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NASDAQ:INTC)이 자사의 네트워크 앤드 엣지 그룹(이하 NEX)을 독립 법인으로 분리(Spin-off)해 외부 투자를 유치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7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이 확보한 고객 대상 메모에 따르면, NEX를 총괄해온 사친 카티(Sachin Katti)그룹 총괄 사장이 내부 임직원과 고객에게 해당 계획을 24일(현지시간) 공식 통보했다.
“새롭게 출범할 회사는 통신·엔터프라이즈 네트워킹·이더넷 연결 인프라 분야에 특화된 차세대 실리콘 솔루션 제공에 집중할 것”이라고 카티 사장은 밝혔다.
카티는 2023년 초부터 NEX를 이끌어 왔으며, 2024년 4월 팻 겔싱어(Pat Gelsinger) CEO로부터 최고기술책임자 겸 인공지능 책임자 직책도 부여받았다. 이번 분리를 통해 그는 두 직책 모두를 유지하면서 신설 법인의 초기 운영을 주도할 전망이다.
인텔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네트워킹·커뮤니케이션 사업의 핵심 요소를 독립 회사로 설립하려는 방침이 맞다”며 “전략적 투자자(Strategic investors)를 찾는 절차에 이미 돌입했다”고 확인했다.
대변인은 이어 “인텔은 앵커(Anchor) 투자자로 남아 신설 법인의 성장 잠재력을 공유하겠다“며 과거 자회사 알테라(Altera) 사례와 유사한 구조임을 시사했다.
◆ Spin-off란 무엇인가
Spin-off는 모회사가 특정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별도 상장 혹은 독립 법인으로 만드는 절차다. 모회사는 지분을 일정 부분 보유해 장래 수익을 공유하되, 독립 법인은 자율 경영과 외부 자본 조달이 가능해진다.
◆ NEX 사업의 핵심
NEX는 5G·데이터센터·엣지컴퓨팅 장비에 탑재되는 이더넷 컨트롤러·패킷 프로세서·전용 AI 가속기 등을 설계·생산한다. 인텔 내부에서도 고성장이 기대되는 사업으로 꼽혀 왔으나, 반도체 경기 둔화 속에서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독립 법인화가 추진된 것으로 해석된다.
◆ 알테라 사례가 의미하는 바
인텔은 2015년 167억 달러에 FPGA 업체 알테라를 인수한 뒤, 2023년 해당 사업을 Altera Corporation이라는 별도 회사로 재분리했다. 당시에도 인텔은 앵커 지분을 보유하며 사업의 주도권을 유지한 바 있다.
이번에도 유사한 구조가 도입된다면 신설 NEX 법인은 독자적인 자본시장 접근성을 확보하고, 인텔은 재무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장기 성장 동력을 간접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 향후 일정과 시장 파급효과
현재 인텔은 분할 완료 시점을 공식화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투자자 협상·법적 절차·규제 심사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투자은행 업계는 알테라 분할 당시 공표 후 약 12~18개월이 소요됐다는 점을 근거로, NEX 역시 비슷한 기간 내 물적 분할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시장 관전 포인트는 ▲인텔 주가에 반영될 지분 희석·가치 재평가, ▲NEX의 독립 경영이 통신장비 반도체 시장 경쟁 구도에 미칠 영향, ▲외부 전략적 투자자의 정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킹·엣지 칩 분야는 브로드컴, 마벨, 엔비디아 등 주요 업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NEX의 독립은 기술·가격 경쟁을 촉발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한편, 인텔은 “회사의 장기 파운드리 로드맵과도 조율할 것”이라고 밝혀, 생산 공정과 제품 라인업 효율화를 병행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 용어 설명
- Spin-off: 기업이 특정 사업부를 분리해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행위.
- 앵커 투자자: 분리·상장 시 대규모 지분을 보유해 사업 안정성을 지원하는 핵심 투자자.
- FPGA: Field-Programmable Gate Array. 시스템 설계자가 현장에서 프로그램 가능하도록 만든 반도체 칩.
◆ 결론 및 전망
이번 분리는 인텔이 핵심 역량인 파운드리·CPU 영역에 집중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면서, 성장성이 큰 네트워크·엣지 시장에서 기회 비용을 최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NEX 독립법인의 추후 행보가 글로벌 통신 인프라 반도체 시장의 지형을 어떻게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