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Electrolux)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가격 인상으로 미국 관세 관련 비용 부담을 상쇄했다고 밝혔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일렉트로룩스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7억9,700만 스웨덴크로나(SEK)(미화 약 8,190만 달러)로 전년 동기 4억1,900만 크로나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애널리스트 컨센서스(7억1,000만 크로나)를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회사 측은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조정이 관세 부담을 충분히 흡수했다”며 “당초 우려했던 타격이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Frigidaire·AEG·Zanussi·Volta 등 주요 브랜드의 고가 라인업이 북미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며 흑자 전환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 지역별 수요 동향과 전망
일렉트로룩스는 보고서에서 “북미와 유럽의 전반적인 가전 수요가 소폭 감소했으나, 자사는 북미에서 시장 평균을 능가하는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또한 4월 공시 때 제시한 지역별 시장 전망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회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며 북미 시장 성장률 전망을 낮춘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분기 미국 사업부가 손익분기점에서 흑자로 전환했고, 이는 그룹 전체 실적에 결정적인 동력이 됐다.
“우리는 북미에서 관세로 인한 원가 상승분을 추가 가격 인상으로 계속 상쇄할 것”이라고 야닉 피얼링(Yannick Fierling) 최고경영자(CEO)는 밝혔다.
■ 관세와 환율이 실적에 미친 영향
현재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으로 미국 정부는 특정 수입 가전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일렉트로룩스는 멕시코·미국 내 생산 비중을 높여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으나, 부품 원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존재한다. 회사는 ‘가격·제품 믹스 조정’을 통해 평균 판매단가(ASP)를 끌어올려 관세 비용을 흡수하는 전략을 반복해 왔다.
환율 측면에서도 스웨덴크로나 약세가 달러 표시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보고서에 언급된 환율 1달러=9.7272크로나는 직전 분기 대비 3%가량 크로나 약세로, 달러화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
■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
일렉트로룩스는 프리미엄 브랜드 AEG와 대중적 브랜드 Frigidaire를 병행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효율 등 친환경 기능을 강조한 신제품이 유럽연합(EU) 규제 강화 추세와 맞물려 호평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스마트홈 연동 기능을 강화해 사물인터넷(IoT) 기반 가전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가전업계에서는 고급·친환경·연결성 세 가지 키워드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일렉트로룩스 역시 해당 분야에 연구개발(R&D) 예산을 집중하며 차세대 성장동력을 모색 중이다.
■ 비전문가를 위한 용어 설명
① 스웨덴크로나(SEK): 스웨덴의 법정통화로, 이날 환율은 1달러당 9.7272크로나다.
② 영업이익(Operating Profit): 매출총이익에서 판매·관리비 등 영업비용을 뺀 이익으로, 기업의 본업 수익성을 측정한다.
③ 관세(Tariff): 수입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무역 정책 변화에 따라 기업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 전망과 업계 시사점
전문가들은
①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가격 인상 압력이 이어질 것
②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가 이익률을 결정할 것
③ 원화·달러·크로나 등 복수 통화를 운용하는 다국적 기업 특성상 환율 변동성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일렉트로룩스의 이번 실적은 가격 주도 성장 전략이 통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다만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악화가 겹칠 경우 추가 가격 인상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북미 시장에서의 관세 정책 변동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향후 실적의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된다.
결국 유연한 가격 전략과 함께, 현지 생산 비중 확대, 신기술 중심 포트폴리오 강화가 기업 가치를 방어하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