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에어, 프랫앤드휘트니와 엔진 정비 가속화 협상…지상 결항 장기화 해소 나서

런던/부다페스트 — 유럽 초저가항공사 위즈에어(Wizz Air Holdings Plc)가 대규모로 지상에 묶여 있는 자사 항공기를 조기 복귀시키기 위해 프랫앤드휘트니(Pratt & Whitney, P&W)와 정비 일정을 앞당기는 별도 계약 체결을 추진 중이라고 조지프 바로디(Jozsef Varadi) 최고경영자(CEO)가 밝혔다.

2025년 9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협상은 RTX(NYSE: RTX) 산하 엔진 제조사인 P&W가 공급하는 GTF(Geared Turbofan) 엔진의 구조적 결함으로 인한 글로벌 정비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결함의 핵심** — P&W는 고압 터빈 및 압축기 디스크 제작에 사용된 분말 금속에 미세 균열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지난해 공개했다. 이에 따라 에어버스 A320neo 패밀리를 운영하는 항공사들은 추가 점검과 보강 정비를 위해 엔진을 순차적으로 분리해 정비소(쇼프)로 보내야 했고, 결과적으로 가동 가능한 기체가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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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이 정비소에 들어가 있는 시간 자체를 단축하는 것이 이번 협상의 핵심이다. 복구 시점을 앞당기면 운항 효율과 투자자 신뢰가 동시에 회복될 것”이라고 바로디 CEO는 전했다.

현재 위즈에어의 전(全) 기단은 에어버스 기종으로만 구성돼 있어 경쟁사 대비 GTF 엔진 결함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상 결항 규모가 한때 전체 보유 항공기의 20%를 넘어섰다는 시장 추정치도 있다.

주가 부진이 협상 동력 — 결함 이슈가 장기화되면서 위즈에어 주가는 지난 12개월간 유럽 항공사 가운데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다. 바로디 CEO는 “11월 13일 발표 예정인 2025 회계연도 상반기 실적 이전에 P&W와 가속 정비 계약(accelerated turnaround deal)을 매듭짓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번 논의는 지난 6월 파리 에어쇼에서 양사가 발표한 신규 엔진 대량 구매 계약의 후속 작업이기도 하다. 엔진 구매·정비 조건을 패키지로 재구성해 엔진당 정비 주기를 단축하고, 정비 물량 우선순위를 확보하려는 셈이다.

GTF 엔진이란?

기존 터보팬 대비 연료 효율을 15% 이상 끌어올린 차세대 엔진이다. 기어 박스(Geared Fan)를 통해 팬과 터빈의 회전 속도를 분리함으로써 고효율을 구현하지만, 복잡한 기계 구조 때문에 결함 발생 시 정비 난도가 높다. 이번 분말 금속 균열 문제는 고온·고압 환경의 핵심 부품 노후를 가속해 조기 정비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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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 시장 철수와 구조조정 — 위즈에어는 올해 여름 중동 자회사 ‘위즈에어 아부다비’ 지분을 매각하고 해당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항공 업무 단순화로 일부 기체·승무원·정비 인력을 유럽 본사로 돌려보내면서 정비 병목 완화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시장 반응과 전문적 시각 — 투자자들은 이번 협상이 성사될 경우 정비 일정 지연에 따른 매출 손실을 2026 회계연도부터 단계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공급망 전반이 이미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위즈에어만의 단독 우선권이 얼마나 실질적인 효과를 낼지는 불투명하다.

바로디 CEO는 이달 초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2027년 중반까지 위즈에어의 체질을 완전히 개선해 실적 반등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번 로이터 단독 보도는 그 발언의 구체적 실행 로드맵을 처음으로 드러낸 셈이다.

향후 과제
1) P&W와의 최종 서명 시기 — 11월 13일 이전
2) 엔진 회수·재장착(리인스톨) 속도 — 최소 3개월 단축 목표
3) 재무 건전성 — 항공기 가동률 95% 회복 시점이 관건이다.

전망 — 필자는 글로벌 항공·방산 산업의 공급망 혼란이 202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따라서 위즈에어가 목표 시한 내 정비 병목을 해소하려면 다각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A320neo 외에도 A321XLR 등 차세대 기종 도입을 앞둔 만큼, 제2·제3의 협력 채널 확보가 요구된다.

엔진 결함이라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도 정비 계약 가속화라는 전술적 카드가 항공사의 생존·확장 전략에 얼마나 결정적 변수가 되는지 주목할 만하다.