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수출 확대 기대감에 국제 설탕 선물 가격 이틀 연속 하락

국제 설탕 선물 시장이 다시 한 번 약세로 마감했다. 10월 인도산 원당(ICE 뉴욕 #11) 근월물은 전장 대비 0.03센트(−0.19%) 하락했고, 10월 런던 ICE 백설탕(#5) 선물도 3달러(−0.61%) 밀렸다. 거래 참가자들은 인도의 수출 확대 가능성과 브라질의 생산 증가 전망을 주시하며 가격을 끌어내렸다.

2025년 9월 1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설탕·바이오에너지제조협회(Indian Sugar and Bio-energy Manufacturers Association)는 2025/26(10월 시작) 시즌에 200만 t(2 MMT) 규모의 설탕 수출 허가를 정부에 요청했다.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인 인도가 공급 물량을 늘릴 경우, 글로벌 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가 증폭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같은 날 브라질 헤알화(BRL)가 달러화 대비 15개월 만의 최고치로 상승하며 낙폭을 제한했다. 헤알화가 강세를 보이면 브라질 생산업체의 달러 표시 수익이 줄어 수출 유인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설탕 가격에 완충 효과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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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생산 동향

이번 주 초 뉴욕 ICE 근월물은 4년 3개월 만의 저점, 런던 ICE는 2주 반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배경에는 브라질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의 생산 호조가 있다. 업계단체 우니카(UNICA)는 8월 상반월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16% 늘어난 361만 t, 사탕수수의 설탕 용도 (sugar mix)가 55%로 작년 동기 49.15%보다 확대됐다고 밝혔다. 다만 2025/26 시즌 누계(8월 중순 기준) 생산량은 −4.7% 감소한 2,288만 t이다.

시장조사기관 코브리그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브라질 제당소가 에탄올보다 설탕 생산에 집중하고 있으며, 건조한 기상 여건으로 수확이 정점에 이르는 9~10월에도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NY설탕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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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급 전망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보고서에서 2025/26 시즌 글로벌 공급 부족량을 23만 t로 제시했다. 이는 직전 시즌(−488만 t)보다 개선됐지만 6년 연속 부족 상태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ISO는 같은 시즌 세계 생산량을 1억 8,060만 t(+3.3% y/y), 소비량을 1억 8,080만 t(+0.3% y/y)로 예상했다.

수급 균형이 근접하지만 최소한의 부족만 지속될 전망 – ISO 보고서 중

브라질 농업공급회사 코나브(Conab)는 8월 19일, 2025/26 시즌 브라질 생산 전망을 4,450만 t로 전월 대비 −3.1% 하향했다. 한편 2024/25 생산은 가뭄 및 고온으로 −3.4% 감소한 4,411만 t으로 확정됐다.

반면, 영국 거래회사 차르니코우(Czarnikow)는 6월 30일 보고서에서 2025/26 글로벌 설탕 잉여를 750만 t로 예상하며 “8년 만의 최대 규모”라고 경고했다. 미국 농무부(USDA) 또한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글로벌 생산을 사상 최고치 1억 8,931만 t(+4.7%)로 전망하고, 재고 역시 4,118만 t(+7.5%)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태국 생산 및 기상 변수

인도 기상청(IMD)은 9월 10일 기준 누적 몬순 강수량826.2 mm, 평년 대비 8%↑라고 발표했다. 강우가 풍부하면 사탕수수 생육이 개선돼 수확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인도 협동조합제당연맹(NFCSF)은 6월 2일, 2025/26 시즌 인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3,490만 t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24/25 시즌 5년 만의 최저치(2,620만 t) 이후의 반등이다.

태국 사탕수수위원회는 5월 2일 2024/25 생산량이 1,000만 t(+14% y/y)이라고 발표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으로, 이 수치는 가격에 추가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런던백설탕차트


용어 해설 및 투자 유의점

원당(원설탕) 선물 #11은 뉴욕 ICE 거래소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국제 벤치마크로, 백설탕(#5) 선물과 달리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은 갈색 설탕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백설탕 선물은 런던 ICE에서 거래되며, 정제·탈색된 설탕을 기준으로 한다.

또한 사탕수수 크러시 비율(sugar mix)은 제당소가 사탕수수를 설탕과 에탄올 중 어디에 얼마나 배분했는지를 나타낸다. 설탕 비율이 높아지면 전반적인 원당 공급이 늘고, 에탄올 공급은 줄어드는 구조다.

글로벌 설탕 가격은 기후(엘니뇨·라니냐), 환율, 에너지 정책, 바이오연료 수요 등 복합 요소에 좌우된다. 최근 브라질 헤알 절상은 단기적 지지 요인이지만, 인도·태국·브라질의 생산 확대 전망이 유지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가격 압박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 의견※편집자 해설
국제 가격이 4년래 저점을 경신한 상황에서 저가 매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세계 재고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기 반등이 있더라도 공급 과잉 국면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횡보 또는 약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투자자라면 현물 수급 외에도 브라질·인도 정부의 에탄올 혼합 정책, OPEC+의 원유 정책, 글로벌 경기 사이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브라질 헤알과 달러 환율 변동은 수출 채산성과 현지 생산자의 헤지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인도의 수출 허가 여부, 브라질 수확 상황,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 산지의 기상 변수는 하반기 설탕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