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전자 제조 서비스(EMS) 기업 인캡 오이유(Incap Oyj)가 2025회계연도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수익성 악화 위험을 사전에 공지하기 위해 ‘이익 경고(profit warning)’를 발령하며 투자자 경계심을 높였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인캡은 새롭게 제시한 가이던스에서 매출 2억1,000만~2억3,000만 유로, 영업이익(EBIT) 2,300만~2,900만 유로를 예상했다. 이는 종전 전망치 대비 두 자릿수 비율로 낮아진 수치다.
하향 조정의 주요 배경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최근 몇 분기 동안 미국 달러(USD)와 인도 루피(INR)가 유로화 대비 약세를 보이며 환산 매출 감소를 유발했다. 둘째,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강화로 북미 고객 대상 수출 비용이 상승했다. 셋째, 이로 인한 원자재·물류 비용 전가가 지연되면서 수익성 방어가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EBIT란 무엇인가?1 EBIT는 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의 약자로, 이자와 세전 영업이익을 의미한다. 기업의 본질적 영업 활동으로 창출된 이익 규모를 보여 주기 때문에, 환율·관세 등 외부 변수가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실적 전망치 하향은 시장이 인식하는 기업 펀더멘털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환율 변동성과 대(對)미 관세 부담이 지속된다면, 2025년 영업 마진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EMS 산업 군에서의 의미2 EMS는 완성품 브랜드 기업을 대신해 회로 기판(PCB) 조립·검사·물류를 일괄 수행한다. 고정비 비중이 높아 규모의 경제가 핵심인데, 환율이 흔들리면 매출 절대금액이 작아져 고정비 부담률이 상승한다. 특히 인캡은 인도·에스토니아·슬로바키아 공장 등 다국적 생산 체계를 운영하고 있어 다통화 위험에 노출돼 있다.
환율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이후 유로화 강세(달러·루피 약세)가 이어졌다. 유로존 인플레이션 완화와 미 연준(Fed)의 점진적 금리 인하 전망이 교차하면서 달러가 약세로 전환됐고, 인도는 지속적인 경상수지 적자를 보였다. 유로 강세가 지속되면 인캡처럼 유로 표시 실적을 공시하는 기업은 매출·이익 숫자가 기계적으로 축소되는 ‘환산 역풍(translation exposure)’ 위험에 직면한다.
관세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이 중국·동남아 수입품에 이어 인도산 전자 부품에도 추가 관세를 검토하면서, 인캡의 북미 고객 포트폴리오에 부담이 커졌다. 관세 인상분을 판매가에 온전히 전가하지 못하면 순이익률 희석이 가속될 수 있다.
또한 인캡은 2023~2024년 고성장 국면에서 설비·인력 확충에 상당한 자본적 지출(CAPEX)을 집행했다. 금번 가이던스 하향으로 투자 회수 기간이 길어질 경우, 조달 비용 상승 및 현금흐름 압박이 불가피하다. 유럽 금융 시장에서는 인캡의 미래 배당 정책 및 주가 밸류에이션(valuation)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시장·투자자 시사점으로, 첫째 원가구조가 비슷한 중소형 EMS 업체들도 동시다발적 가이던스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존재한다. 둘째, 환 헤지 전략·생산 거점 다변화 여부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평가 지표로 부상할 것이다. 셋째, 관세·환율 리스크가 장기화되면 고객사 역시 생산 라인을 재편할 수 있어, 인캡의 장기 수주잔고(backlog)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현재까지 회사는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이나 현금배당 수정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향후 몇 분기 실적 발표에서 가시적인 비용 절감 대책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추가 하향 리스크가 남아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핀란드 헬싱키 증시(HE: ICP1V)에서 거래되는 인캡 주가는 7월 22일 장 초반 5% 내외 하락세를 보이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투자자들은 금리·환율·글로벌 무역 정책 전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EMS 섹터의 실적 민감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