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 보수 정치 활동가 찰리 커크(Charlie Kirk) 피격 사건과 관련해 스펜서 콕스(Spencer Cox) 유타 주지사가 15일(현지시간) 주요 방송 인터뷰를 통해 수사 진척 상황을 공개했다. 그는 “용의자가 여전히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면서도 “주변인들은 적극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2025년 9월 14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콕스 주지사는 ABC ‘디스 위크(This Week)’·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State of the Union)’·NBC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 등 일요 정치 토크쇼에 잇따라 출연해 22세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Tyler Robinson) 구속 이후 수사 경과를 설명했다.
로빈슨은 10일 오후 유타밸리대학(Utah Valley University) 강당에서 진행된 커크의 집회 도중 소총을 난사해 그를 살해한 뒤 도주했다. 사건 직후 30시간 넘게 이어진 대대적 수색 끝에 12일 새벽 가족 지인의 신고로 체포됐으며, 현재 유타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 용의자·증거물 세부
콕스 주지사는 “총기 탄피에 각인된 문구가 인터넷 밈(meme)의 일종”이라며 “hey fascist! CATCH!
같은 문장들이 새겨져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엔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와 연관된 표현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친구들 진술에 따르면 로빈슨은 이른바 ‘딥웹’ ‘레딧(디시인사이드와 비슷한 미국 커뮤니티)’ 등 암흑 인터넷 문화에 깊이 몰두해 왔다.” — 스펜서 콕스 주지사
그는 또한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디스코드(Discord) 채팅’ 정황을 확인했다. “로빈슨이 총격 뒤 디스코드 방에서 농담 섞인 대화를 이어가자 접속자들이 진짜 본인인지 믿지 못했다가, 그가 스스로 실토하며 사실로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 수사·기소 일정
콕스 주지사는 “공식 기소는 16일(화)께 이뤄질 예정”이라며 “그때까지 증거 자료와 진술을 추가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검찰청은 살인·무차별 테러·불법 무기 소지 등 중범죄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수사팀은 로빈슨의 룸메이트이자 ‘로맨틱 파트너’로 알려진 인물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콕스 주지사는 “파트너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gender transition 중인 인물이며, 사건 계획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해당 인물 역시 협조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주지사 측 설명이다.
■ 정치·사회적 파장
이번 사건은 미국 정치권을 강타했다. 콕스 주지사는 CNN 인터뷰에서 “미국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며 “국가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 미국 현실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커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로, 미국 내 보수 진영의 젊은층 조직화에 기여해 왔다. 그의 사망은 향후 대선 정국과 총기 규제·정치 폭력 논쟁에 불씨를 지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한국 독자 참고: 미국에서는 총기 소지가 헌법으로 보장돼 있어 정치적 갈등이 총격 사건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 전문가 시각
본 기자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 일탈’로 치부되기엔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본다. 첫째, 온라인 급진화 현상이 현실 폭력으로 직결되는 전형적 패턴이 재현됐다. 둘째, 미국 사회 전반에 만연한 정치적 편 가르기와 혐오 정치가 극단적 행위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사건 재발 방지 대책은 인터넷 커뮤니티 모니터링 강화·정치 수사 범위 확대·총기 규제 등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커크처럼 상징성이 큰 인물을 향한 공격은 ‘카피캣(copycat)’ 범죄를 자극할 수 있다. FBI 내부 문서비공개에서도 유명 정치·미디어 인사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따라서 국내외 정치 행사 안전 관리에도 참고가 필요한 사건이다.
■ 한국 독자용 추가 설명
‘레딧(Reddit)’은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중 하나로, 특정 게시판(서브레딧)을 중심으로 밈 문화가 발전했다. ‘밈-이피케이션(meme-ification)’이란 이미지·문구를 반복·변형해 빠르게 확산시키는 온라인 현상을 의미한다. 또한 ‘디스코드(Discord)’는 게이머 및 커뮤니티 활동가들이 음성·채팅으로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최근 몇 년간 극단주의 확산 통로로 지목받고 있다.
‘딥웹’·‘다크웹’은 일반 검색엔진에 노출되지 않는 폐쇄형 인터넷 영역이다. 이곳은 익명성이 보장돼 불법 거래나 극단 콘텐츠 유통이 쉬운 만큼, 국가별 수사기관들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로빈슨이 활동했다는 ‘딥·다크’ 커뮤니티는 실제 범행 수단과 동기를 공유하는 온상으로 지적돼 왔다.
향후 전망
당국이 16일 구체적 공소장을 공개하면, 총기 구매 경로·계획적 범행 여부·정치적 배경 등 실체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사건이 2026년 중간선거 국면에서 정치 폭력 이슈를 부각시키며, 양당의 ‘안전’ ‘총기 규제’ 의제 전략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다.
콕스 주지사는 “우리는 모든 관련자 조사를 이어가며 동기를 규명할 것”이라며 “유타 주와 국가 차원에서 비슷한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