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프랑크푸르트발 금융 브리핑] 유럽 주요 주가지수가 31일 장 초반 일제히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기업 실적 발표 행렬에 집중되고 있다.
2025년 7월 3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서만 수십 개 대형 상장사가 2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시장 전반에 ‘실적 홍수(earnings deluge)’가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 트레이더들은 “예상치를 웃도는 결과가 우세해 개장 전부터 선물시장이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번 ‘브로드리 하이어 오픈’ 전망은 ▲기업 실적 개선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 ▲중앙은행 긴축 속도 조절 가능성 등 복합 요인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유럽 최대 시가총액을 보유한 일부 소비재·헬스케어 기업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순이익을 보고하며 파급효과를 키웠다.
실적 시즌이란 무엇인가?
실적 시즌(earnings season)은 상장사가 분기별 재무 성적표를 공개하는 시기를 말한다. 통상 1·4·7·10월, 즉 분기 종료 후 약 한 달 뒤 집중적으로 발표되며,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대표적 ‘이벤트 기간’으로 통한다.
시장에서는 기업 실적이 경기 둔화 우려를 상쇄할 만큼 견조한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애널리스트들은 “수익 레버리지 효과가 큰 경기민감 업종과 달리 방어주(defensive)가 양호한 가이던스를 제시해 유럽 지수의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 심리와 변동성
한편 유럽 Stoxx 50 선물은 개장 전 0.4% 반등했으며, 독일 DAX·프랑스 CAC40 지수 역시 유사한 강세 폭을 나타냈다. 변동성 지수 (VStoxx)는 전일 대비 1포인트 하락해 투자 심리 안정세를 반영했다.
금융서비스업계 관계자는 “달러 강세 속에서도 유로존 기업들이 글로벌 매출 비중을 확대해 환율 역풍을 일부 상쇄했다”며 “하반기 마진 견조세가 확인되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재개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 변수: 유럽 중앙은행(ECB)의 행보
시장 참여자들은 다음 달 초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률이 1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오자, 일각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폭이 축소되거나 동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일부 위원들은 “임금 상승률이 여전히 높아 섣부른 완화는 시기상조”라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실적 기대감과 정책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방어적 포트폴리오와 성장주 비중 조절이라는 ‘두 마리 토끼’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 진단 및 전망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Refinitiv)는 유럽 Stoxx 600 기업들의 2분기 EPS가 전년 대비 9%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실제 발표치는 이보다 양호할 수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한 애널리스트는 “만약 역성장 폭이 한 자릿수 초반에 그친다면 ‘어닝 리세션’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CIO는 “원자재 가격 안정과 공급망 병목 완화가 기업원가 부담을 낮추고 있다”면서 “‘하반기 실적 상향’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유럽 증시는 글로벌 자금 재배분의 핵심 수혜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실적 홍수’가 의미하는 바는 단순히 공시 물량 증가가 아니다. 투자자들은 각 사의 가이던스, 배당 정책, 자본 배분 전략을 종합 고려해 향후 6~12개월간의 거시·산업 전망까지 점검한다. 따라서 이번 실적 시즌은 유럽·미국·아시아 증시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빅 이벤트’로 기능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