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선제적 연준 완화 기대 속 미·유로 금리곡선 가팔라질 전망

◆ 핵심 요약

UBS가 미국 5년–30년물유로존 10년–30년물 금리 곡선 스티프너(steepener) 전략을 지속 추천했다. 이는 ‘완고한(Sticky) 인플레이션’, ‘선제적(Fore-thought) 연준 완화 기대’, 그리고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위험의 재부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2025년 8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는 최근 발간한 채권 전략 보고서에서 “미국·독일 장기물 금리가 여전히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만큼 스티프닝(steepening·장단기 금리 격차 확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UBS는 특히 ‘미국 5년–30년 구간’과 ‘유로존 10년–30년 구간’이 가장 유효한 스티프너 거래 구간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서비스 물가가 새롭게 주목받는 인플레이션 변수”라며, 7월 미국 CPI가 상품 부문에서 둔화 조짐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근원(core) 물가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독 금리곡선 모두 가팔라졌다고 설명했다. UBS는 “시즈널 효과(계절적 변동)가 사라지지 않는 한 서비스 물가 가속이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 인플레이션 쇼크, 장기물 금리 상승 압력

UBS는

“투자자들은 장기물 보유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을 더욱 요구하고 있다”

고 밝혔다. 전(前) 연준 부의장을 역임한 앨런 데트마이스터(Alan Detmeister)는 “지난 5개월간 계절조정 전 기준으로 보면 서비스 분야의 물가 상승률은 팬데믹 이전 범위와 유사했다”고 평가했지만, UBS는 이를 “추세 약화에 대한 충분한 증거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UBS의 기본 시나리오는 “미국 CPI 인플레이션이 3.5%를 넘어 정점을 형성한 뒤에야 안도 국면이 나타날 것”이라는 견해다. 즉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늦게 꺾일 가능성이 크며, 이는 장기물 금리 상승(가격 하락)을 통해 곡선 스티프닝을 유발한다는 설명이다.


2. 연준의 ‘선제 완화’ 논쟁 재점화

2021~2022년 듀레이션(duration) 투자에 실패해 큰 손실을 경험한 자금 운용사들은 목표 인플레이션(2%) 회복을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정책 선제 완화(pré-emptive easing)’에 베팅하고 있다. UBS는 재무부 장관 베센트(Treasury Secretary Bessent)의 발언을 인용해 “데이터에만 의존하는 현행 정책보다 금리 150bp 인하까지 선제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시장 기류를 전했다.

UBS는 그린스펀(Alan Greenspan) 연준 의장 시절을 사례로 들며, “1990년대 후반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잡히지 않았음에도 금리를 인하해 ‘퍼펙트 소프트랜딩’을 달성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역사적 경험이 현 시장 참여자들의 스티프너 포지션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 우크라이나·에너지 변수, 유럽 국채 시장 흔들

보고서는 대서양 건너 유럽 상황도 주목했다. 우크라이나 휴전 가능성과 천연가스 가격 하락은 유로존 경제 성장률을 부양할 수 있지만, 그만큼 인플레이션 압력을 약화시킬 위험도 있다. UBS는 “독일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우크라이나 재건비용이 불투명한 한 ‘만기 위험 프리미엄(term premium)’이 당분간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사적으로도 독일 분트(Bund) 투자자전쟁·재건 비용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높은 긴장을 유지해 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UBS는 “에너지 가격 전망이 뚜렷해질 때까지는 독일·프랑스 등 핵심국 장기물에서 스티프닝 리스크가 핵심 시나리오”라고도 평가했다.


4. 기술 용어 해설

① 스티프너(Steepener): 채권 트레이딩 전략 중 하나로, 장기물 금리 상승폭이 단기물보다 커질 것에 베팅한다. 투자자는 장기물을 매도(또는 금리 상승에 베팅)하고 단기물을 매수(또는 금리 하락에 베팅)해 스프레드 확대에 따른 이익을 노린다.

② 베어 플래트닝(Bear Flattening): 금리 전반이 상승(채권 가격 하락)하되, 단기물 금리 상승폭이 장기물보다 더 클 때 곡선이 평평해지는 현상이다. 통상 긴축적 통화정책 시기에 나타난다.

③ 듀레이션(Duration): 채권 가격이 금리변동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듀레이션이 길수록 금리 변동 위험이 크다.

④ 터름 프리미엄(Term Premium): 채권 투자자가 장기물에 대해 요구하는 추가 보상으로, 미래 금리·물가 불확실성을 반영한다.


5. 시장 영향 및 전망

UBS는 보고서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미국 2년물 중심의 변동성이 확대돼 베어 플래트닝이 잠시 나타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장단기 스프레드가 다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준이 실제로 선제 완화에 나설 경우, 5년 이하 구간 금리 하락10년 이상 구간 금리 상승 둔화가 맞물려 스티프닝 효과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경우, 휴전·에너지 가격 안정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인플레이션 기대치 하락장기물 금리 안정을 유도할 수 있으나, 동시에 재정 부담이 커져 장기물 발행 확대가 불가피해지는 만큼 곡선 가팔라짐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6. 투자자 실전 체크포인트

미국 5s30s 스티프너: 5년물 매수·30년물 매도.

유로존 10s30s 스티프너: 10년물 매수·30년물 매도.

단기 변동성 확대 위험에는 스프레드 확대 속도가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 있으므로, 레버리지(차입)를 활용한 과도한 포지션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UBS는 끝으로 “

인플레이션, 정책 방향, 지정학 리스크가 얽히며 금리 곡선이 복잡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큰 흐름은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

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