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TV, 가격 협상 결렬로 디즈니 계열 채널 30일 자정부터 중단

구글의 스트리밍 TV 서비스가 디즈니와의 가격 협상 결렬로 주요 채널 송출을 전격 중단한다.


2025년 10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YouTube TV는 디즈니와 새로운 라이선스 계약 체결에 실패함에 따라 2025년 10월 30일 24시(미국 동부시간)부로 ABC, ESPN 등 디즈니 계열 텔레비전 네트워크의 실시간 방송과 녹화물 다시보기를 모두 끊겠다고 예고했다.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은 단연 ‘가격’이었다. 구글 측은 “회원들에게 불리하고 디즈니 TV 제품에만 이익이 되는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밝혔다. 반면 디즈니는 별도 공식 성명을 내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스포츠 중계권료와 광고 판매 지분 등이 조정 대상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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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TV 성명
“네트워크 파트너들과 계약을 갱신할 때마다 우리는 공정한 가격을 위해 노력한다… 최선을 다했지만 공정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YouTube TV는 디즈니 송출이 장기간 중단될 경우 구독자 1인당 20달러(약 2만7,000원)의 크레디트를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회사 측은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며, 합의가 이뤄지면 즉시 채널을 복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최대 ‘구독형 TV 전송 사업자’ 중 하나인 YouTube TV는 2017년 론칭 이후 100개 이상의 메이저 방송사 프로그램을 묶어 제공해 왔다. 누적 가입자 수는 약 1,000만 명으로, 케이블과 위성에서 OTT(Over-the-Top)로 이동하는 ‘코드커팅’ 흐름을 주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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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censing Agreement(라이선스 계약)은 콘텐츠 제공자가 방송권을 배포할 플랫폼 사업자에게 프로그램 사용 권한을 부여하고 그 대가로 일정 수수료를 받는 계약을 말한다. Subscription-TV Distributor(구독형 TV 전송 사업자)란 전통적인 케이블·위성 또는 인터넷 기반 스트리밍 방식으로 여러 방송채널을 묶어 월 단위로 판매하는 회사를 뜻한다.

이번 사태는 스트리밍 시장의 ‘콘텐츠-플랫폼 가격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 준다. 특히 스포츠 중계권료가 급등하면서 ESPN을 거느린 디즈니와 플랫폼 간 갈등이 잦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분석가들은 “구글이 가격 인상 없이 서비스를 유지하려다 보니 다른 대형 콘텐츠 회사와도 유사한 교착 상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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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측면에서는 대안 채널 확보가 관건이다. 미국 메이저리그·NBA·NFL 등 주요 스포츠 리그가 집중된 ESPN이 사라질 경우 스포츠 팬층의 이탈이 불가피하다. 반면 YouTube TV가 제시한 20달러 보상책이 어느 정도 불만을 달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 시각
스트리밍 산업에서 콘텐츠 독점권은 협상력의 원천이다. 디즈니는 자사 플랫폼 Disney+ 외에도 Hulu, ESPN+ 등을 통해 자체 생태계를 확장 중이며, 필요할 경우 자사 채널을 독점적으로 묶어 ‘직접 소비자(B2C)’ 모델을 강화할 수 있다. 반면 구글은 광고 사업을 넘어 구독형 수익원을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이번 분쟁은 양사 모두에게 브랜드 충성도와 가입자 유지 비용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관건은 스포츠 중계권료 및 광고 매출 분배에 대한 합의 가능성이다. 디즈니는 높은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가격 인상을 요구할 여력이 있지만, 플랫폼 상실로 광고 노출이 줄어드는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반대로 구글은 경쟁 서비스인 Hulu Live TV, Sling TV, FuboTV 등에 가입자를 빼앗길 가능성을 의식하고 있다. 양측이 조기에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 소비자 불편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안은 국내 OTT 기업에도 시사점을 준다. 스포츠·뉴스 등 ‘실시간 채널’ 확보가 가입자 유입에 결정적임을 감안할 때, 한국 내 플랫폼과 방송사 간 가격 결정 메커니즘 역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