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증시가 30일(현지시간) 장 초반 소폭 약세로 출발했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2분기 실적과 함께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예의주시했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 DAX 지수는 0.2% 하락했고, 프랑스 CAC40은 0.2% 내렸으며, 영국 FTSE100은 0.4% 떨어졌다.
이번 주말 발표된 미·EU 간 무역 합의는 유럽 기업 심리를 다소 회복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 특유의 변동성 높은 통상 협상 방식은 이미 2분기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 2분기 기업 실적 주요 내용
UBS는 시장 변동성 확대로 트레이딩 수익이 급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HSBC는 중국 교통은행 투자 관련 일회성 비용 탓에 상반기 순이익이 27% 감소했다고 발표하면서도, 30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새로 공개했다.
아디다스는 미국발 추가 관세가 하반기 비용을 약 2억 유로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며, 2분기에도 이미 “두 자릿수(유로 기준) 백만” 규모의 부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가이던스를 4~6%로 제시하며, 이는 4월에 철회했던 기존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인정했다.
포르쉐는 1분기부터 적용된 관세로 4억 유로(4억6,200만 달러) 손실이 발생했다며 연간 수익성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애스턴마틴은 “진화하며 파괴적인 미국 관세 환경”을 이유로 들며, 올해 조정 영업이익이 사실상 보합에 머물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 다논은 중국 내 영유아 조제분유와 메디컬 뉴트리션 수요 호조 덕분에 2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넘어섰다고 밝혔으나, 미국 커피크리머 부문에서는 경쟁 심화로 부진을 겪었다.
에르메스는 버킨백 등 고가 제품의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분기 매출 9% 증가라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리오틴토는 철광석 가격 약세 속에서도 구리 부문 이익 확대 덕분에 방어적 실적을 시현했지만, 기저이익(Underlying profit)이 5년래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다.
까르프제미니(Capgemini)는 2분기 수요 둔화를 이유로 올해 가이던스를 “보다 신중한 수준”으로 낮췄다.
한편, 뉴욕 증시 마감 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글로벌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 유로존 성장률 속보치와 통화정책
유럽 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2%로 유지하며 일시적인 동결 기조를 택한 바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 2분기 유로존 GDP 플래시 추정치를 통해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하려 한다.
플래시 추정치(flash estimate)란 최종 확정치가 발표되기 전, 속보 성격으로 먼저 공표되는 잠정 데이터를 의미한다.1
프랑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 2분기 GDP는 0.3% 성장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같은 날 공개된 독일 6월 소매판매 역시 전월 대비 1.0% 증가하며 깜짝 반등세를 보였다.
미국에서는 FOMC 회의가 같은 날 종료될 예정이며, 시장은 연준 역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 원유 시장 — 러시아 추가 제재 관망
국제유가는 전일 3% 넘게 급등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03:02 ET(07:02 GMT) 기준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71.77달러,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69.29달러로 각각 0.1% 상승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압박하기 위해 10~12일 내 추가 조치를 예고한 이후 기록한 6월 20일 이후 최고가 수준이다.
브렌트유는 영국 북해에서 생산되는 유종으로, 국제 원유 가격의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2
■ 알아두면 좋은 용어
플래시 추정치: 통계청 등이 확정치 이전에 먼저 발표하는 잠정치로,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리테일 세일즈(소매판매): 한 나라의 소비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GDP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브렌트유·WTI: 각각 유럽과 북미 원유시장 가격 지표다. 생산지와 황 함유량ㆍ점도가 달라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