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LDP)과 공명당 연립여당이 참의원(상원) 의석 과반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 공영방송 NHK가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두 당의 의석 수는 과반 유지 기준인 125석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7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과는 이시바 총리에게 결정적인 정치적 타격이 될 전망이다. 그는 선거 직전까지 “참의원 과반 사수“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으나, 개표 결과는 유권자 신뢰가 급격히 약화했음을 방증했다.
출구조사에서 LDP와 공명당은 125석 확보 기준을 넘지 못했다. 구체적인 의석 배분은 최종 개표 완료 후 확정되지만, 이미 과반 상실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이시바 총리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총리이자 당대표로서 직을 유지하겠다”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러나 연립여당은 지난해 10월 중의원(하원) 총선에서도 대규모 의석 감소를 경험했다. 당시 유권자들은 장기간 지속된 경기 침체, 생계비 부담, 정부의 지지부진한 개혁 추진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도 야당인 입헌민주당(CDP)이 ‘복지 확대’와 ‘감세’ 공약을 전면에 내세워 표심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일 통상 교착과 관세 위험
이시바 행정부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선거를 치렀다. 현재 미국은 8월 1일부터 일본산 전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일본 제조업과 수출 의존 산업 전반에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
선거 패배 소식이 알려진 21일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휘청거림(whipsaw)’ 장세 속에서 소폭 강세를 보였다. 달러/엔(USDJPY) 환율은 전일 대비 0.3% 하락했다. 같은 날 일본 증시는 공휴일로 휴장했다.
용어·제도 풀이1
일본 국회는 중의원과 참의원의 양원제로 구성된다. 중의원은 임기 4년(해산 가능), 참의원은 6년 임기로 3년마다 절반씩 선출된다. 따라서 참의원 선거는 정권 유지에 직접적 영향은 미치지 않지만, 법안 처리와 예산 심의에서 정국 안정의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전문가 시각
니혼대학 정책학부 스즈키 교수는 “연립여당이 과반을 잃으면서 ‘트리플 선거 패배’라는 악몽이 현실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된 이시바 내각은 여야 간 협치를 모색할 수밖에 없으며,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도 협상력 저하를 피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측통들은 관세 발효 시 엔화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될 가능성을 주목한다. 과거 사례상 정치·통상 불확실성이 커지면 해외 투자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엔화로 몰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수출주 주가는 이익 악화 우려로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
1 whipsaw는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장세를 뜻하는 금융시장 용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