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발 경제·정치 혼란 속에서도 정부가 거듭 ‘경제의 기초 체력은 건전하다’고 강조하며 시장 안정을 진화하고 있다.
2025년 9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재무·경제 규제 당국은 전국적인 정치 시위가 주식·외환 시장 매도세를 촉발했음에도 “경제 펀더멘털은 튼튼하다”고 재확인했다.
이날 인도네시아 종합주가지수(IDX Composite)는 장 초반 3% 넘게 급락했다가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IDR)※는 전 거래일(8월 29일) 미 달러 대비 0.9% 급락한 뒤, 중앙은행(Bank Indonesia·BI)의 방어 의지 표명에 힘입어 소폭 반등했다.
※ 루피아는 인도네시아의 법정통화로, ‘IDR’이라는 국제통화기호를 사용한다. 100루피아는 우리 돈으로 약 8.5원(2025년 9월 1일 환율 기준)에 해당한다.
주요 인사 발언
“경제는 근본적으로 안정적이며, 예정된 인센티브 패키지가 회복세를 뒷받침할 것이다. 시위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겠다.” — 에어랑가 하르타르토(경제조정장관)
에어랑가 장관은 “학생·임신부 대상 무상 급식 프로그램을 가속화하고, 부동산·노동집약 산업에 대한 투자 대출 등 새로운 인센티브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일자리 창출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즉시 가동한다고 덧붙였다.
중앙은행 통화운영국장 에르윈 구나완 후타페아는 “루피아 변동성이 펀더멘털을 반영하도록 적극 개입하겠다”고 말했다. BI는 필요 시 현·선물환 시장에 동시에 개입하는 ‘쌍방 전략’을 취해온 바 있다.
시위 확산·정치적 배경
지난주 학생·시민단체는 “국회의원 특권 축소”를 요구하며 전국적으로 시위를 조직했다. 시위대는 금요일(8월 29일) 경찰차에 오토바이 택시기사가 치여 숨진 사건을 계기로 격화됐다. 이후 각지에서 주택·톨게이트·행정기관 화재가 잇따르며 최소 8명이 사망했다.
차기 대통령 프라보워 수비안토는 군·경에 “폭도·약탈 세력에 단호히 대응하라”고 명령했다. 실제로 재무장관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티, 여당 인사 자택이 습격당하는 등 정치권으로 불똥이 튀었다.
시장·전문가 시각
Mirae Asset Sekuritas Indonesia의 애널리스트 룰리 아리아 위스누브로토는 보고서에서 “투자심리 회복 속도가 향후 며칠 내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며, “현재 거시지표는 ‘양호하지만 탁월하진 않다’는 중립적 평가”를 제시했다. 그는 “정치·치안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단기적인 경제 불안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은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5.12%로, 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5.2% 안팎)를 유지하되, 재정확대와 민간소비 진작으로 하반기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정책 인센티브 세부안
- 학생·임신부 대상 무상 급식 프로그램 조기 시행
- 부동산 및 노동집약 산업 투자자금 저리대출 신설
- ‘일자리 창출 태스크포스’ 구성 및 지역별 고용 수요 조사
아울러 정부는 사회복지 지출 확대와 함께 국가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해 재정건전성 역시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전망과 기자 해설
이번 사태는 거버넌스·치안·정책 커뮤니케이션이 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외환보유액 규모(1,456억 달러·7월 기준)가 여전히 탄탄한 만큼, 단기적 변동성은 관리 가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국가 신용등급을 좌우할 ‘정치 리스크 프리미엄’이 재부상하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향후 BI의 금리 스탠스, 정부의 재정 투입 속도,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적 갈등 완화가 투자심리를 결정할 변수다. 필자는 특히 정치 일정(10월 지방선거 등)과 맞물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궁극적으로 정부가 강조하는 ‘튼튼한 펀더멘털’은 사실이며, 5%대 성장률·건전한 재정·충분한 외환보유액이 그 근거다. 다만 시장은 숫자만큼이나 ‘신뢰’를 중시한다. 시위 사태의 신속한 진정과 정책 이행의 투명성이 담보돼야만, 루피아·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조기에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