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온 퍼시픽·노퍽 서던, 2,000억 달러 ‘초대륙’ 철도 합병 논의

유니온 퍼시픽(Union Pacific)이 경쟁사 노퍽 서던(Norfolk Southern)과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트랜스컨티넨털(transcontinental) 철도 합병을 놓고 고급 단계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7월 24일, 로이터 통신(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양사는 북미 대륙을 동서로 잇는 단일 철도망을 구축하며, 미국 철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를 기록하게 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노퍽 서던 주가는 2% 상승한 반면, 유니온 퍼시픽 주가는 2% 하락했다. LSEG 집계 기준 시가총액은 노퍽 서던이 약 $632억, 유니온 퍼시픽이 약 $1,380억으로 평가된다.

합병이 가져올 지형 변화

합병이 성사되면 유니온 퍼시픽이 보유한 미국 서부 2/3 지배적 노선(약 51,000마일)과 노퍽 서던의 동부 22개 주에 걸친 19,500마일 노선이 연결돼 미 대륙 횡단 단일 철도가 만들어진다.

최근 북미 철도 업계는 화물 물동량 변동성, 노동·연료비 급등, 그리고 서비스 신뢰도에 대한 화주(貨主) 압력 등 삼중고에 시달려 왔다. 이번 합병은 이러한 구조적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번 거래는 시카고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캐리어 환승(handoff) 절차를 제거해 고객에게 더 빠르고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 — 짐 베나(Jim Vena) 유니온 퍼시픽 CEO

규제·노조 관문

우선 미 연방 서피스 트랜스포테이션 보드(Surface Transportation Board, STB)의 승인이 최대 장벽으로 꼽힌다. 현재 STB는 2025년 1월 취임한 패트릭 푸크스(Patrick Fuchs) 의장이 이끈다. 또한 여러 철도 노조연방기관의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

주요 철도 노조는 “대형 합병은 고용을 위협하고 서비스 혼란을 초래한다”며 줄곧 통합 움직임에 반대해 왔다. 실제로 2023년 캐나다 퍼시픽(CP)–캔자스시티 서던(KCS) 합병(310억 달러)도 치열한 규제 심사를 거쳐야 했다.

회사별 리스크 프로파일

유니온 퍼시픽자동차 물동량 부진석탄 수송 변동성에 직면해 있다. 반면 노퍽 서던은 최근 ▲전 CEO 윤리 조사 ▲행동주의 펀드 안코라(Ancora)와의 경영권 분쟁 ▲14억 달러 규모 열차 탈선 사고 등으로 신뢰성에 타격을 입은 상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석탄 생산 확대 행정 명령을 내리면서 유니온 퍼시픽의 2분기 석탄 수송 매출이 개선돼 시장 기대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산업 구조·용어 설명

미국에는 매출 4억 5,000만 달러 이상인 대형 화물철도를 ‘클래스 I(Class I)’로 분류한다1. 1950년대 100여 개에 달하던 클래스 I 철도 회사는 현재 단 6개로 줄었다. 본 합병이 마무리되면 그 숫자는 5개로 감소한다.

1미 연방철도청(FRA)이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기준 매출액을 조정한다.

에디터의 시각

본 합병은 규제 리스크노조 반발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2026년 미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규제’ 기조가 유지될지 여부가 변수다. 다만 지난 CP–KCS 사례처럼 철도망 효율 개선·물류 병목 해소 명분이 부각될 경우, 장기적으로 규제 당국과 시장 모두에게 ‘윈윈’ 옵션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일정 및 관전 포인트
• 양사 이사회 승인 여부
• STB 예비 심사 개시 시점
• 주요 노조·화주 공개 입장 발표
• 주가 변동성 확대 및 CDS(신용부도스와프) 스프레드 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