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2분기 GDP 5.12% 성장…예상치 상회

인도네시아 경제가 2025년 2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통계청(BPS)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5.12% 증가하며 전분기 4.87%에서 가속화됐다. 이는 로이터(Reuters) 전문가 설문에서 제시된 4.80% 성장 전망치를 웃돈 수치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성장률은 2023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동남아 최대 경제권의 견조한 체력을 재확인했다.

앞서 통계청은 4~6월 비계절조정 기준 분기 대비 성장률을 4.04%로 집계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1팜오일·비철금속 등 수출품 수요와 2국내 제약·화학 제품 소비가 동반 상승한 것이 배경으로 분석된다.

“제조업과 수출 주문이 (미·중 무역 긴장으로) 앞당겨(frontloading) 이행되면서 상반기 수출액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것이 통계청 해설이다.

‘프런트로딩(frontloading)’이란? 이는 관세·규제 변화에 앞서 거래를 서둘러 체결해 잠재 비용을 회피하려는 전략을 뜻한다. 미·중 무역 갈등 속 미국이 예고한 관세 부과 전, 거래처가 재빨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팜오일·니켈·주석 등 원자재 수출 확대를 견인했다.

통화정책·재정정책 시사점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ank Indonesia, BI)은 2024년 9월부터 네 차례 통화완화(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며,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4.6~5.4%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2분기 실적이 연간 목표 상단에 근접하고 있어, 추가 금리 인하 여부에 시장 관심이 집중된다.

BI가 인플레이션을 3% 내외로 안정시키면서도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①원자재 가격 변동, ②글로벌 고금리 장기화, ③위안화 약세에 따른 교역 파트너 수요 둔화는 하반기 돌발 변수로 지목된다.

제조업·수출 구조

가장 큰 기여를 한 부문은 여전히 제조업(전체 GDP의 19%대 비중)이다. 팜오일 가공품, 동·니켈 합금, 철강 등 기초소재와 자동차·의약품 등의 정밀가공품이 동반 호조를 보였다. 팜오일은 글로벌 식용유·바이오디젤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수출금액이 12% 가까이 뛰었고, 니켈·코발트 등 배터리 원재료도 전기차(EV) 시장 확장 덕분에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했다.

또한 국내 소비 환경도 회복세다. 정부가 실시한 사회보장 확대 정책과 최저임금 인상이 가처분소득을 끌어올리며 소매·서비스업이 동반 성장했다. 코로나19 이후 관광·외식·운송 분야 고용이 살아나면서 민간 소비지출이 GDP 성장의 53%를 차지했다.

리스크 요인 및 향후 전망

경제전문가들은 ① IT 경기 사이클, ② 선거 이후 정책 연속성, ③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를 주요 변수로 꼽는다. 특히 2026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통상 압박이 장기 수출 전망을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인니 정부의 ‘녹색산업 육성’ 전략이 글로벌 ESG 트렌드와 맞물려 외국인직접투자(FDI)의 유입을 자극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니켈 매장량 1위 국가로서 배터리 밸류체인 강화와 친환경 정제공정 도입이 경제 다변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시장 반응

GDP 발표 직후 루피아화는 달러 대비 0.2% 강세를 보였고, 자카르타종합주가지수(JCI)는 장중 한때 1% 가까이 상승했다. 현지 채권시장에서는 국채 10년물 금리가 4bp 하락하는 등, 견조한 경제지표에 따른 안도 랠리가 나타났다.

다만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성장률 호조에도 경상수지 흑자 기반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데 주목한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될 경우, 수출 의존적 세수가 감소해 재정적자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론

이번 2분기 5.12% 성장 달성은 세계 경기 둔화·고금리 장기화 속에서도 인도네시아 경제의 회복탄력성을 확인시켜 준다. 제조업 업그레이드·수입대체 전략·인프라 확충 등 구조개혁이 동반될 경우, 중장기 성장률 5%대 고착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