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일본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닛케이 225가 13일(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2.46% 급등, 42,849.67로 오전장을 마감했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공휴일로 휴장했던 일본 금융시장이 재개장하면서 해외 주요 증시가 올 상반기 이미 돌파했던 고점을 뒤늦게 따라잡았다.
이번 상승으로 닛케이는 2024년 7월 11일 세웠던 종전 최고치 42,426.77을 넘어섰다. 2024년 증시는 1989년 버블 경제 당시의 정점을 처음으로 돌파한 뒤 고점과 저점을 반복하는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여 왔다.
일본의 보다 광범위한 지수인 토픽스(TOPIX) 역시 7월 24일 이후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이날 1.45% 상승한 3,067.96으로 마감했다.
미국의 S&P 500 지수와 MSCI 전세계 지수도 6월 이후 연이어 신고가를 경신해 글로벌 주식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기술주 주도 랠리
GCI 자산운용의 이케다 다카마사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
닛케이가 오늘까지 신고가를 넘지 못했던 이유는 반도체 관련주와 자동차주가 지수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라며 “월가 랠리를 주도했던 기술주의 상승 속도가 둔화되고 있어 닛케이 역시 단기에 고점을 형성할 수 있다
“고 진단했다.
소프트뱅크 그룹(9984)은 6.9% 급등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소프트뱅크가 자회사이자 모바일 결제 서비스 운영사인 페이페이(PayPay)의 미국 상장을 위해 주관 은행단을 선정 중이라고 전했다.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어드반테스트와 포토 마스크 검사장비 업체 레이저텍도 각각 7.1%, 6.9% 치솟으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무역 긴장 완화와 엔화 약세
글로벌 증시는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조치의 일환으로 수십 개국에 대해 광범위한 관세를 발표했을 때 단기 조정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낙폭을 모두 만회하고 추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본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 탓에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미국 정부는 지난주 목요일 일본산 제품에 중복 부과된 관세를 해소하기 위해 행정명령을 수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이와이코스모 증권 투자리서치 본부장 아리사와 쇼이치는 “
미국의 관세가 시장이 우려했던 것만큼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근거로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 것
“이라며 “계속되는 엔화 약세 또한 일본 기업에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해외 자금 유입 둔화 조짐
최근까지 외국인 투자 자금이 일본 증시로 대거 유입됐지만, 도쿄증권거래소(TSE)가 지난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흐름은 고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
8월 1일 종료 주간에 해외 투자자는 16주 만에 처음으로 일본 주식 및 선물을 순매도했다. 순매도 규모는 3,420억 엔(약 23억 1,000만 달러)으로, 직전 주 1조 2,600억 엔 순매수에서 급격히 돌아섰다.
달러/엔 환율은 1달러당 148.37엔으로, 여전히 엔화 약세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용어 설명*초심자 참고
닛케이 225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225개 대표 종목을 주가 평균 방식으로 산출한 지수다. 일본 증시의 대표성과 상징성이 높아 미국의 다우존스 산업지수에 비견된다.
토픽스(TOPIX)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 전체 종목을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계산한 지수로, 시장 전반의 흐름을 반영한다.
S&P 500은 미국 상장 기업 500개로 구성된 시가총액 가중 지수이며, MSCI ACWI는 선진국과 신흥국을 모두 포괄한 전 세계 주식지수다.
어드반테스트와 레이저텍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로, 인공지능·고성능 컴퓨팅 수요 증가의 직접적 수혜주로 평가받는다.
또한 엔화 약세는 일본 수출 기업들의 달러 환산 매출을 늘려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