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에서 거래자들이 2025년 9월 9일(현지시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Brendan McDermid/로이터
런던발 — 유럽 주요 주가지수는 수요일 개장 초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표와 미·중·EU 무역 관련 뉴스를 동시에 주시하며 포트폴리오 위험 노출을 조정하고 있다.
2025년 9월 10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FTSE 100 지수는 개장 전 파생상품 시장에서 0.2% 상승이 예상됐으며, 독일 DAX는 0.46%, 프랑스 CAC 40은 0.3%, 이탈리아 FTSE MIB는 0.33%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해당 수치는 영국 증권사 IG가 제공한 지수선물·CFD(차액결제거래) 가격을 기반으로 산출됐다.
■ 트럼프 전 대통령의 100% 관세 요구, 무역 전선 긴장 고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밤사이 헤드라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을 향해 중국·인도산 제품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이다. 해당 보도는 두 나라가 러시아산 원유를 지속적으로 수입하는 데 대한 압박 카드로 해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정권에 경제적 타격을 가하기 위해선 EU도 같은 수준의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1。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관세 전면전이 재점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이 또다시 흔들릴 수 있다”
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한다. 관세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되려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인플레이션 지표: CPI·PPI가 결정할 연준(Fed) 행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가늠할 핵심 변수는 여전히 물가다. 이날 밤에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다음 날에는 더욱 주목받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전월 대비 0.3% 상승을 공통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컨센서스대로라면 미국 연간 헤드라인 CPI는 2.9%까지 오르지만 근원(Core) CPI는 3.1%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예측치 수준으로 발표된다면 투자자들은 연준(FOMC)이 다음 주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금리 인하는 실물경제 둔화를 완화할 수 있지만, 달러 약세와 상품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용어 설명
• PPI(생산자물가지수): 생산 단계에서의 물가 변동을 측정해 제조 원가 압력을 파악하는 지표.
• CPI(소비자물가지수): 소비 단계에서의 물가 상승률을 보여주며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 미국 선물·아시아 시장 동조화
S&P 500 지수 선물은 야간 거래에서 소폭(0.1% 안팎) 상승하며 뉴욕 현물 개장을 앞두고 긍정적 심리를 시사했다. 한편 아시아·태평양 주요 증시는 중국 8월 물가 지표 발표를 소화하며 상승 마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4% 하락해 로이터가 집계한 -0.2% 전망치를 하회하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재점화했다.
상하이와 선전 증시는 해당 수치를 이미 선반영했다는 평가 속에 탄력적인 모멘텀을 보였고, 호주·한국 증시도 낙관적 흐름에 동참했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내수 부양책이 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 유럽 기업 실적 및 거시 지표
유럽 기업 측면에서는 패스트패션 대기업 인디텍스(Inditex)와 식품·소매 복합기업 어소시에이티드 브리티시 푸즈(ABF)가 이날 실적을 발표한다. 투자은행들은 인디텍스가 유로 강세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판매 호조로 두 자릿수 순익 성장을 기록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거시 지표로는 스페인·이탈리아 7월 산업생산이 공개된다. 에너지 가격 안정이 얼마나 제조업 체감경기를 되살렸는지가 관건이다. 특히 이탈리아는 유럽 내 제조업 의존도가 높아 산업생산 지표가 성장률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 시장 평가와 투자 전략
종합적으로 볼 때, 관세 이슈와 인플레이션 경로가 서로 상반된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방어적 섹터(필수소비재·헬스케어) 비중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금리 인하 수혜가 예상되는 성장주·기술주에 대한 비중 확대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 CPI가 3% 안팎으로 내려간다면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가 강화될 것이고, 이는 글로벌 증시에 광범위한 위험자산 랠리를 촉발할 수 있다.” — 런던 소재 자산운용사 매크로 전략가
다만 관세 갈등이 본격화될 경우 원자재·부품 가격 상승이 재차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중앙은행의 판도를 다시 뒤흔들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시장은 “무역과 물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가 4분기 자산 가격의 핵심 분수령“이라고 평가한다.
— CNBC Nur Hikmah Md Ali, Jeff Cox 공동취재 / 편집 정리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