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석 칼럼] ‘연준 독립성 흔들기’가 부른 장기 금리 폭발 위험 — 트럼프發 파월 해임 시도, 미국 경제의 10년을 바꾼다

■ 머리말 —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통화정책 리스크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 해임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월가에서는 “단순한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향후 10년 미국 금리·증시·달러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꿀 경로 의존적 쇼크”라는 경고음이 잇따른다. 특히 연준 독립성 훼손 → 인플레이션 기대 재점화 → 장기 금리 급등이라는 악순환 고리는 ‘더블딥 경기 침체’와 미 국채 시장 불안으로 귀결될 수 있다.
본 칼럼은 최근 공개된 CNBC·로이터·JP모건·도이체방크 리서치 메모를 바탕으로, ① 정치권 압박의 배경, ② 시장 매커니즘, ③ 장기 금리(10‧30년물) 시나리오, ④ 섹터·자산별 투자지침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1. 트럼프의 ‘파월 해임’ 카드, 무엇이 다른가

  • 법률적 쟁점 : 연준법 10조는 ‘사유 있는 해임’을 명시하지만 관습적으로는 임기 보장을 존중해 왔다. 전임 대통령이 의장을 해임한 전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
  • 정치적 동인 : 총선·대선을 앞두고 ‘3%p 전격 인하’ 공약을 뒷받침할 통화 완화를 관철하겠다는 계산. 연방정부 이자 부담(2025년 1월 시점 연 $1.1T) 완화도 동기다.
  • 시장 반응 : 7월 16일 해임설 헤드라인 → 10년물 +5bp, 30년물 +11bp, 2년물 –5bp, 달러 –1.4%(유로화 기준) — 도이체방크의 ‘예비 스트레스 테스트’ 확인.

“의장 교체는 금리 하락이 아니라 장기 금리 급등으로 귀결될 것이다.” —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


2. ‘레짐 체인지’ 메커니즘 — 왜 장기 금리가 뛸까

단계 도화선 시장 반응 실물 파급
① 정치 개입 해임 또는 금리 인하 압박 기대 인플레이션(10Y breakeven) ↑
기간 프리미엄 ↑
모기지·학자금·기업 장기채 금리 ↑
② 연준 신뢰 훼손 독립성 의문 → 정책 오판 리스크 프리미엄 10‧30년물 급등, yield curve steepen 가계 주택 구매력 약화, CAPEX 지연
③ 채권 수급 충격 외국인·연기금 미 국채 듀레이션 축소 미국채 낙폭 확대, 달러 변동성 ↑ 연방 이자비용 대폭 상승(디폴트 리스크 프리미엄)

★ 데이터 체크

  • 10년물 기간 프리미엄 : 2024년 초 –20bp → 2025.7월 +35bp (NY Fed 추정)
  • 미 10Y breakeven : 2.05% → 2.45% (파월 해임설 이후 4거래일)
  • 중국·일본 6월 미국채 보유 : O/N 매수 1460억 달러에도 중국 잔고 2009년 이후 최저

3. 시나리오별 장기 금리 10년 전망

가정 : 중립금리(r*) = 2.5%, 인플레이션 기대 10Y = 2.3%, 기간 프리미엄 변동 ▲/▼

  1. 시나리오 A — 해임 단행·재무부 – 연준 동맹(워시 모델)
    기간 프리미엄 +80bp, 10Y = 2.5+2.3+0.8 → 5.6%
    2026~27년 미국채 이자비용 GDP대비 5%→ 재정불안·채권 베어마켓
  2. 시나리오 B — 해임 시도 실패, 정치 압박 지속
    기간 프리미엄 +40bp, 10Y ≈ 4.8%
  3. 시나리오 C — 독립성 수호, 점진적 금리 인하
    기간 프리미엄 +10bp, 10Y ≈ 4.0%

JP모건·도이체방크·골드만삭스 콘센서스는 B 우세(확률 50%), A 30%, C 20%로 본다.


4. 실물·자산시장에 미치는 구조적 충격

① 주택·리츠

  • 30년 고정 모기지 : 10Y 스프레드 180bp 가정 시 → 시나리오 A = 7.4% (현재 6.8%)
  • 결과 : NAHB HMI 20 → 10 이하(주택경기 침체), 리츠 FFO 성장률 –5%

② 성장주(빅테크·AI)

  • 할인율 상승 → DCF 밸류에이션 15~20% 축소
  •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전력비 ↑, CapEx 조달비용 ↑

③ 달러·신흥국

  • 미국채 금리 급등 + 정책 불확실성 → 달러 이중 모멘텀 (단기 매크로 리스크 회피 ⇔ 장기 Twin deficit 우려)
  • 신흥국 달러표시 부채 스트레스 → 1994·2013형 탠트럼 리스크 확대

④ 상품·귀금속

  • 금 : 실질금리↑ + 달러 강세 → 1차 충격 하락, 그러나 정책 신뢰 붕괴 안전자산 수요 재부상
  • 원유 : 장기 수요 전망 둔화(금리↑ → 성장↓) vs 지정학 프리미엄

5. 투자 전략 — “듀레이션·정책 베타 줄이고, 인컴·리얼에셋 올려라”

포트폴리오 가이드

  • 장기채 듀레이션 헤지 : 5Y / 30Y 플래트너(풋옵션) + 인플레이션 스왑 매수
  • 현금흐름 강한 배당주 : 헬스케어·생활필수품 ROIC > WACC 기업
  • 리얼 에셋 : 달러 헤지형 금 ETF 20% 비중, 농산물 ETF(관세발 물가 위험 헤지)
  • 옵션 전략 : S&P500 90일 변동성 <20구간에서 VIX 콜 스프레드

레짐 체인지 리스크는 피할 수 없는 ‘테일 리스크’다. 단, 시장은 아직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 — 이중석


6. 결론 — 연준 독립성은 안전 자산의 근간

1930년대 대공황,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2008년 금융위기의 교훈은 중앙은행의 신뢰·투명성·일관성거시안정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이다. 해임 시도가 현실화되면, 일시적 금리 인하는 가능하지만 곧 장기금리·달러·재정·부채라는 네 갈래 균열이 연쇄적으로 터져 나올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정책 입안자·유권자는 ‘금리 0.25%p 인하’ 같은 즉각적 유혹보다 ‘10년 국채 100bp 급등’의 무게를 저울질해야 한다. 연준 독립성은 단순한 제도적 장치가 아니라, 미국 경제가 낮은 자본비용을 향유해 온 보이지 않는 인프라다. 이를 흔드는 순간, 시소 반대편에 놓인 것은 성장·혁신·달러 패권일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 경제 칼럼니스트 이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