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2025년 조정 영업비용 목표 168억 달러로 하향

미국 반도체 대기업 인텔(Intel Corp.)이 2025회계연도의 조정(adjusted) 영업비용(target operating expense) 목표치를 기존 170억 달러에서 168억 달러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이번 결정은 자회사였던 프로그래머블 칩(Programmable Chip) 사업부 알테라(Altera)제외·분리(deconsolidation) 회계 처리에 따른 것이다.

2025년 9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같은 영업비용 목표 조정은 인텔이 최근 추진해 온 사업 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회사 측은 알테라를 연결 실적에서 제거함에 따라 향후 발생할 비용 부담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알테라 분리의 배경

알테라는 원래 2015년 인텔이 약 167억 달러에 인수한 프로그래머블 로직(PLD) 전문 업체로, 데이터센터·네트워크·산업용 장비 등에 탑재되는 FPGA(Field-Programmable Gate Array) 칩을 주력으로 한다. FPGA는 고객이 하드웨어 수준에서 회로 구성을 자유롭게 재설계할 수 있도록 설계된 특수 반도체로, 범용 CPU보다 유연성이 뛰어나고 ASIC(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 대비 개발 기간이 짧다는 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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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컨솔리데이션(Deconsolidation)’이란?

회계적으로 ‘디컨솔리데이션’은 기존에 연결 종속기업으로 포함돼 있던 사업부나 자회사를 연결 범위에서 제외해 독립 기업 형태로 재분류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지분율이나 지배력 변화가 발생할 때 주로 이뤄지며, 연결 제거 이후 해당 사업부의 자산·부채·손익은 모회사 실적에서 분리되어 별도 회계로 관리된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 총비용이 감소해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동시에 분리된 사업부의 성장 과실을 일부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168억 달러라는 새로운 영업비용 목표치는 기존 안내치 대비 약 1.2% 감소한 수치다. 금융시장에서는 “규모 자체가 작지만 배당 가능 재원 확대, 현금흐름 안정성 제고 등 질적 효과가 더 주목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최근 글로벌 거시 환경이 불안정해지면서 현금 지출 관리가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인텔은 자사 주력 제품인 CPU·GPU 라인업뿐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 강화, AI 및 데이터센터 솔루션 등 다방면으로 투자를 확대 중이다. 이 가운데 프로그래머블 칩 부문을 별도 운영함으로써, 자본 집약적 핵심 사업과 고성장 분야를 선별적으로 집중 육성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읽힌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함으로써 연구·개발(R&D) 자원을 재배분하고, 보다 민첩한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하겠다.”

라는 인텔 경영진의 발언은, 디컨솔리데이션 조치가 단순 비용 절감 이상의 조직 혁신 작업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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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투자자에 미칠 영향

지금까지 확인된 정보만으로는 매출·이익 가이던스(전망치)는 변동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조정 영업비용 축소는 주당순이익(EPS) 개선 요인으로 작용해, 중·장기적으로 인텔 주가에 긍정적 심리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알테라의 매출이 연결 실적에서 제외됨에 따라 단기 총매출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투자 판단 시 유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FPGA 수요가 고성능 컴퓨팅(HPC)과 5G 인프라 확장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별도 법인으로 분리된 알테라가 신속하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지 못할 경우 인텔의 전략적 의도가 희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관건은 독립 알테라가 자체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기자 해설: ‘작은 숫자, 큰 메시지’

표면적으로는 2억 달러가량의 비용 절감에 불과하지만, 이는 반도체 산업의 ‘캐피털 인텐시브(capital-intensive)’ 특성과 맞물려 더욱 의미를 갖는다. 파운드리 설비 투자, 첨단 공정 연구개발, 인력 확보 등 어느 하나도 자본이 적게 드는 영역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비용 가이던스 조정은 ‘재무 구조 안전판’을 두텁게 하는 조치로 봐야 한다. 특히 고금리·고물가 환경이 유지될 경우, 현금 보유량과 비용 효율성은 기업 생존에 직결된다.

향후 인텔은 파트너십, 합작투자(JV) 또는 추가 분사를 통해 자본 효율을 극대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알테라 분리 이후의 성과 지표—예컨대 자가(自家) 파운드리 가동률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발표는 인텔의 구조조정 프로세스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프로그래머블 칩이라는 전략 자산을 외부로 분리하면서도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선택은, 반도체 생태계 재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오는 실적 발표 시즌에 공개될 더 구체적인 수치들이, 이번 의사결정의 실효성을 가늠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