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선물 가격이 약세를 이어갔다. 미국 뉴욕 ICE 원당(월드 슈거) #11 2026년 3월물(SBH26)은 전일 대비 -0.08센트(-0.56%) 하락했고, 런던 ICE 백설탕 #5 2025년 12월물(SWZ25)은 -0.70달러(-0.17%) 하락했다. 뉴욕 원당 선물은 근월물 기준 5년래 최저가를 기록하며 약세 심리가 확대됐다.
2025년 11월 5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 2위 생산국인 인도의 작황 개선 신호가 가격을 누르고 있다. 인도설탕제조협회(ISMA)는 2025/26년도 인도 설탕 생산 전망치를 기존 3,000만 톤에서 3,100만 톤(MMT)으로 상향(전년 대비 +18.8%)했다. 동시에 에탄올용 전환 설탕 물량 전망은 7월의 500만 톤에서 340만 톤으로 낮췄다. 이는 인도의 설탕 수출 여력 확대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로 해석된다.
여기에 브라질 작황 상향도 겹쳤다. 브라질 농업 수급예측 기관 코나브(Conab)는 화요일(현지시각) 2025/26 브라질 설탕 생산 전망을 4,450만 톤에서 4,500만 톤으로 추가 상향했다. 이러한 한 달여의 매도세 속에 뉴욕 원당은 오늘 5년 저점을 찍었고, 런던 백설탕은 지난주 목요일 약 4.75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배경에는 브라질의 생산 증가와 글로벌 공급 과잉(서플러스) 논의가 있다. 10월 21일 다타그로(Datagro)는 브라질 센터-사우스(Center-South) 지역의 2026/27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3.9% 증가해 사상 최대 4,4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10월 13일 BMI 그룹은 2025/26 글로벌 설탕 잉여를 1,050만 톤으로, 10월 7일 코브리그 애널리틱스는 같은 기간 잉여를 410만 톤으로 각각 제시했다.
브라질의 실물 공급 증가는 수급을 추가로 느슨하게 만들고 있다. 브라질 설탕산업협회 유니카(Unica)는 지난주 목요일 발표에서 10월 상반월 센터-사우스 지역 설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248.4만 톤(MT)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사탕수수 중 설탕 생산으로 배정된 비율은 48.24%로, 작년 동기 47.33%에서 상승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2025/26 마케팅 연도 중간 시점(10월 중순)까지 센터-사우스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0.9% 늘어난 3,601.6만 톤을 기록했다.
인도발 수출 확대 전망은 가격에 부정적이다. 올 몬순 강우가 풍작을 이끌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9월 30일 인도 기상청(IMD)은 누적 몬순 강우가 937.2mm로 정상치 대비 8% 상회해, 최근 5년 중 가장 강한 몬순이었다고 밝혔다. 6월 2일 인도 국립협동조합설탕공장연맹(NFCSF)은 2025/26 인도 설탕 생산이 3,490만 톤(전년 대비 +19%)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ISMA가 밝힌 바 있는 2024/25 인도 설탕 생산 2,610만 톤(전년 대비 -17.5%, 5년래 최저) 이후의 반등 전망에 해당한다.
한편 글로벌 트레이더 수크덴(Sucden)은 최근 코멘트에서 인도가 2025/26 시즌에 에탄올 생산으로 전환할 설탕 물량이 400만 톤에 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내 잉여 해소에 충분치 않아, 인도 설탕 공장들이 최대 400만 톤까지 수출할 수 있으며 이는 기존 200만 톤 수준의 시장 기대를 상회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낳았다.
태국의 증산 전망도 가격에는 약세 요인이다. 10월 1일 태국 설탕제조업협회(Thai Sugar Millers Corp)는 2025/26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5% 증가한 1,05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5월 2일 태국 사탕수수·설탕위원회(OCSB)는 2024/25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000만 톤이라고 보고했다. 태국은 세계 3위 생산국이자 2위 수출국이다.
국제설탕기구(ISO)는 8월 29일 발표에서 2025/26 시즌 글로벌 설탕 공급부족(디피싯)을 -23.1만 톤으로 전망했다. 이는 6년 연속 디피싯이지만, 2024/25의 -488만 톤 부족에서 부족 폭이 크게 축소되는 수치다. ISO는 2025/26 전 세계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3.3% 증가한 1억8,060만 톤, 소비는 +0.3% 증가한 1억8,080만 톤으로 각각 전망했다.
미국 농무부(USDA)는 5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 세계 설탕 생산을 전년 대비 +4.7% 증가한 1억8,931.8만 톤으로, 인류 소비를 +1.4% 증가한 1억7,792.1만 톤으로 제시했다. 기말 재고는 전년 대비 +7.5% 늘어난 4,118.8만 톤으로 예상했다. 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 2025/26 생산을 전년 대비 +2.3% 증가한 4,470만 톤으로, 인도는 +25% 증가한 3,530만 톤으로, 태국은 +2% 증가한 1,030만 톤으로 각각 전망했다.
용어 설명과 맥락
– NY 원당 #11은 국제 원당(정제 전) 선물의 대표적인 가격 벤치마크다. London ICE 백설탕 #5는 정제 설탕 선물의 지표 상품이다. 통상 #11과 #5의 스프레드는 정제 마진과 지역별 수급을 반영한다.
– 근월물(nearest-futures)은 가장 가까운 인도월의 선물로, 현물 수급과 펀더멘털 변화에 가장 민감하다.
– MMT/MT는 각각 백만 톤(million metric tons)과 톤(metric tons)을 의미한다.
– 센터-사우스(Center-South)는 브라질 사탕수수 주산지로, 세계 설탕 공급의 핵심 스윙 지역이다. 이 지역의 사탕수수 배분(설탕 vs 에탄올) 결정이 국제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시장 해석과 시사점
현재 가격 흐름의 핵심 변수는 인도 공급의 정상화와 브라질의 높은 가공 비중이다. ISMA의 증산 상향과 에탄올 전환 축소는 수출 가용 물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동시에 브라질에서는 수확·분쇄 시즌 중 설탕 배분 비중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니카와 코나브의 수치가 이를 확인하고 있다. 공급 사이드에서 브라질-인도-태국이 동시에 증가 혹은 정상화 신호를 보내는 구도여서, 가격 하방 압력이 우세하다.
다만 국제기구의 전망에는 편차가 존재한다. ISO는 6년 연속 디피싯을 제시하지만 부족 폭은 -23.1만 톤으로 사실상 균형에 가깝다. 반면 USDA는 생산과 재고를 더 크게 잡는다. 이는 통계 범위, 평가 시점, 잔존 물류·재고 추정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투자자·수요자 입장에서는 단일 지표에 의존하기보다, 브라질 분기별 생산 실적, 인도 에탄올 정책 변동, 태국 수확 진행을 동시에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가격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보면, 생산국의 수확 진척률과 사탕수수 배분 비율(설탕 대 에탄올)이 단기 변동성을 좌우한다. 브라질의 배분 비율이 1%p만 변해도 글로벌 분기 공급은 수십만 톤 규모로 달라질 수 있다. 인도는 에탄올 혼합 정책과 국내 물가안정을 고려해 수출·전환 물량을 조절해 왔다. 이번에 제시된 340만~400만 톤 수준의 에탄올 전환·수출 관련 수치들은, 해외 시장 공급 증가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가격 기술 구간 측면에서 근월물 5년 저점 갱신은 매물 공백을 만들 수 있다. 다만 펀더멘털로 보아 추가 하락 여지와 함께, 단기 급락 이후의 숏 커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분쇄 종료기(브라질)와 출하시즌(인도·태국)의 실제 선적 수치가 재평가 트리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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