼽는 것은 LDP–공명당 연립이 50석 이상을 확보해 과반을 수성하는 경우다. 다이이치생명연구소 후지시로 고이치 이코노미스트는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일본의 국가부채가 GDP 대비 약 250%로 여전히 높지만, 악화 일변도는 아니다. 선거가 끝나면 확장 재정 기대에서 비롯된 금리 상승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JGB 숏 포지션이 급격히 청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탠다드차터드 애널리스트들은 “이시바 총리가 국채 발행을 통한 감세 요구를 거부할 것“이라며 숏 포지션의 취약성을 경고했다.


② 연립이 약화되고 이시바 총리 교체 시나리오

여론조사 악화로 인해 자민·공명 연립이 과반을 상실하고 추가 연정 파트너를 물색해야 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가장 유력한 파트너로는 DPP(국민민주당)이 거론된다. DPP는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를 촉구해 왔다.

레이소나AM 후지와라 다카시 본부장은 “이번 주 장기금리 급등은 DPP 연정 참여 가능성을 시장이 선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총리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이 유력 대안으로, 그는 아베노믹스 노선을 계승하며 BOJ의 완화를 지지해 왔다. 정치 공백이 현실화되면 해외 자금이 일본 주식·엔화를 매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TD증권은 “달러/엔이 200일 이동평균선 149.70엔을 쉽게 상향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USDJPY

다이와증권 쓰보이 유고 수석전략가는 “주가 하락은 일시적일 수 있다”면서도 “이시바 총리가 잔류할 경우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돼 주가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③ 제3지대·무소속 포함 야당 약진 시

분석가들은 야권의 돌풍을 가장 파괴적인 변수로 본다. 세 야당 모두 소비세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산세이토는 아예 부가가치세(VAT)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DPP와 산세이토가 JGB 추가 발행을 요구하며 예상보다 선전한다면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는 베어 스티프닝이 심화될 수 있다.” — Barclays 보고서

바클레이스는 소비세 5%p 인하가 30년물 금리를 15~20bp 추가 상승시킬 것이라 계산한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켄자키 진은 “야권 연정이 구성될 확률은 10% 미만”이라면서도, 소비세·유류세 폐지가 현실화되면 장기금리가 새 정부 출범 직후부터 크게 상승해 고점에서 고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용어 풀이 및 배경 설명

아베노믹스란 2012년 출범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정책으로, 초저금리·양적완화·재정확장·구조개혁을 3대 축으로 한다. 시장은 해당 정책의 연속성 여부에 따라 엔화 가치와 자산 가격을 가늠한다.

베어 스티프닝장기물 금리>단기물 금리 상승폭이 더 크면서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지는 현상이다. 이는 통상 물가 상승이나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

VAT(부가가치세)는 상품·서비스 소비 단계에서 부과되는 세금으로, 일본의 소비세와 유사 개념이다. 현재 일본 소비세율은 10%다.


◆ 기자의 시각

이번 선거는 재정·통화·정치 리스크가 한데 얽힌 복합 변곡점이다. 장기금리 급등은 이미 연금·생명보험 등 국내 기관투자가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압박하고 있다. 또한 엔화 약세가 수입 물가를 자극해 BOJ의 인플레이션 목표 2%를 초과할 경우, 중앙은행의 스탠스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 입장에선 ① 장기채 숏 포지션의 역풍, ② 엔화 추가 약세, ③ 주식 변동성 확대를 모두 대비한 헤지 전략이 절실하다. 특히 30년·40년물 수익률곡선의 추가 비틀림은 연금계가 선호하는 매칭 스트래티지에 차질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결국 시장은 재정 건전성 신호BOJ 통화정책 기조라는 두 축을 기준으로 선거 결과를 해석할 것이며, 정치적 헤게모니의 방향이 중장기 투자 심리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