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그래나이트 래피즈’ 프로세서, 본격 양산 단계 진입… 키뱅크 “의미 있는 램프업”

인텔(Intel)의 차세대 서버용 프로세서 ‘그래나이트 래피즈(Granite Rapids)’가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본격적인 양산·배치 단계에 돌입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Intel Processor

2025년 9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키뱅크 캐피털마켓(KeyBanc Capital Markets) 애널리스트들은 자체 클라우드 아키텍처 추적 툴을 인용해 8월 한 달 동안 인텔 서버 프로세서 배치(디플로이먼트)가 전월 대비 2%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는 7월과 동일한 성장률이며,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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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성능 연산과 인공지능(AI) 추론 작업 가속화를 목표로 설계된 신형 그래나이트 래피즈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해당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 ‘인스턴스(instance)’1는 8월 한 달 동안 전월 대비 84% 급증해 총 851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AWS(아마존웹서비스)에는 120개, 알리바바 클라우드에는 731개가 배치됐다.

키뱅크 보고서는 “그래나이트 래피즈 데이터는 의미 있는(meaningful) 롤아웃을 시사하며, 인텔이 경쟁사 AMD 대비 시장 점유율을 일부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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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주가는 같은 날 미국 프리마켓에서 보합권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 24% 이상 상승한 상태로, 시장은 팻 겔싱어CEO 취임 이후 진행 중인 구조조정·사업 재편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를 주시하고 있다.

앞서 인텔은 7월 실적 발표에서 3분기 주당순손실(EPS)이 0.24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는 월가 컨센서스인 0.18달러 손실보다 깊은 수준이다. 경기 불확실성 탓에 고객사들이 IT 지출을 보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는 점이 실적 가이던스 하향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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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와 배경 설명

1인스턴스(instance)란 클라우드 사업자가 제공하는 가상 서버 자원을 의미한다. 사용자는 필요할 때마다 인스턴스를 생성해 컴퓨팅 파워를 빌려 쓰며, 프로세서 종류에 따라 성능·가격이 달라진다.

그래나이트 래피즈는 인텔의 최신 서버용 CPU 아키텍처로,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AI 워크로드를 겨냥해 멀티코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같은 세대 경쟁 제품인 AMD ‘제노아(Genoa)’ 대비 추론 성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 시각

애널리스트들은 대규모 클라우드 업체(hyperscaler)가 새로운 칩 아키텍처에 신속히 전환하는 능력이 업계 판도를 가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텔은 지난 수년간 10nm 공정 전환 지연과 경쟁사 대비 느린 로드맵으로 고전해 왔으나, 올해 들어 파운드리 사업 분사와 대규모 비용 절감 등의 ‘구조적 전환’을 추진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다만 단기간에 하이엔드 서버 시장을 완전히 탈환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AMD가 이미 Epyc 시리즈로 확보한 높은 코어 수와 전력 효율은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키뱅크는 “인텔이 제품 출시 속도를 유지하고,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병행한다면 2026년 이후 서버 CPU 점유율 흐름이 반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그래나이트 래피즈의 ‘의미 있는 램프업’은 데이터센터 고객들의 신규 투자 심리 회복 여부와 함께, 인텔이 제시한 ‘5년 내 5세대 공정 전환’ 로드맵의 신뢰도를 가늠할 바로미터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