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2분기 성장률, 4년 만에 최저 전망…소비 부진이 수출 효과 상쇄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Gross Domestic Product 성장률이 2분기에 다시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가계 소비 위축이 수출 호조를 상쇄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2025년 8월 4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26인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7월 25일부터 8월 1일까지 실시한 설문에서 올해 4~6월 인도네시아 실질 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4.80%에 머물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확정치인 4.87%보다 0.07%포인트 낮은 수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지 시각 6일(화) 공식 통계를 발표할 예정이다.

자카르타 스카이라인

분기 기준으로는 1분기 –0.98%를 기록했던 성장률이 2분기에는 3.70%까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코로나19 직후인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분기별 성장률 회복 폭이다.

소비자신뢰가 약화되고 제조업 활동이 둔화했으며 청년 실업률이 여전히 높다. 실질 임금이 정체되면서 가족 단위 지출이 위축돼 2분기 내내 소매판매 지표가 미진했다.” — 지민 방(Jeemin Bang) 무디스 애널리틱스 부연구원

인도네시아 소매판매지수(RSI)는 4월 –0.3% 하락한 뒤 5월 1.9% 소폭 반등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정부는 6월 24조 루피아(약 15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며 현금 지원과 대중교통 보조금 등을 포함했다.

인도네시아 공장 내부

같은 기간 수출은 6월 11.29% 급증하며 2분기 내내 플러스를 유지했다. 기업들은 미국이 예고한 32% 관세(이후 19%로 수정) 시행 전에 물량을 선적했다. 그러나 방 연구원은 “직접 대미 수출 비중이 10%에 불과해도, 다른 교역국에 부과되는 관세의 연쇄 효과와 글로벌 수요 둔화가 향후 성장률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ank Indonesia)은 7월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페리 와르지요(Perry Warjiyo) 총재는 “추가 완화 여력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별도의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2025년 인도네시아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4.8%로, 중앙은행이 제시한 4.6%~5.4% 범위의 하단에 근접했다. 이는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이 임기 동안 공언한 8% 성장 목표와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인도네시아 국기

용어·배경 설명

GDP국내총생산은 한 국가의 경제 규모를 나타내는 대표 지표다. 전년 동기 대비(yoy)와 전 분기 대비(qoq) 두 가지 방식으로 발표되며, 전자는 구조적 흐름을, 후자는 단기 경기 모멘텀을 파악하는 데 쓰인다. RSIRetail Sales Index는 소매판매업체 매출 변화를 지수화한 것으로, 가계 소비 성향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기자 해설 및 전망

올 들어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어 수출 동력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질 임금 정체와 청년층 고용 부진이 이어지면 내수 회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필자는 2025년 하반기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돼야만 정부의 현금 지원 정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2026년 예정된 인프라 투자 확대가 현실화되기 전까지는 5%대 중반 이상의 고성장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