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매출 둔화 직격탄…판도라 주가 장중 12% 급락

[코펜하겐=연합인사이트] 덴마크의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 판도라(Pandora)주가 쇼크를 맞았다. 15일 장초반(현지시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6% 급락하며, 올 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낙폭은 36%로 확대됐다.

2025년 8월 15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판도라는 2분기(4~6월) 매출이 70억8,000만 덴마크 크로네(약 11억1,000만 달러)를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71억7,000만 크로네)에 소폭 못 미쳤다. 같은 기간 비교가능 매출 성장률(comparable sales growth)은 3%에 그치며 직전 분기의 6%와 애널리스트 전망치 4%를 모두 하회했다. 7월 단일월 성장률은 2%로 추가 둔화가 확인됐다.

투자은행 J.P.모건은 보고서에서 “2분기와 7월의 실망스러운 비교가능 매출은 단기 성장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던지며 주가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판도라는 올해 연간 가이던스유기적(organic) 매출 성장률 7~8%영업이익률 24% 내외 목표를 유지했다.

유럽 시장 부진이 실적에 결정타를 날렸다. 2분기 영국 매출은 9% 감소했고, 프랑스·이탈리아에서 7%, 독일에서 6% 각각 줄었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견조한 판매가 이어졌다는 점은 그나마 완충 역할을 했다.

“비교가능 매출(comparable sales)이란 기존 매장 및 온라인 채널의 매출 변화를 측정해 기업 본연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신규 매장 효과를 제외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소비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원가 상승 압력과 관세 부담

판도라는 원자재 가격 상승미국 수입관세가 수익성을 위협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전 제품을 태국에 위치한 두 개 공장에서 생산하는데, 미국 정부는 올해 4월 태국산 제품에 36%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가 양국 협상 이후 19%로 낮췄다. 그럼에도 올해 약 2억 크로네(3,130만 달러), 내년 4억5,000만 크로네(7,030만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판도라는 “가격 인상, 비용 효율화, 운영레버리지를 통해 금·은 등 원자재와 관세, 환율 변동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상당 부분 상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4월에는 평균 4%, 8월 초에는 ‘한 자릿수 초반’ 수준으로 추가 가격을 인상했다.

주요 원자재인 은(Silver) 가격은 15년 만의 최고 수준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다.원자재 가격 변동은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에 직결된다.


2분기 손익 상세

영업이익(EBIT)은 12억9,000만 크로네로, 회사 자체 집계 최다 애널리스트 전망과 일치했다. 유기적 매출(Organic Revenue)은 8% 증가해 예상치와 부합했다. 달러당 크로네 환율은 1달러=6.3907크로네로 집계됐다.

전문가 시각에서 보면, 가이던스 유지가 단기 주가 하락에 어느 정도 방어막을 제공하겠지만, 유럽 중심 소비 둔화가 이어질 경우 현 가이던스 달성 여부가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율 관세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가격 인상 전략의 한계점이 노출될 수 있다.

관세(Tariff)는 국가 간 무역에서 특정 품목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때 갑작스레 상승할 수 있다. 제조 기반이 특정 지역에 집중된 기업일수록 관세 리스크에 취약하다.

덴마크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판도라가 마케팅 비용공급망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하며 비용절감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회사는 최근 태국 공장에 첨단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노동집약적 공정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중이다.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단기적으로 유럽 소비 침체와 관세 부담이라는 이중 리스크가 존재하나, 미국 및 온라인 채널 성장, 브랜드 파워, 가격 결정력은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시장은 향후 분기 실적에서 가격 인상 효과가 얼마나 매출 성장과 마진 방어로 이어지는지 집중적으로 점검할 전망이다.

또한 은 가격이 고점 근처에서 장기간 머문다면, 회사의 헤지 전략제품 믹스 조정 능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하반기 실적 발표 이전까지 주가는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금융 전문가들은 장기 투자 관점에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소비재 기업 특유의 안정적 현금흐름이 주가 하방을 지지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매출 모멘텀 둔화에 대한 시장 우려를 감안해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